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민주주의, 정의,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 그리고 미국인의 안전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납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조롱에 가깝다. 납치는 국제법상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없고 납치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선포되었던 법과 정의,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 질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으니 말이다. 그는 또, 국민적 지지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이며 노벨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폄훼했고, 여러 번에 걸쳐 "미국이 이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나라 국민을 해방하기 위한 임무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존재가 러시아의 주권 수호에 결코 위협이 되지 않았음에도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나라(정확히는 러시아와 동일시하는 소련)가 건설한 기반 시설을 불법적으로 점유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는 마치 마두로가 미국 기업들이 건설에 이바지한 석유 산업을 국유화함으로써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재산 강탈을 저질렀다고 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과 유사하다. 물론
◇경제 수도의 바탕은 시민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서울을 ‘대한민국의 경제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구상은 단순한 수사나 도시 브랜드 전략이 아니다. 이미 성장률이 1%대에 머무는 저성장 국면에서, 수출만으로는 국민의 체감 경기를 바꾸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기반한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 이제 성장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조건의 문제이며, 수도의 경쟁력은 초고층 빌딩과 금융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서울만의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경제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서도 최근 식료 가격 급등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도시 차원의 핵심 정치 의제로 부상했다. 2025년 뉴욕시장 선거 과정에서 시장 후보였던 조란 맘다니는 ‘시 소유 식료품점(Municipal grocery stores)’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뉴욕시 5개 자치구에 시가 직접 소유·운영하는 식료품점을 설치해, 임대료와 재산세, 과도한 유통 비용을 제거한 가격으로 기본 식료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맘다니 뉴욕시장의 구상은 민간 유통을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도시가 최소
예전에 주한 영국대사를 지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나라를 일컬어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morning calm)'가 아니라 '아침마다 놀라는 일이 생기는 나라(The land of morning surprise)'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2002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보고,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한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한국의 정치를 표현했던 것인데, 그분이 계엄령 선포 이후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지는 일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이제는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한 세대에 한 번 일어나기도 힘든 일들이, 일 년 동안에도 몇 차례나 발생하는, 대단히 역동적인 한국의 상황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그러한 삶에 익숙한 우리 국민들에게도 힘들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압축 성장’이라고 표현하면서, 무슨 일이든 급하게 진행하면 부작용과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기에, 우리가 겪은 혼란과 아픔 또한 정치적 민주주의가 성숙해가는 과정이었다 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일년은, 그렇게 치부하면서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가슴 졸이는 힘든 시간들이었다.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 돌이켜 보면 '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각 부처 업무보고는 엘리트 집단의 권위 의식과 자기중심적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 생중계로 국민과 함께 숨쉬는 행정이 이루어진다는 '실체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어진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총리와 장관) 및 일부 배석기관장(처장)만 참여하는 국무회의의 생중계도 매우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번 업무보고 생중계에는 실무를 담당하는 실장(1급 공무원)과 국장(2급 공무원)까지 참여하여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점까지 보고하고 토론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공개되었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역대 각 정부의 국민들에 대한 업무보고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고위공무원들은 업무 영역을 자기중심적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국민을 상대로 친절한 설명 한 마디 없었다. 한 마디로 우리가 기획했고, 내부 보안 문제가 있으니 국민들은 우리를 믿고 오면 된다는 식이었다. 또 정부의 업무보고에 실장과 국장이 모두 참석하긴 했으나 녹화 후 송출 방식으로 '일부만' 공개한 적이 있을 뿐이어서 국정 홍보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정부의 업무보고 생중계는 정말로 국민이 국정 운영에 참
최근 필자는 뉴욕 타임스에서 부러운 기사 하나를 읽었다. AI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털의 투자 결정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투자할 때까지 시간을 끌며 간을 보는 게 아니라 AI를 동원해서 투자 여부를 빨리 결정한다는 말이다. 문득 필자의 머릿속에서 최근에 만났던 국내의 어느 벤처 기업이 떠올랐다. 이 회사는 시설재배 농산물의 맛과 향을 회복시켜 줄 혁명적인 ‘활성질소수’를 제조하는 신기술을 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창업 2년째인데 어느 벤처캐피털로부터도 투자 문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만약 미국에서 창업했더라면 어땠을까?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 전역에서 투자자들은 가장 인기 있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회사는 100억 달러 규모의 AI 기업 「메르코르(Mercor)」의 20대 창업자들을 전용기에 태워 라스베이거스로 데려가 페라리 경주를 하게 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 회사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대신 창업 자금을 지원했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고객 소개와 직원 채용을 담당했다. 그러는 사이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지 어느덧 30년이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지역 행정은 몰라보게 친절해졌고, 주민들의 권리 의식도 높아졌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적 성장 뒤에 가려진 민낯은 여전히 차갑다. 시민은 정책의 '대상'이자 행정 서비스의 '수혜자'일 뿐, 정책을 직접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권자'로서의 체감도는 낮기 때문이다. ◇ 지방자치 30년, 화려한 외형과 초라한 내실 지난 30년의 자치는 엄밀히 말해 형식적 ‘시민참여’ 남발의 시대였다. 각종 위원회와 공청회는 늘어났지만, 시민들은 정책의 핵심 결정 과정에서는 배제된 채 들러리를 서는 ‘구경꾼 시민’으로 남겨졌다. 선거라는 간헐적 이벤트 외에 시민이 일상적으로 주권을 행사할 통로는 좁았고, 그 결과 시민참여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관협치의 상징적 모델이었던 광주광역시와 서울특별시의 사례는 이러한 한계를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두 도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협치를 주도해 왔으나, 현재는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 ◇광주 ‘민·관협치협의회’ 형식화와 이행의 단절 광주광역시는 일찍이 199
장엄한 히말라야 산맥을 뒤덮었던 수천 년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르포기사는 단순히 빙하가 녹는 모습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심각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산악 지대에 자리 잡은 육상 빙하(Mountain Glaciers)의 소 실이 지구 생태계와 인류 문명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에 주목해야 할 때다. 지구 담수의 주요 저장고이자, 수십억 인구의 생명줄인 강물의 근원인 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 안보, 물 부족,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는 존망의 위협이다. ◇ 북극 빙하 녹아도 해수면은 높아지지 않는다 기후 위기로 인한 빙하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영향력은 위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북극이 녹으면 바다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수면 상승의 핵심은 북극해 바다 얼음이 아니라 육상 빙하의 소실이다. 사실상 북극해 해빙은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북극해의 얼음 대부분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해빙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르면 해빙은 이미 자기 부피에 해당하는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다. 따
최근 자동차를 운전할 때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주행 단계는 100% 운전자가 수동 운전하는 레벨0부터 시작해 최고 단계인 레벨5까지 6단계가 있다. 현재는 레벨3의 로보택시가 미국이나 중국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천 대가 운행되고 있으나 아직 완전한 단계가 아닌 운전 보조 기능이다. 필자는 진정한 자율주행의 시작이라고 하는 레벨4는 약 4~5년 정도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업 등에서 레벨4 단계라고 언급하는 경우가 있으나 레벨4는 아직 오직 않았다고 단언한다. ‘자율주행’이라는 용어를 운전자가 알아서 자동 운전하는 것으로 착각해 운전을 맡기다가 사고가 발생하면서 각국에서는 ‘자율주행’ 용어 규제에 나섰다. 독일·영국·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법원의 규제가 있었다. 중국 역시 올해 여름 이에 대한 규제를 시작되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도 자율주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더 낮은 단계의 오토 파일럿(Auto Pilot)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이미 레벨1 단계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또는 ACC ; Adaptive Cruise Control)이나 ADAS라는 장치가 활용되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일본 국회는 자민당 총재 高市早苗(다카이치 사나에)를 제104대 내각총리대신으로 지명했다. 일본이 내각제를 시행한 지 약 14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 보도는 이 사건을 단순히 ‘젠더 장벽을 깬 역사적 순간’으로만 보지 않았다. 다수의 국제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 뒤에 존재하는 일본 정치의 이념적 변화, 우경화 흐름, 보수적 국가전략 재편이 라는 구조적 의미를 함께 지적하고 있다. 해외 언론 중 상당수는 이번 총리 선출을 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되었다—이는 일본이 우경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하며 일본 정치 지형의 변화에 주목했다. 일본 정치가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이념적 중심축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큰 변화를 겪고 있음을 명확히 지적한 것이다. 또한 그녀가 여성 장벽을 깼음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정책을 우선순위로 삼지 않고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실제로 BBC는 “그녀가 성별 장벽을 깨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카이치 총리는 성평등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내각에 여성 단 두 명만을 임명했다”고
연말이면 기업들은 숫자에 몰입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비용 집행률, KPI 달성률이 종합되며 한 해의 성과가 평가된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일했는지, 어떤 흐름 속에서 성과가 만들어졌는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단기적인 결과는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 현장에서 20년 넘게 조직을 들여다보며 확인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단기 성과는 숫자로 보여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조직의 리듬이 만들어 준다. 조직의 리듬이란 일의 흐름, 의사결정 방향, 협업화 방식, 구성원의 에너지까지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일 종의 ‘조직의 호흡’이다. 이 호흡이 안정적일수록 기업은 지속 성장가능한 경영을 추진 할 수 있다. ◇빠른 조직과 좋은 조직은 다르다 많은 기업이 ‘속도’를 성과의 근거로 삼는다. “이번 제품은 계획보다 빨리 출시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처리했다”는 문장이 곧 경쟁력의 증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빠른 조직 이 반드시 좋은 조직은 아니다. 속도를 중시하는 조직에서는 몇 가지 패턴이 반복된다. 업무는 빠르게 처리되나 리듬이 일정하지 않아 구성원 간 에너지 격차가 커지고, 속도를 유지
◇ChatGPT로 쓰는 글을 글이라 할 수 있나? 최근 뉴욕타임스의 수석 소비자기술 기자(lead consumer technology writer)인 브라이언 X. 첸이 〈Tech Fix〉 칼럼에 기고한 「To avoid ‘brain rot’, try using your brain」이란 제목의 글에 따르면, 올해 AI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에서 나왔다. 이 글에 따르면 MIT 연구진은 OpenAI의 ChatGPT와 같은 도구가 사람들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 하고자 했다. 5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았지만, 결과는 AI가 인간의 학습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는 일부 학생들에게 500~10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쓰도록 했고, 그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Chat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쓸 수 있었고, 두 번째 그룹은 전통적인 Google 검색으로만 정보를 찾을 수 있었으며, 세 번째 그룹은 그들의 두뇌에 의존하여 과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착용했다.
창업은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시작 하는 것’이다. 많은 예비창업자는 창업을 ‘처음부터 크게 시작해야 성공한다’고 믿는다. 초기부터 화려한 브랜드, 완벽을 추구한 제품, 과도하게 많은 기능, 여러 채널 등을 한꺼번에 준비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대부분 이와 반대의 길에서 출발했다. 작은 단위로 시작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검증된 방향만을 확장하는 기업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성공하는 창업은 작게 시작하고, 크게 흐름을 설계한다. 즉, 작은 실행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그 실행이 어떤 흐름으로 확장될지 ‘구조’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창업에서 실패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크게 시작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출발선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중간 이후에도 계속 달릴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 시장은 크기보다 적합성에 반응한다 초기 창업자가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시장 전체를 겨냥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규모보다 적합성을 본다. 고객이 지금 당장 원하는가?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