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경쟁 속 양자기술 주도권 경쟁에 전면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6에 참가해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퀀텀코리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퀀텀코리아2026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부·학계·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양자컴퓨팅, 양자센싱, 양자암호 등 핵심 기술의 로드맵을 공유하며 글로벌 협력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이 양자 패권 경쟁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기술·인재·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국가 플랫폼’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확대와 국제 공동연구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와 양자컴퓨터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기존 공개키 암호체계가 장기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양자암호는 6G 초연결·초지능 시대의 핵심 보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AI·6G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양자암호 보안’을 주제로 광집적회로(PIC) 기반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 무선·위성 QKD 등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SKT는 10Gbps급 고성능 QRNG를 10×10㎟ 초소형 칩에 구현했으며, 송수신부와 QRNG 광학계를 통합한 일체형 QKD 칩 개발도 추진 중이다. PIC 기반 기술은 소형화·저가화·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해 양자암호 보급 확산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KT는 30km 장거리 무선 QKD 실증 기술을 공개하며 향후 위성 탑재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양자보안 솔루션으로는 QRNG·PQC·PUF를 결합한 차세대 보안 칩 ‘Q‑HSM’과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 서비스 ‘Q‑SSE’를 소개해 드론·AI CCTV·로봇 등 6G 기반 엣지 디바이스 보안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KT는 ‘양자 미래가 시작되는 곳, KT’를 주제로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키분배(QKD) 기반 보안 기술을 공개했다. KT는 자체 개발한 300kbps급 유선 QKD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실제 환경에서 4.8km 무선 QKD 실증에 성공해 10㎞ 이상으로 확장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KT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국산 장비를 적극 활용해 보안 주권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는 28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 8곳에 12건의 기술을 이전하며 양자장비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했다. 국방부 드론·CCTV·관제 시스템 PQC 전환 사업, 서울–부산 간 양자암호통신 연동 실증, 신한은행 하이브리드 양자보안망 구축, 국립암센터 의료 데이터 암호화 등 다양한 상용화 사례도 함께 공개했다.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먼저 ‘AI·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AI의 연산 능력과 양자컴퓨터의 병렬 계산 능력은 기존 RSA·ECC 같은 공개키 암호를 단기간에 해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금융·통신·국가 기반시설 보안이 한순간에 무력화될 수 있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중요하다.
둘째는 6G 초연결·초지능 사회에서는 보안 실패가 ‘시스템 전체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6G는 드론, 자율주행, 로봇, 의료기기, 국방 시스템까지 모두 실시간 연결되는 구조다. 이때 하나의 노드(node, 통신망 가운데 시간을 잇는 기간회선과 단말에 연결되는 지회선과의 접속 부분)가 뚫리면 전체 네트워크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절대 해독 불가능한 암호 체계가 필수다. 양자키분배(QKD)·양자난수생성(QRNG) 같은 기술은 도청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이런 요구를 충족한다.
셋째는 국가 안보·금융·통신 인프라의 ‘최후의 방어선’이 되기 때문이다. 양자암호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기반시설, 금융 거래, 군 통신, 공공 데이터 같은 핵심 영역의 보안 주권을 지키는 기술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디지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전략적 중요성이 더 크다.
넷째는 국내 통신 3사 모두가 양자보안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킹 사고와 이에 대한 수습 비용 증가, AI 투자 확대, 보안 인력·투자 급증 등 압박 속에서 기존 할인 정책을 줄이고 미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SKT와 KT가 이번 행사에서 PIC 기반 QKD·QRNG, 무선·위성 QKD, PQC 등 차세대 기술을 공개한 것도 양자보안이 통신사의 미래 사업 핵심이 됐다는 증거다.
다섯째는 양자암호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과거에는 연구 중심이었지만 국방 실증, 금융권 적용, 의료 데이터 암호화, 장거리 무선 QKD 실증 등에서 양자기술이 실제 적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양자암호는 이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되고, 시장을 지배할 실질적 보안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양자암호 기술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적용 단계로 본격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AI와 6G 기반 초연결 사회가 도래하는 가운데, 양자암호는 국가 기반시설과 금융·국방·통신 분야의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기술 공개는 국내 양자보안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