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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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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메가특구 특별법, ‘노동규제 완화’ 대거 포함...기간제 4년·주52시간 예외 논란 확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육성 명분 속 경영계 요구 반영 지적
노동계, “노동권 후퇴 실험장 될 수 없다”...정부, “아직 협의 단계” 진화 나서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첨단산업 육성과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노동 규제 완화 방안을 대거 포함한 것으로 확인되됐다.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두배 늘리고, 연구개발(R&D) 분야에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제외하는 등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검토되는 것이 알려지자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31일 정부와 국회, 노동부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과 산업통상부는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을 마련하며 각종 규제특례를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 규제 완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특구는 이재명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하는 핵심 정책이다. 특구 지정 시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와 재정·세제 지원, 연구개발 및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이 제공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책에 경영계 요구가 대거 반영되면서 노동 규제 완화가 핵심 특례로 포함돼 논란이 됐다. 기간제 사용 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2006년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8177호, 기간제법)이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해 2년으로 제한한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같은 시도가 있었으나 노동계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에 이재명 정부가 이를 다시 추진하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경영계 요구는 똑같이 관철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노동시간 규제 완화도 포함됐다. 정부는 R&D 직군에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적용해 주 52시간 상한을 넘겨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추진했다가 중단한 정책과 유사하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쉬면 된다”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특히 우리 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024년 기준 186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여섯 번째로 길다.


정부는 이와 함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노동자가 동의할 경우 소득 상위 3%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 52시간 상한을 적용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일반 수당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 중인데, 이 경우 특정 기간에 장시간 노동을 몰아넣고 이후 단축근무를 하면 평균 노동시간 기준을 충족할 수 있어 장시간 노동을 사실상 허용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구 내 파견근로 허용 업종 확대도 검토 대상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중심으로 지방시대위원회 의결을 거친 전문업종에 한해 노동부 장관이 파견 기간과 대상 업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는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해 온 규제 완화로, 최근 경총 조사에서도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의 절반 이상이 R&D 인력 노동시간 유연화를 가장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재계가 오랫동안 요구한 노동규제 완화가 메가특구를 통해 한꺼번에 추진되고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 먼저 시행한 뒤 전국 확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시도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메가특구가 노동권 후퇴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법안 추진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아직 법안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관계부처 협의 단계”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메가특구특별법이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 예외 적용이 여야 대립 끝에 제외되기도 했다. 이번 논의가 향후 국회에서 어떻게 매듭짓게 될지 노사 양측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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