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7월에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범용 메모리 제품 가격이 짧은 기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전반에 상승 압력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4달러(한화 약 3만4339.20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21달러(한화 약 3만46.80원) 대비 14% 넘게 오른 수치다.
이는 2016년 6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조사 초기 가격(2.9달러)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상승했다. DDR4 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뒤 3월 잠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4월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해 7월까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AI 인프라 확충을 꼽는다.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loud Service Provider, CSP)를 중심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PC용 D램 생산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PC용 D램 공급이 내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 부족이 심화되며 3분기 PC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20%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NAND Flash, 한 번 저장된 정보는 전원이 끊겨도 지워지지 않고 10년을 버티는 메모리) 가격도 강세를 이어갔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낸드(128Gb 16G×8 MLC)의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0.1달러로 전월 대비 4.3% 상승했다.
낸드 가격이 평균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19개월 연속 상승세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낸드 가격은 1월 9달러대에서 7월 30달러까지 약 218%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낸드 시장에서도 AI 관련 수요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엣지컴퓨팅, 차세대 스마트카,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재고 확보 움직임이 이어지며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품군별 흐름은 엇갈렸다.
메모리 업체들이 고단 적층 3D 낸드와 첨단 공정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레거시 제품인 SLC(single level cell, 싱글레벨셀)는 공급 부족이 심화돼 한 달 사이에 평균판매가격이 35~51% 급등했다. 반면 MLC(Multi Level Cell, 멀티레벨셀)는 지난 1년간 이어진 가격 상승으로 수요처의 부담이 커지면서 상승률이 4~8% 수준에 그쳤다.
업계는 향후 전망에서도 AI가 메모리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 생산 확대와 AI 서버 수요 증가로 D램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낸드플래시는 기업용 SSD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2027년 이후 신규 생산능력이 본격 가동되면 공급 여건이 점차 개선돼 가격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AI 시대의 도래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는 가운데, 공급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생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 확대가 본격화되면 범용 메모리 제품의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확충 경쟁이 지속되는 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세 흐름도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