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분야는 오랫동안 민간의 접근이 통제된 성역이었다. 최근 민·관 합동 기술 협력을 통해 군과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긍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매우 더디고 느린 실정이다. 특히 검증을 핑계로 명확한 이유 없이 절차가 지연되거나, 상황에 따라 10년 이상의 소요되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기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므로 엄격한 기준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검증 절차는 지나치게 뒤처져있으며, 주무 기관의 갑질로 인한 기회를 놓친다는 측면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필자는 다양한 협회 회장과 대학, 각 정부 부처 자문 등 다양한 기회를 경험하면서 국방 및 방위사업청 분야도 종종 자문하고 있다. 국방부나 방사청의 무기 개발에 자문하거나 정책에 관련된 경우도 있으며, 과거 차세대 무기 관련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국방 무기 관련해서는 관련 사이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밀덕'까지는 아니어도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요즘의 무기 특징은 민관의 융·복합 분야가 많아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봇 분야의 첨단화를 통한 무인화와 가성비 드론 분야에서 크게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우리의 글로벌 위상이 확대되면서 국방 분야에서도 무기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K2 탱크. K9 자주포, KF21 전투기와 천궁II 등 다양한 미사일은 물론 여러 면에서 최고의 수출실적을 계속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고, 글로벌 최상위 수준까지 진행되는 부분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과거에는 무기체계의 높은 가격과 첨단 기술 특성상 성능 검증과 글로벌 선진국 수출에 10~20년의 세월이 필수적으로 요구됐다. 하지만 기술과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면 모든 수출 기회와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무 기관의 고압적인 태도와 비합리적인 기준은, 방위산업이 확보해야 할 결정적인 무기 수출 골든타임을 가로 막는 가장 심각한 걸림돌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분야는 드론을 비롯한 가성비 무기 체계의 도입 지연 문제다.
인구 절벽으로 군 인적 자원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휴전선 감시체계의 로봇화 등 무인 로봇 투입은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다. 예를 들면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산직에 당장 투입해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만, 규약상 군용 전환이 불가능해 삼성 계열사와 함께 독자적인 군용 로봇 개발에 나선 사례도 있다.
중국은 이미 군 분야에 무인 로봇을 투입해 실전 감각을 최상위로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진행은 하고 있으나 까다로운 절차나 인증 기준 등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묻고 싶을 정도이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드론 분야의 문제점은 아주 심각하다. 드론 무기는 자폭 드론이나 정찰 드론 등을 기준으로 단거리용과 중장거리용으로 나뉘며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 개념의 대드론을 할 수 있는 '하드킬'이나 '소프트킬' 등도 다양하게 개발된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전쟁에서 가성비 드론이 모든 전쟁의 판도를 좌우하는 경우를 우리는 목도했다. 수천억 원이 이상 가는 첨단 무기가 수백만원~수천만원 정도의 저가 드론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는 사례는 즐비하게 나타난다.
얼마 전 미국의 첨단 고가 무기 체계를 갖춘 기갑여단과 우크라이나의 드론과의 가상전에서 무참하게 미국의 첨단 무기가 단시간에 전멸하는 사례도 있었다.
앞으로 전쟁의 판도에서 드론의 위치는 더욱 절대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무기 열병식에서 군인 한 명도 없는 순수한 100% 로봇과 드론이 열병을 하면서 글로벌 국가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육해공에서 군집 드론과 무인 로봇과 무인 차량, 해상 무인 쾌속정 등 원격으로 전쟁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진보된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국내 드론 관련 무기체계는 어떤가?
이미 양상형 저가 드론을 우크라이나나 이란 등은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갖추고 최고의 가성비를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멀리 떨어진 러시아 모스크바에 우크라이나 장거리 드론이 폭격하는 모습은 글로벌 각국에 충격을 크게 줄 정도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국산화는 안 되고 이제서야 띠우는 실험적 모델만을 보인다는 점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드론 분야는 앞서 언급한 K9 자주포 등과 같이 10년 이상을 세월을 거친 무기와 전혀 다르다. 장거리 자폭 드론은 저가의 공냉식 소형 이륜차용 엔진을 얹고 폭탄을 싣고 최소한의 GPS와 카메라 등을 얹어서 저가로 최종 완성해 1,000Km 이상을 비행하면서 목표물을 제거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예전의 관행에 따라 수년의 설계와 수년의 검증, 실전 배치까지 또 수년을 거듭해 10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이미 북한도 러시아의 실전 전쟁 감각과 첨단 러시아 기술 도입을 통한 대규모 가성비 저가 드론을 생산하고 있는 기사를 보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무기 개발의 주무 부서인 방사청 등에서는 오직 국산화만을 초점에 두고 있어서 무기 직수입 등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 결국 국내에서 개발해 모든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면서 10년 넘게 개발해 국산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해된다.
상대적으로 미국산 첨단 무기는 수조원 이상을 소요하면서 특별한 논란 없이 구입하는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초고가의 첨단 무기가 단순한 저가 드론에 의해 격추되는 전쟁 판도에서는 지금과 같은 개발 논리는 백전 백패로 가는 가장 비효율적인 기준이다.
현재 진행되는 드론전은 전체 판도를 좌우하는 미래 핵심 요소이다. 국내 드론 개발이 미미한 상황에서 상기와 같은 시험 등의 절차는 시작부터 방법이 크게 잘못됐다.
이미 개발돼 수출되는 다양한 가성비 드론은 무궁무진하다. 우크라이나의 첨단 드론인 '스팅'도 있고 이란의 '사헤드'의 위력은 우리가 항상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있다. 튀르키에의 드론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수십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도 이러한 이란의 드론을 역설계해 저가 드론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도 드론 등 가성비 무기체계는 해외에서 입증된 제품을 낮은 가격에 신속히 수입해 전력화하는 ‘패스트트랙’ 구축이 시급하다. 선제적 수입 후 국내 위탁생산이나 제3국 공동 수출로 발전시키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기 도입의 무분별한 조건을 과감히 버리고 민간의 방식을 '벤치마킹'한 국방 분야 '규제샌드박스'나 별도의 신속 획득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앞서와 같이 드론전은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우리 주변이 모두 드론에 여념이 없는데 우리는 말만 앞세우는 상황이다.
실전 경험을 갖춘 우호국의 드론 기술을 도입해 국내에서 생산하고 군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전략적 접근이 핑요하다. 주변 우호국 중에는 기술 이전이나 드론 공급 의사를 가진 국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단 검증된 해외 기술을 도입해 국내 생산 및 국가 방위에 즉시 활용한 뒤 단계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전 국산화를 달성하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서방에서 유일하게 무기 체제까지도 자동생산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다. 기회는 충분히 많다.
미국처럼 이란의 ‘사헤드’ 드론을 카피하든, 전투 경험 있는 검증된 드론을 기술 도입해서 국산화하든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
최근 국산 자폭드론의 해상 시험 실패는 우호국 대비 가성비 드론 분야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준 뼈아픈 사례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관련 분야를 챙겨야 하며, 우호국의 검증된 드론부터 선제적으로 수입해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이와 동시에 기술 도입을 통한 가성비 높은 국산 저가 드론의 대량 생산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 국가 안보 위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우리는 국방 분야의 ‘패스트트랙’ 도입을 통해 현재의 안보 위기를 타개할 결정적인 기회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력 공백이 가장 우려되는 드론 분야부터 최우선 순위로 챙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