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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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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증권사·은행 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 공정위 15조 과징금 부과 현실화되나

공정위, 3년 6개월간 금리·물량 사전 공유 정황...증권사·은행 15곳 ‘중대 위법’ 판단
시장 위축 우려 속 제재 수위 관심 집중, 채권시장·재정조달 구조 흔들릴 가능성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와 은행들이 조직적으로 담합을 벌였다는 혐의에 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해 2월 말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의 조사 결과와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해 3월 10일 관련 사업자 15곳에 송부했다. 그 이후 피심인들의 의견 제출과 방대한 증거 검토가 이어지면서 1년 5개월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고,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증권사와 은행의 답합 사건은 정부의 재정 조달 창구이자 시중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국고채 시장에서 발생했다. 공정위 조사관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10개 증권사와 KB국민·NH농협·IBK기업·하나·KDB산업은행 등 5개 은행이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국고채 전문딜러(PD) 자격을 유지한 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투찰 금리, 가격, 물량 등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정보교환이 반복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고, 그 결과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 보고 있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입찰 담합’ 및 ‘정보교환 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관련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까지 제시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입찰 규모는 약 76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입찰 담합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산술적으로는 최대 15조원이 넘는 역대급 과징금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국고채 시장에 미칠 영향, 피심인들의 재무 상태, PD 제도의 특수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은 실시간 시세가 형성되는 채권시장 특성상 딜러 간 소통은 통상적인 시장 동향 파악에 불과하며, 인위적 가격 조작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낙찰금액 전체가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만큼 과징금 산정 기준은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재정 당국 역시 과도한 제재가 국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PD사들은 국고채 발행과 유통을 주도하는 핵심 기관으로, 이들의 참여가 위축될 경우 정부가 원하는 금리 수준에서 국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조사 초기부터 재정경제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재경부는 입찰 담합 방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PD 제도의 중요성과 시장 충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정보교환이 아닌 명백한 입찰 담합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심인들 간에 관행적 소통으로 보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빈번한 투찰 금리 합의가 있었다”고 강조하며, 담합이 실제로 국고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유럽연합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담합 제재가 자금 조달이나 시장 신용도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전원회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심의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5월 간담회에서 “가급적 3분기 중 심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고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대거 제재 대상에 오른 만큼, 전원회의 결과는 향후 채권시장과 정부의 재정 조달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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