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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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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안전 '피지컬 AI' 전환...휴머노이드·웨어러블 로봇 현실로

휴머노이드·외골격 슈트·스마트 시스템 잇단 실증
외골격 슈트 실증서 중량물 처리시간 13.7% 단축·근육 사용량 17% 감소
CJ대한통운·쿠팡도 로봇 확대...물류업계 경쟁 '도입'에서 '생산성'으로


 

국내 물류산업 현장은 무거운 화물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거나 옮기는 작업이 많아 근로자의 근골격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작업장으로 꼽힌다.

 

물류센터에서는 입고된 상품의 하역부터 이동, 피킹, 분류, 포장, 출고까지 사람이 직접 관여하는 공정이 적지 않아 물체와의 충돌이나 끼임, 넘어짐 등 각종 산업재해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운수·창고·통신업에서 '부딪힘'으로 발생한 사고재해자는 총 3993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철도·항공·창고·운수관련서비스업에서 발생한 사고재해자가 2252명으로 전체의 56.4%를 차지했다. 2024년 한 해에만 이 분야에서 562명의 부딪힘 사고재해자가 발생했다.

 

물류기업들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생산성 향상 수단을 넘어 근로자 안전을 위한 기술로 바라보기 시작한 배경이다. 기존에는 상품을 자동으로 옮기거나 분류하는 장비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사람이 맡아온 고강도·반복 작업을 로봇이 직접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주요 물류기업이 활용하는 자동화 기술도 센터 내부의 무인운반로봇(AGV)과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을 넘어 로봇팔, 자동포장 시스템,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로봇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들어 물류현장의 안전과 피지컬 AI를 본격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 '무거운 짐은 로봇에게'...안전전략에 피지컬 AI 전면 배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난 6월 공개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2030년 중장기 목표로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고도화와 지속가능한 안전경영 구축을 명시했다.

 

기존 위험성 평가와 안전점검 중심의 산업재해 예방 체계에 AI와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겠다는 방향이다. 실제 보고서에는 AI 휴머노이드와 외골격 슈트, 무선 화재경보 시스템 등 스마트 안전기술이 '현장 안전관리 강화' 사례로 함께 제시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 대해 "단순반복·고위험 작업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존 물류자동화의 범위를 넘어 휴머노이드와 웨어러블 로봇을 산업안전 분야에 본격 도입하게 된 배경을 근로자 안전과 작업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로 압축해 설명한 셈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책과제로 로봇 전문기업과 대학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는 이족보행 AI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에 피킹과 포장 등 정밀작업을 포함한 물류 운영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향후 고위험·반복 공정에 투입해 협착·끼임 사고와 휴먼에러 등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외골격 슈트는 이미 실제 물류현장에서 정량적인 실증 결과도 확보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오산마트센터에서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외골격 슈트 개념실증(PoC)을 진행했다.

 

그 결과 5kg 초과 중량물의 평균 처리시간은 약 13.7% 단축됐고, 10kg 초과 고중량물을 처리할 때는 척추기립근 사용량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작업 보조를 넘어 근로자의 신체 부담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확인한 셈이다.

 

이러한 실증은 실제 상용화 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7월 로봇 전문기업 에프알티로보틱스와 AI 기반 웨어러블 로봇 공동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 3월 정부 11개 부처가 추진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스프린트)' 가운데 산업통상부 과제에 선정됐다.

 

웨어러블 로봇은 작업자가 몸에 착용하면 무거운 상품을 들거나 반복적으로 허리를 굽히는 과정에서 필요한 힘을 보조하는 장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실제 물류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작업자의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켜 물류 작업에 맞는 고정밀 제어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작업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작업효율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향후 오산마트센터 실증에서 확인된 효과가 다른 물류센터와 다양한 작업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실제 몇 명의 근로자에게 상시 적용할 수 있을지가 상용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휴머노이드는 아직 '실증'...정규공정 투입 여부가 관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휴머노이드 실증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1월 로브로스와 광운대·경희대·서강대 등과 함께 이족보행 AI 휴머노이드 '이그리스-C(IGRIS-C)'의 물류현장 실증 계획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두 다리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사람의 손과 유사한 로봇 핸드를 이용해 상품 피킹과 포장처럼 손가락을 활용해야 하는 작업까지 수행하도록 개발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사의 물류 운영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내부 물류시스템과 연동한 뒤 물류현장 데이터를 확보해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도 휴머노이드가 고위험 반복작업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지와 함께 협착·끼임 사고나 근골격계 부담 감소 효과를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2022년 AMR에서 2026년 휴머노이드로...자동화 범위 4년 만에 확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로봇 투자는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경기도 이천 자동화센터에 디팔레타이저, 로봇 소터, 셔틀형 AMR, GTP(Goods to Person), AI·3D 비전, 디지털트윈 등을 적용하면서 입고부터 분류·출고까지 물류 프로세스 전반을 자동화했다.

 

당시 회사는 로봇 기반 분류작업을 통해 작업인력을 약 40% 절감했다고 밝혔다. 로봇 소터와 셔틀형 AMR은 당시 국내 첫 실용화 사례였다.

 

눈여겨볼 부분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외부에서 로봇을 구매해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통제하는 '두뇌'까지 자체적으로 확보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천 자동화센터의 로봇 기반 창고제어시스템(WCS)을 자체 역량으로 설계·개발했고 '상품 분류 자동화 방법 및 프로그램' 등 관련 기술의 특허 출원도 추진했다. 다양한 업체의 로봇과 설비를 하나의 창고관리시스템(WMS)과 WCS 안에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내재화하려는 전략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웨어러블 로봇과 관련해 "물류 현장의 작업환경 개선과 근로자 안전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피지컬 AI 기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물류산업의 새로운 혁신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 CJ는 휴머노이드 실제 공정 투입...쿠팡도 AGV·ACR 확대

 

경쟁사들의 피지컬 AI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일 경기도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양팔 로봇 2대를 투입했다. 로봇은 실제 고객 물류를 처리하는 포장라인에서 박스 내부에 완충재를 넣는 작업을 맡는다.

 

지난해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현장 실증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실제 운영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CJ대한통운은 향후 피킹과 분류, 검수, 포장 등으로 휴머노이드 적용 작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쿠팡 역시 전국 주요 풀필먼트센터에 무인운반로봇(AGV), 자율주행 이동로봇(ACR), 자동포장로봇인 오토배거, 로보틱암 등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물류산업대전에서도 이들 자동화 기술을 주요 스마트 물류 기술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추진하는 '물류안전 피지컬 AI' 전략은 경쟁사와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해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지속적인 AI 관련 정부과제 수행 및 로봇 개발사와의 협력을 통해 물류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데이터를 축적·내재화하고 있다"며 "향후 자체 기술력을 통해 다양한 물류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시켜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더욱 안전한 물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을 단순히 구매해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과제와 개발사 협력을 통해 현장 데이터를 직접 쌓고 이를 자체 기술로 내재화하겠다는 점을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앞서 이천 자동화센터의 WCS를 자체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해온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존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최근 물류업계의 로봇 경쟁 기준도 '로봇을 도입했느냐'에서 벗어나고 있다. 어느 공정까지 사람의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지, 실제 몇 대를 상시 가동하는지, 작업강도와 산업재해를 얼마나 줄이는지, 투자비 대비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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