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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1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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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北 스마트폰 뜯어보니...‘대한민국’은 금지어·‘김정은’은 자동 굵은 글씨


 

북한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있으나 인터넷 접속 차단과 특정 단어가 자동으로 검열되는 등 당국의 주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입수한 북한 스마트폰 ‘해양 701’을 분석한 영상을 공개하며 “스마트폰 사용이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국가가 설정한 한계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2023년형 중사양 스마트폰인 ‘해양 701’은 일반 스마트폰처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탑재돼 있다.

 

또 중국의 ‘알리페이’와 유사하게 QR코드를 활용해 쇼핑 관련 결제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돈을 송금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송금 화면은 ‘내화’와 ‘외화’로 구분돼 있었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에는 택시 호출 기능도 포함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를 연상시키는 아이콘의 ‘사무처리’ 앱 등도 설치돼 있었다.

 

축구 게임 ‘국제축구 연맹전’도 이용할 수 있지만 국가 선택 목록에서 한국과 미국은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인터넷 접속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어 와이파이 버튼을 눌러도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내부 인트라넷에만 접속할 수 있었다.

 

문자 입력 과정에서도 당국의 검열 시스템이 작동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굵은 글씨로 바뀌었고 ‘대한민국’을 입력하면 곧바로 ‘(금지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도 자동으로 수정됐다. ‘남친’을 입력하면 즉시 ‘남자친구’로 바뀌었는데, WSJ은 한국 드라마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했다.

 

스마트폰 사용 기록을 감시하는 기능도 확인됐다. 해당 기기는 사용 중 화면을 자동으로 캡처해 ‘화면이력’ 폴더에 저장하도록 설정돼 있었으며 이용자가 이 기능을 끄거나 저장된 캡처 파일을 삭제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영상물이나 정보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 여부를 당국이 확인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영상에 출연한 북한군 출신 탈북민 류성현씨는 북한 암시장에서 이 같은 스마트폰이 약 250달러(약 3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군 장교의 월 급여가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반 주민이 구매하기에는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류씨는 “북한에서는 부자들만 이런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며 "북한 주민 가운데 스마트폰 보유 비율을 약 10%"로 추산했다.

 

류씨는 "한국과 미국의 영상 콘텐츠도 해당 스마트폰으로는 정상적으로 시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외부 문화 유입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 콘텐츠를 접하거나 유포하는 행위에는 무거운 처벌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1일 북한의 복합쇼핑센터 ‘류경금빛상업중심’에서 500달러(약 7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계기로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경제적 혜택을 얻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러한 변화가 근본적인 경제 개방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당국이 여전히 민간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국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의 스마트폰은 결제와 송금, 택시 호출 등 주민 생활의 디지털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터넷 차단과 언어 검열, 자동 화면 저장 등을 통해 주민을 철저히 감시·통제하는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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