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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1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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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인구소멸 시대...국회서 농지 제도 개편 해법 모색


 

농지(農地)의 합리적 이용과 보전 및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회 토론회가 19일 오후에 개최됐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제도 개선 TF의 안을 바탕으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면적 중심 농지 관리에서 벗어나 농지의 질과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농지 보전 및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제안됐다.

 

◇ 농업진흥지역, 우량농지...일반 농지와 구분해 관리 필요

 

발제를 맡은 채광석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 제도 개선 TF 위원은 "농업진흥 지역이 1992년 지정된 집단화된 우량농지로, 경지 정리와 용배수로 등 농업 생산 기반에 대한 장기적인 공공투자가 집중된 지역"이라며 "일반 농지와 구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농업 진흥 지역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 이상 지나면서 영농 규모와 수리체계, 기후 조건 등이 달라진 만큼, 농지의 질과 특성을 다시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업 진흥 지역 밖에도 생산 여건이 우수한 농지가 있는 반면, 농업 진흥 지역 안에도 비농지나 재해 취약지 등이 포함돼 있어 토양과 기후, 생산기반, 집단화 정도 등을 공통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정부가 지역별 농업 여건과 인구 감소 등을 반영해 농지 관리 우선순위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중앙정부가 일률적인 판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다만, 지방정부로 권한 이양 시 발생할 수 있는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개발 편향을 막을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또한 농업진흥지역 보전은 편익은 공공이 누리지만 개발 제한의 부담은 토지 소유자와 실경작자 등이 지므로, 지원 대상과 목적을 세분화해 혜택을 배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채 위원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가 농지 확보 목표를 지역 계획과 연계하고, 농업진흥지역의 변경과 해제는 개별 허가가 아닌, 지역 단위 계획 변경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지를 개발할 때 면적뿐 아니라 토양의 질과 생산능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농지 관리 개선 방향으로는 계획적 관리 체계 구축, 농지영향평가제 도입, 보전 지원 확대, 농지은행 기능 강화 등 5가지 방안이 제시했다.

 

◇ 농지 이용 방식·농업진흥지역 재설정 문제 등 종합적 검토 필요

 

이어진 지정토론은 조병옥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제도개선 TF 단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조 단장은 농업진흥지역과 비진흥지역으로 이원화된 현행 농지관리 체계의 불명확성을 지적하며, "농지 이용과 재설정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농업진흥지역과 비진흥지역 농지의 비중이 5대 5 정도로 나뉘어 있어, 두 지역의 기능과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농지 이용 방식과 농업진흥지역의 재설정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다양한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편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규제를 탄력적으로 ‘투트랙’ 농지정책 필요

 

이어진 토론에선 농업진흥지역의 우량농지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철저히 보전하되, 농업적 가치가 낮아졌거나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활용이 필요한 농지는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투트랙’ 농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진흥지역은 국가가 생산기반 정비에 재정을 투입해 조성한 우량농지로 안정적인 식량안보를 위해 반드시 보전해야 하지만, 농촌 고령화와 후계농 부족 등 여건이 달라진 만큼 현행 제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업진흥지역으로 장기간 묶이면서 재산권 침해 문제와 청년농의 스마트팜, 체험농장 등 신규 농업 활용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 사무총장은 "현재 추진 중인 농지 전수조사는 단순히 투기 적발을 넘어 청년농 유입 촉진, 농지은행 공급 활성화, 공익직불제 및 농업보조금 투명성 제고, 그리고 농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상속 등으로 농지를 보유하게 된 도시민과 부재지주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투기 세력으로 보기보다는 농지은행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임대·관리할 수 있는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사무총장은 “보전해야 할 핵심 우량농지는 집중 보존하되 그 외 농지는 지역 여건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해야 한다”며 “인구소멸지역 여부, 스마트팜 도입, 농촌공간 재구조화, 소유자의 재산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과 현장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농지보전부담금 현실화, 농지 총량 국가 단위에서 관리해야

 

농업진흥 지역을 효과적인 보전을 위해 농지보전부담금을 현실화하고 국가 단위 농지 총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승종 국토연구원 토지정책연구센터 센터장은 “농업진흥지역을 식량 생산의 기반이자 국가 자본이 투입된 자산으로 원칙적으로 보전해야 한다”며 “다만 지속적인 규제로 농지 소유자가 겪는 재산권 제약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개발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량농지에 대해서는 "농지보전부담금을 강화해야 한다"며, "2006년 도입된 부담금 상한이 장기간 유지된 만큼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우량농지일수록 부담금을 차등 부과해 개발 수요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한 지역이 있으면 다른 지역에 우량농지를 추가 지정하여 전체 면적을 유지하는 '전국 단위 농지 총량제'가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규제에 따른 재산권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직불제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지 소유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농지보전직불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며 "이에 필요한 재원은 농지보전부담금 현실화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전체 농지 대상으로 보전정책 논의해야

 

농지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농지 보전 목표면적을 명확히 설정하고 농지관리계획과 전용 허가제도를 연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진흥지역은 우량농지라는 의미이지 식량안보를 위해 반드시 남겨야 할 최소 농지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농업진흥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 농지를 대상으로 보전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농지법 개정으로 국가 농지관리 기본방침에 목표면적과 식량자급 목표를 반영하고 농업진흥지역 해제 기준을 강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자체가 농지 보전 목표면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이를 강제할 제어 수단이 부족해 목표와 실제 농지 전용이 불일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농지관리계획과 전용 허가제도를 긴밀히 연동하고, 농지보전부담금을 강화해 제도적으로 농지 전용을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밭작물과 실제 경작자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농지 보전정책이 논과 농지 소유자 중심에서 벗어나 밭작물과 실제 경작자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농업진흥지역 농지의 88.4%가 논이고 밭은 11.6%에 불과하다”며 “쌀뿐 아니라 양파·마늘·고추 등 밭작물도 국민 식생활과 식량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양파 등 밭작물은 논을 계절적으로 임차해 재배하는 경우가 많으나, 임대차계약서 미비나 농업경영체 정보 불일치로 인해 현행 농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농지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농지 규제를 묶어두기 보다 농산물 가격과 농가소득 안정을 통해 농업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농지를 지속 가능하게 보전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 친환경농업 확대, 기후위기 대응과 농지 보전 관점에서 접근해야

 

농지 보전정책을 식량안보와 기후위기 대응, 재생에너지 정책 등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원규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정책실장은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 책임을 높이고 관련 제도를 통합 관리해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농지 보전, 영농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설 구축, 식량 안보 정책을 개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서로 연계해야 하며, 설정된 농지 목표면적과 식량자급률을 실제 정책으로 이행할 수 있는 강제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실장은 "친환경농업 확대 역시 기후위기 대응과 농지 보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단순히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농지의 질과 어떤 방식으로 농사가 이뤄지는 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농지 전용 과정에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전용 필요성을 검토하고, 해당 농지에서 삶과 영농을 이어가는 농업인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실장은 “현재 논의되는 농업·기후 관련 법안과 농지 제도의 연계성을 면밀히 살펴, 그동안 분절되어 있는 개별 정책들을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부, 농지은행 역할 확대·지역 맞춤형 관리·실제 경작자 보호 등 검토

 

정부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이 일률적인 처벌이 아니라, 정확한 농지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농지관리 제도를 개선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허정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지과 서기관은 2024년 농지법 개정으로 국가 기본방침부터 시·도 기본계획, 시·군·구 세부실천계획까지 법정 농지관리계획 체계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개별 농지 관리에서 국가 차원의 중장기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허 서기관은 "농지 보전 목표 면적은 단순한 전망치가 아닌, 농지정책의 기준점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지 면적과 농지대장 면적 등 통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지역별 배분과 이행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업진흥지역은 우량농지 보전이라는 목표와 현장의 다양한 이용 수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지은행 역할 확대와 실제 경작자 보호 등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문금주·윤준병·송옥주·문대림·임미애 의원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주최했으며,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지제도개선TF, 국민과함께하는 농민의길, 전국먹거리연대,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등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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