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이 중수청의 사건 통보·이첩 권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검찰청 폐지 이후 새롭게 재편될 수사권 구조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수청이 광범위한 사건 통보와 이첩 요구 권한을 갖게 될 경우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내외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범수 의원(국민의힘)실이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 검토 의견’에 따르면, 경찰은 현행 중수청법이 규정한 통보·이첩 절차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수사 현장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은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대부분 중수청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중수청이 이첩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 대해 경찰은 연간 58만건에 달하는 통보 대상 사건을 모두 중수청이 검토해야 하는 비효율을 낳고, 이미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된 사건까지 갑작스러운 이첩 요구로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찰청은 특히 통보 규정이 애초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동일 피의자의 여죄가 수사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매번 통보해야 하는 구조는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 예컨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해자가 1000명에 달할 경우, 여죄가 확인될 때마다 최대 1000번의 통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통보 범위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될 경우 중대범죄가 아닌 사건까지 중수청이 들여다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이는 민생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져 국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통보 대상 범위를 법령 차원에서 명확히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대상인 이득액 5억원 이상 재산범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뇌물죄 등으로 한정하자는 의견을 행정안전부에 전달했다. 아울러 주요 피의자·참고인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거나 강제수사에 착수·완료된 경우 등에는 경찰이 중수청의 이첩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정당한 사유’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중수청의 권한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검찰청 폐지 이후 경찰과 중수청이 형사사건을 양분하는 새로운 수사 체계가 자리 잡게 된다는 점이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중수청이 방대한 통보·이첩 권한을 바탕으로 과거의 검찰을 넘어서는 ‘공룡 수사기관’으로 비대화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수청이 경찰 인지 사건을 선별적으로 들여다보며 수사권을 행사할 경우, 경찰의 독자 수사권 자체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사 인력 유출 가능성도 우려할 부분이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경찰은 인센티브 제도 도입과 인력 확충 등 수사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수청이 더 큰 권한과 영향력을 갖게 될 경우 숙련된 수사관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과 중수청 간 권한 조정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청 폐지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이에 따라 발생한 경찰과 검찰 간 수사권 재편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두고 두 기관의 역할 재편성이 어떻게 진행될지, 타협점을 찾는데 시행령 제정 등 법적 근거와 기반 마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