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전환과 녹색 전환을 결합한 ‘쌍둥이 전환(Twin Transformation)’이 차세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I를 활용해 탄소중립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청정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를 확충해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AX(인공지능 전환) & GX(녹색 전환)’를 주제로 ‘글로벌 기후·에너지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기업과 국제기구, 정부 관계자 등 글로벌 기후·에너지 분야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AI와 기후·에너지 기술 융합에 따른 산업 변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AI가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수소, 탄소관리, 첨단 제조기술 등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별 기후기술의 발전을 넘어 서로 다른 기술의 융합을 통해 산업 자체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X와 GX는 분리할 수 없는 ‘쌍둥이 전환’”이라며 “AI로 녹색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저탄소 에너지와 인프라로 AI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둥이 전환을 통해 어떤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열 것인지, 어떻게 기후전환을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 것인지 민관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확산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는 새로운 과제로 지목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AI는 녹색 전환을 앞당기는 강력한 혁신 도구인 동시에 전례 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는 도전 과제”라며 “전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깨끗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에너지 산업의 동시 전환이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으로 각국이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의 제조 경쟁력과 기술 혁신 역량에 주목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은 우수한 제조 역량과 기술 혁신성을 갖춘 국가로서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르부즈 고눌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국가협력·파트너십 국장도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 분야에서 한국이 보유한 경쟁력을 토대로 AX와 GX를 연결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공급과 전력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스펜서 로우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속가능성총괄은 “기업의 청정에너지 사용은 산업 경쟁력과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 됐다”며 경제성 있는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와 AI 기반 전력망 수용능력 확충,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에너지 조달체계 구축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논의된 AX와 GX의 융합은 부산 벡스코에서 함께 개막한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WCE)’에서도 핵심 화두로 다뤄졌다.
올해 4회째인 WCE는 ‘기후테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탈탄소 세상을 향한 도약’을 주제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약 550개 기업이 참여해 AI와 에너지, 탄소중립을 결합한 미래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AI 기반 고효율 냉난방공조와 통합에너지 솔루션을, LG전자는 AI 기반 고효율 생활가전 및 냉난방공조 기술을 공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선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HyREX)을 비롯한 탈탄소 철강기술을,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풍력, 가스터빈 관련 기술을 전시한다.
기후테크 특별존에서는 벤처·스타트업 12곳의 기술도 소개된다. 전기차 배터리 모듈 수리와 AI·전력반도체 기반 차세대 전력 변압기술을 비롯해 스마트 일회용컵 수거, 폐PET·폐의류 화학적 재활용, 해양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생산 등 순환경제 기술이 전시된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글로벌 탈탄소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AI와 청정에너지 기술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쌍둥이 전환’이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시장과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