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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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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노조 회계공시 연동 규정 폐지...상급단체 공시 의무 사라진다

정부, 노동계 요구 적극 수용해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추진
투명성 후퇴·공약 충돌 논란 속 상급단체 회계는 다시 사각지대로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 공시 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상급 단체와 산하 노조의 회계 공시를 연동해 세액공제 여부를 결정하는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윤석열 정부가 2023년 노동 개혁의 하나로 도입했다.

 

이는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가 회계자료를 공시하면 조합비의 15%를 세액공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당시 정부는 조합비 일부가 상급 단체로 전달되는 구조를 고려해, 산하 노조뿐 아니라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상급 단체까지 회계를 함께 공시해야만 세액공제를 인정하는 ‘연동제’를 도입했다. 이는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상급 단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규정으로 전해졌다.


양대 노총은 연동제가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헌법소원까지 제기했다. 그럼에도 산하 노조 조합원들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결국 회계 공시에 참여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회계 공시 참여율은 90%에 달했고, 노동계 안팎에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성역 중 하나가 무너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대의원대회에서 회계 공시 거부를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되며 공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는 연동제 폐지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정부는 최근 이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확정했다.

 

고용노동부는 상급 단체의 회계 공시 여부와 산하 노조 조합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연계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이르면 다음 달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상급 단체가 회계 공시를 하지 않더라도 산하 노조 조합원은 기존처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상급 단체의 회계 공시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동시에 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을 운용하는 총연맹이나 산별 노조 등 상급 조직의 회계는 다시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개편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충돌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기업·비영리 회계를 아우르는 ‘회계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 기업 회계 투명성은 강화하면서 노조 회계는 오히려 후퇴시키는 조치가 공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제도 개편이 조합원의 재정 정보 접근권을 강화하고 노조 운영의 민주성을 높이기 위한 회계 공시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노정협의체 실무협의회를 통해 개선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연동제 폐지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노동계와 전문가들의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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