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사실상 사문화된 ‘적국조항’의 삭제를 요구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일본 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70년에 걸쳐 유엔의 노력에 큰 공헌을 한 일본의 긍지와 명예를 걸고 적국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국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적국이었던 일본·독일 등 옛 추축국을 대상으로 한 유엔헌장 규정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해당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적국조항을 거론하자 일본 외무성은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반박한 바 있어 이번 삭제 요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실제 삭제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우에키 야스히로 조치대 교수는 유엔헌장 개정이 상임이사국 확대와 거부권 문제 등과 맞물려 있어 “적국조항만 개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유엔 외교를 활용해 국내에 ‘당당한 리더’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도 전했다. 아즈미 아키코 정치 저널리스트는 “강경한 이미지를 연출해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