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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1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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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병원 가업상속공제 제외, 의료계 집단 반발...“필수의료 붕괴 초래”

상속세 부담에 개인병원 승계 막혀 분만·소아 진료 기반 약화 우려
의료계, “형평성 취지 공감하지만 필수의료 특수성 반영한 예외 필요”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개인병원들은 “상속세 부담으로 병원을 폐업하거나 매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는 필수의료 붕괴로 직결될 것”이라며 정부의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가업상속공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가업을 자녀 등 후손이 승계할 때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4일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번 가업상속공제 개정안에는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업종 간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필수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병원장협의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대한분만병의원협회는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상속과 승계의 벽에 막혀 지역의 분만실과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산부인과와 소아과는 신규 진입이 거의 멈춘 분야로 파악됐으며, 기존 병원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공급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의료계의 우려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은 “분만과 소아 진료는 난도가 높고 위험 부담이 크지만, 제도적 보상은 턱없이 부족해 의료계에서 대표적인 기피·필수의료 분야가 됐다”며 “이 분야는 새로 개원하는 의료기관이 거의 없는 만큼 기존 병원이 승계되지 않으면 자연 감소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협회장은 이어 “병원은 의사 면허가 있어야만 개설·운영할 수 있어 자산만 물려주는 편법 상속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병원을 마트나 주차장업 등 다른 제외 업종과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병원계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상속세 부담이다. 개인병원의 상당수는 부동산 가치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 상속세가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다. 한 산부인과 병원장은 “아들에게 병원을 승계하려 했지만, 상속세만 300억원이 넘게 나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차라리 병원을 매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의료계는 이러한 구조가 필수의료 병원의 폐업을 가속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개인병원은 대부분 채무율이 200~300%에 달할 정도로 재정적 여건이 열악하다. 저수가 구조로 인해 수익성이 낮고, 분만·소아 진료는 24시간 대기와 함께 높은 의료분쟁 위험이 겹쳐 운영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상속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들은 승계를 포기하고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업종 간 형평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병원 제외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필수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한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병원계는 모든 병원을 공제 대상에 포함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심사 기회는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수의료 수행 여부, 지역 의료 인프라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개별 심사를 진행하고, 사후관리도 강화하면 조세 회피 우려를 줄이면서 필수의료의 지속성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가업상속공제 개정안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조세 형평성과 필수의료 유지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며 난감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병원의 승계가 막히면 지방의 분만 인프라가 붕괴하고, 소아청소년과 공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어, 형평성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수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한 세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필수의료의 지속성을 보장하면서도 조세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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