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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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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석열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한다”...‘대왕고래’ 시추 일정 관여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된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가 시추 일정을 자신의 임기 안으로 앞당기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의 유망성 평가 업체 선정과 기술평가 과정에서도 국가계약법 위반 등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1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지명경쟁입찰 및 기술평가 부당 실시, 충분한 검증 없는 시추 추진 등 모두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관련 기관에 문책·주의·통보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대국민 발표와 시추 일정 수립 과정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10월 한국석유공사로부터 ‘7개 유망구조·최대 140억 배럴·탐사 성공률 20% 안팎’ 등의 내용이 담긴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후 2024년 5월 당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지시로 대통령실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어 대외 홍보를 자제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부 논의 과정에서 안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대국민 발표를 추진하는 방침이 결정됐다.

 

2024년 6월 2일 안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에서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될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것을 건의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일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참모진이 발표 준비 등을 이유로 만류하면서 이튿날인 6월 3일 국정브리핑이 진행됐다.

 

산업부는 당시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될 가능성을 우려해 예상 자원량을 구체적인 숫자 대신 ‘면적’으로 표현하자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가 시추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 시추공을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 시추공을 추가로 뚫는 계획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시추 일정을 윤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7년 5월 이전으로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안 전 장관이 일정을 2028년 1분기까지로 단축한 시추계획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일정과 관련해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계획을 다시 마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산업부는 일정이 무리하다고 판단하면서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26년까지 4개 시추공을 추가로 뚫는 내용으로 계획을 수정해 보고했다.

 

대왕고래 구조의 시추 결정 과정에서도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유망성 평가 업체가 산정한 대왕고래 구조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은 19.1%로, 2021년 실제 시추에서 가스 발견에 실패했던 ‘방어 구조’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용역업체의 평가 결과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탐사 자원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 대왕고래 구조의 시추를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추선 용선 과정에서도 투자리스크위원회와 이사회 심의·의결 없이 용역을 발주하는 등 내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성 평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지명경쟁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일부 업체를 임의로 선정해 입찰을 진행하고 기술평가 기준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등 국가계약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다만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와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 자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법·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탐사 자원량 발표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주식 등의 매매거래와 발표 행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워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감사원에 전달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용역업체 선정과 평가, 시추계획 수립 및 사업 집행 과정에서 총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하고 관련 기관과 관계자에 대한 문책과 주의,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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