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 등장한 대형상어 ‘부캉이’가 큰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우리나라 연안에서 아열대성 어류뿐만 아니라 대형상어·해파리 등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제주를 중심으로 뚜렷하게 관찰됐던 해양생태계의 아열대화 현상이 부산과 동해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연근해 수온이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넘는 속도로 상승하면서 해양생물의 서식 환경도 함께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현재 부캉이는 북항친수공원 내 인공수로에 15일째 체류하고 있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길이 50m, 높이 6.8m의 대형 그물을 이용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2차 구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1차 구조에서는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를 수로 밖으로 유도했지만, 부캉이가 물줄기를 피해 다니며 수로를 벗어나지 않아 약 5시간 만에 작업이 중단됐다. 이번에는 수로를 가로지르는 대형 그물로 이동 경로를 차단한 뒤 외해 방향으로 서서히 밀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 바다의 장기적인 수온 상승 속도는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24년 9월 발간한 ‘2024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3년 56년 동안 한국 연근해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약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양의 평균 표층수온 상승폭인 0.7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해역별로 보면 동해의 상승폭이 1.90℃로 가장 컸고 서해 1.27℃, 남해 1.15℃ 순이었다. 연구진은 우리 연근해의 연평균 표층수온 상승률을 연간 0.026℃로 분석했다.
고수온 현상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24년 우리 바다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8.74℃로 1968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1968~2024년 57년간 상승폭은 1.58℃로 확대됐으며 동해는 2.04℃, 서해 1.44℃, 남해 1.27℃ 각각 상승했다.
올해에도 고수온 흐름은 계속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7월 올해 상반기 우리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 제주 넘어 부산·동해까지...아열대 어종 빠르게 확산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 일부 해역에서는 아열대 어종 비율이 최대 81.8%에 달했다.
울릉도에서도 관찰된 어류 가운데 58.5%가 열대·아열대성 어류로 조사되는 등 해양생물상의 변화가 제주에 국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기장 연안의 변화도 뚜렷하다. 2007~2009년 조사 당시 전체 78종 가운데 아열대종은 44종으로 56%를 차지했지만, 2025년 조사에서는 전체 212종 가운데 151종인 71%가 아열대종으로 조사됐다. 깃털제비활치와 롤나비고기, 황조어 등 과거 남쪽 바다를 중심으로 발견되던 어종도 확인됐다.
대형상어 등 위해·위험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동해안 대형상어 혼획 건수는 2022년 1건에서 2023년 15건, 2024년에는 44건으로 늘었다. 올해 4~6월 확인된 대형상어 출현 건수도 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보다 3.8배 증가했다.
경남 고성에서는 보름달물해파리 출현이 2021년과 비교해 2025년 약 7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파리에 따른 인명피해도 급증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해파리 쏘임사고는 2023년 744건에서 2024년 4224건으로 1년 만에 약 5.7배 늘었다.
맹독성 파란선문어와 열대·아열대성 바다뱀류의 출현 범위 역시 제주를 넘어 남해와 동해 연안으로 넓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형상어와 해파리의 출현 증가를 수온 상승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생물 개체수 변화와 먹이 환경, 해류, 관측·신고 건수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관측과 분석이 필요하다.
문대림 의원은 “부캉이가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우리 바다의 생물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며 “제주 일부 해역에서 아열대 어종 비율이 80%를 넘고 대형상어와 해파리 등 위해·위험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해양생태계 변화가 발생한 뒤 조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동안 축적한 해양생물 자료와 수중영상·음향·환경정보를 AI와 결합해 우리 바다의 변화를 상시 진단하고 이상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해양 AX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