정부가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범죄의 주요 통로로 지목되는 명의도용 개통을 차단하기 위해 이달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 안면인증을 포함한 다중 본인확인 절차를 도입한다.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각종 본인확인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위·변조 기술이 고도화하며 기존 신분증 진위확인만으로는 부정 개통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대포폰은 2만 건에 달했고,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등 범죄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는 본인확인 체계 강화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대면·비대면 모든 개통 채널에서 신규 개통과 번호이동 시 다중 인증 절차가 적용된다. 이용자는 안면인증,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원하는 인증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안면인증을 선택할 경우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촬영한 얼굴을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며, 인식이 실패하더라도 다른 인증수단으로 신원이 확인되면 조건부 개통이 가능하다. 정부는 향후 대체 인증수단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에 정부는 안면인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생체정보의 민감성을 지적하며 이용자 선택권 보장과 대체 인증수단 마련을 권고하면서 정책 방향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면 정보 활용의 법적 근거 역시 오는 10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며, 제도 시행 이후 법적 근거를 보완하는 ‘사후적 입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신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범 운영 기간에도 안면인증 이용률이 낮았고, 조명·각도 등 환경에 따라 인식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고령층의 인식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반복 촬영과 대체 인증 절차가 이어질 경우 고객 대기시간 증가와 매장 업무 효율 저하가 예상된다. 모바일 신분증은 사전 발급이 필요하고, 주민등록초본은 당일 주민센터 방문이 필수인 만큼 이용자 불편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안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인증 과정에서 암호화된 안면 정보가 일시적으로 전송되는데, 이 과정이 해킹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시범 운영을 거치며 안면인식 정확도를 개선했으며, 얼굴 원본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 특징값만 대조한 뒤 즉시 폐기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 점검에서도 얼굴 정보 유출 취약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대포폰과 명의도용 범죄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제도 안착을 위해 홍보·교육 강화와 시스템 보완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역시 “부정 사용 방지 대책 취지에 공감한다”며 단계적 도입 과정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 마련, 현장 혼란 최소화, 이용자 불편 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제도의 안정적 정착 여부는 향후 운영 과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