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수사와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부친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파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크게 이번 사건은 핵심 증거 누락, 증거 폐기, 수사 정보 유출 등 심각한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유엔 경찰청장 회의(UNCOPS)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을 나갔던 유 직무대행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10일 귀국하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곧바로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소집해 수사 제도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기는 올해 5월 광주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귀가하던 17세 여고생을 차량으로 끌고 가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막으려던 남학생까지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사건 초기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 위반이 드러났다. 강간 목적 범행을 입증할 수 있는 ‘리얼돌’, 차량 내 ‘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채 피의자 부친에게 차량을 돌려준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블타이는 경찰이 확보하지 못한 채, 이후 검찰이 장윤기 부친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발견하면서 조직적 증거 누락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한 경찰은 장윤기의 자취방 비밀번호와 주소, 차량 등 주요 정보를 피의자 가족에게 전달했고, 범행 관련 물품 일부는 실물 보존 없이 폐기한 것 등 증거인멸 논란도 불거졌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 경감(수사팀장)은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 및 구속됐다. 또 경찰관 다수가 비밀누설·증거인멸·방조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보완수사권’ 논쟁 재점화...장윤기 사건에 경찰 지휘부까지 수사 확대
검찰은 광산경찰서와 수사팀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직접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 윗선 개입 여부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 직무대행은 “보완수사권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며 “경찰도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검찰이 수사 미비나 오류를 발견했을 때 경찰에게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검찰은 현재 직접 수사권이 제한돼 있지만, 보완수사권을 통해 증거 보강·사실관계 확인·절차 위반 시정 등을 경찰에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건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요청하면 경찰은 검찰의 요구를 이행해야 하며, 필요 시 재송치를 통해 보완된 수사 결과를 다시 검찰에 제출해야 한다.
이 권한은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이후 두 기관간 견제 장치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그 필요성과 범위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경찰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외부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쇄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유사 사례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귀국 직후 장윤기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유 직무대행은 오늘 오전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해 수사 혁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