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약 한 달 만에 무력 공방을 재개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3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4.09포인트(0.70%) 하락한 5만3185.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5.62포인트(0.33%) 내린 7686.14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31.53포인트(0.12%) 하락한 2만6370.89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재개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것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군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 라라크섬을 공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기뢰 부설용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미군이 이란을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서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을 향해 “강력 타격할 것”이라고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양측의 충돌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36달러(2.83%) 오른 배럴당 8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2.39달러(2.71%) 상승한 배럴당 90.49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며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도 힘을 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6.4%가량 반영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피터 터즈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 사장은 “지난주 워시 의장의 발언 이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기울었다”며 “여기에 중동에서 계속되는 적대 행위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미 국채시장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장기물 금리가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4.75%를 넘어서며 지난해 1월 이후 약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한때 5.26% 부근까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가 1.48% 상승했고 샌디스크와 퀄컴도 각각 5.50%, 3.8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약세를 보였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 법안 수정안이 전력회사의 산불 관련 배상 책임 문제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PG&E는 20.06% 급락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AP통신과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8월 한 달 내내 갤런당 4달러를 웃돈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다만 이날 하락에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8월 전체로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가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다우지수는 5개월 연속 월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