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전면 폐지하고 발전 5사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하면서 발전소 현장에서 수십 년간 일해온 숙련인력의 고용전환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고용안정 지원을 위한 법적 틀은 마련됐지만, 발전소별 인력을 어디에 재배치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의 고용을 어떻게 이어갈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별법은 발전사업자가 발전소 폐지 2년 전까지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재배치 계획을 포함한 폐지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대체산업 사업자가 기존 석탄발전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거나 새로 채용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훈련비와 전환배치 비용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석탄발전 폐쇄가 본격화될수록 기존 발전소나 LNG 발전소 등으로 인력을 옮기는 방식만으로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가동을 종료한 충남 태안화력 1호기의 경우 서부발전 소속 65명과 한전KPS·금화PSC·한전산업개발 등 협력업체 소속 64명 등 총 129명이 구미천연가스복합발전소와 태안화력 내 다른 발전기로 재배치됐다.
첫 폐쇄에서는 기존 설비를 활용한 전환배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폐쇄 대상이 빠르게 늘어나면 같은 방법을 반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안에서는 올해 2호기에 이어 2028년 3호기, 2029년 4호기, 2032년 5·6호기 등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과거 삼천포화력 1·2호기 폐지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활용됐다. 한국남동발전은 2021년 삼천포 1·2호기를 폐지하면서 설비운영 정규직 99명을 민자발전소인 고성그린파워의 운영·정비(O&M) 인력으로 재배치했다. 석탄발전 폐쇄 이전부터 대체 일자리를 마련해 정규직 고용을 유지한 사례다.
반면 발전소 폐쇄 영향을 직접 받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고용안전망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발전사 정규직은 회사 내부의 다른 발전소나 신규 사업으로 전환배치할 수 있지만,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는 기존 계약이 종료되면 새로운 사업자의 채용이나 별도의 고용승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태안군도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부발전·충남일자리경제진흥원·한국기술교육대 등과 협약을 맺고 협력사 근로자의 재취업과 직무전환 교육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교육과 재취업 지원만으로 기존 석탄발전 일자리를 모두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발전 5사의 인력 규모를 보면 향후 고용전환 범위는 작지 않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발전 5사 전체 직원은 1만3671명이다. 이 가운데 본사 근무자는 1782명(13%)에 불과한 반면 발전소 등 사업소 근무자는 1만1889명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인력도 79개 업체, 총 6602명에 달했다. 발전사별로는 한국남동발전 2001명, 한국서부발전 1490명, 한국동서발전 1357명, 한국중부발전 1280명, 한국남부발전 1140명이다.
이들 협력업체 근로자는 발전소 운전·정비를 비롯해 석탄 하역·운반, 연료설비와 환경설비 운영 등 석탄화력 가동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해온 숙련인력이다.
특히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대체전원 문제가 결정돼야 하는 11개 발전기에는 발전 5사 직원 약 1021명과 협력업체 직원 약 1621명 등 모두 2642명의 현장인력이 근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의원은 “발전소 문을 닫는 날짜는 2040년으로 먼저 정해놓고 정작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전력산업을 지켜온 숙련인력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며 “2040 탈석탄이 현실적인지 전력수급과 비용, 산업경쟁력 등 여러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여기에 수만 명의 숙련인력이 받게 될 고용충격까지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