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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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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글에 DMA 위반 8억9000만 유로 과징금...빅테크 규제 수위 최고조

EU 측, “검색·앱마켓서 구글의 자사 서비스 우대, 공정한 경쟁 저해” 판단
미국 “EU가 자국 빅테크 표적 삼아 무역 불안정 초래” 강력 반발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기업 구글에 대해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 위반을 이유로 약 8억9000만 유로(한화 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규제 수위를 한층 높였다.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구글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장터 ‘구글 플레이(Google Play)’를 활용해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경쟁사와 앱 개발자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판단했다. 이는 DMA 시행 이후 애플, 메타에 이어 구글이 세 번째로 대규모 제재를 받은 사례다.


EU는 구글이 쇼핑·교통·관광 등 다양한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상단에 배치하거나 시각적으로 더 눈에 띄게 표시해 경쟁 서비스보다 우대했다고 지적했다. DMA는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이 검색 순위에서 자사 서비스를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검색 서비스 관련 위반에 4억6000만 유로(한화 약 7679억100만원), 플레이스토어 운영 과정에서 앱 개발자가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외부 구매 경로를 안내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행위에 4억3000만 유로(한화 약 7179억151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EU는 구글이 앱 개발자에게 “구글 플레이 외부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앱 개발자가 웹사이트나 다른 앱스토어를 통해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음에도, 구글이 이를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것을 막아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EU는 구글이 최근 일부 서비스 노출 방식을 조정하는 시험을 시작한 점은 “법 준수를 향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60일 이내에 시정 조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회사 알파벳의 전 세계 일일 매출의 최대 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구글은 즉각 반발하며 EU의 결정이 오히려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켄트 워커(Kent Walker) 구글 글로벌 담당 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유럽 이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실시간 호텔·항공편 가격 정보 등 검색 기능을 약화시키고, 플레이스토어의 안전 보호 장치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커 사장은 이어 “소수 이해관계자의 요구로 제품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항소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구글은 “규제는 제품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EU의 조치가 공정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불만 제기자들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결정은 EU가 미국 정부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Lee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EU가 미국 기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 “점점 더 공세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구글에 부과된 각종 과징금 규모가 “EU 전체 예산의 2%를 넘는다”며 “이는 다수의 EU 회원국보다 큰 기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조치가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유럽 수출에 “막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EU가 대서양 동맹의 무역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어 대표는 EU가 최근 에어버스에 대한 대규모 금융 지원을 결정한 점도 문제 삼았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에어버스에 대한 국가 지원이 경쟁사 보잉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번 조치가 양측의 무역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EU가 가장 경쟁력 있는 미국 기업들을 계속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EU의 규제 행보가 양측의 무역 관계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이번 결정이 미국과의 관세 문제와는 무관하며, 자국 시장에서의 반경쟁 행위를 규제할 주권적 권리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U 고위 관계자는 “유럽의 검색 결과는 달라질 것이며, 직접적인 수혜자는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MA는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처벌하기보다 사업 관행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법률로, EU는 구글의 서비스 운영 방식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혁신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제재는 EU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향후 미국과 EU 간 디지털 시장 규제와 무역 관계에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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