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최근 몇 년간 알트코인(Alt-coin,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이외의 후발 암호화폐를 칭하는 말) 상장을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종목을 걸러내지 못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7월 말(빗썸은 이달 18일 기준)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 거래소가 신규 상장한 알트코인은 중복을 포함해 총 1236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상장폐지된 알트코인은 430개로, 단순 계산 시 신규 상장된 알트코인 3개 중 1개꼴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상장폐지 종목에는 2022년 이전 상장된 코인도 포함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코스닥 시장의 상장·퇴출 비율과 비교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532개 기업이 신규 상장됐고 감사의견 미달 등으로 76개사가 상장폐지됐다. ‘코스닥 동전주(주가가 1000원 이하의 저가주)’보다도 알트코인의 생존율이 낮다는 점은 거래소의 상장 심사와 사후 관리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소별로 보면 고팍스의 상장 대비 폐지 비율이 63.2%(106개 상장-67개 폐지)로 가장 높았다. 이어 코인원 46.6%(337개-157개), 빗썸 31.5%(426개-134개), 코빗 20.3%(148개-30개), 업비트 19.2%(219개-42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 후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퇴출된 알트코인이 총 38개에 달해 상장 심사 과정에서 치명적 결함을 미리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빗썸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코인원 11개, 고팍스 5개, 코빗 4개, 업비트 2개가 뒤를 이었다.
업비트의 경우 상장폐지된 42개 종목 중 28개가 ‘이용자 피해 우려’를 이유로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
기술·보안 문제로 인한 폐지는 8개였으며, 법규 위반과 발행 주체 신뢰성 부족 등도 각각 2개씩 있었다. 이는 거래소가 상장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기술적 안정성, 법적 적합성, 운영 주체의 신뢰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현상이다.
상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거래소들이 단기 거래량 확보를 위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남발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코빗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33일간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했는데, 이 기간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직전 대비 1520.8% 급증한 706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벤트 종료 직후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301억원으로 57.4% 급감해, 거래소의 공격적 마케팅이 단기 투기성 거래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도 코빗과 코인원이 잇따라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비슷한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거래소의 상장 심사 부실과 단기 거래 유치 경쟁이 결합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실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코빗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알트코인을 200~300개 상장해 고객 80~90%가 손실을 봤다”며 “그건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자료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국민의힘 정당)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기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