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공식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언급하면서 ‘총리’ 직함을 생략하고 이름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중국 측의 이례적인 호칭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중국 외교부와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핵무기 및 원자력잠수함 보유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면서 다카이치 총리를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지칭했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식 브리핑 기록에도 ‘일본 총리’ 또는 ‘수상(首相)’이라는 직함 없이 다카이치 총리의 이름만 적혀 있다. 당시 궈 대변인은 “다카이치 사나에는 올해 2월 ‘비핵 3원칙’을 견지한다고 재확인했다”며 일본 내 핵무장 관련 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가 공식 기록에서도 직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말실수보다는 의도적인 표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성도일보는 외교적 호칭을 양국 관계의 ‘온도계’에 비유하면서 직함을 생략한 것을 일본에 대한 외교적 ‘강등’으로 해석했다.
중국 측의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호칭은 중일 관계 악화와 맞물려 변화해왔다.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 취임 당시에는 중국 외교부가 ‘일본 총리’라는 직함을 사용했지만, 이후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 거론하는 대신 ‘일본 집권 당국’, ‘일본 현직 지도자’ 등의 표현을 사용해왔다. 지난달 23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 논평하면서 ‘일본 현 정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성도일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재임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잇달아 참배해 중일 관계가 크게 악화됐을 당시에도 중국 외교부가 ‘일본 총리’ 등의 직함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를 근거로 중국 측의 이번 표현이 다카이치 정부의 대만·안보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최근 안보정책에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궈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일본 내 핵무기와 원자력잠수함 관련 논의에 대해 일본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비핵보유국이라며 핵무기 비보유·비제조·비확산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일 관계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APEC 참석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의 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될지가 관심사다. 다만 현재까지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만큼, 회담 성사 가능성을 둘러싼 전망은 현 단계에서는 관측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