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맥주 파는 곳이 많아졌고 고객들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마트에 가면 국내산 맥주 몇 종류가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세계의 다양한 맥주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맥주도 골라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맥주의 주원료는 보리, 홉, 물, 효모이다. 기본적으로는 이 4가지가 필요한데 여기에 좀 더 특별한 특징을 더하기 위해 포도당, 전화당, 자당 등의 당류를 첨가하기도 한다. 맥주를 만들 때 보리는 대맥의 맥아, 즉 보리의 싹이 난 상태로 사용된다. 그 이유는 발아할 때 생기는 효소가 전분을 분해하고 당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홉은 맥주의 쓴맛과 향을 결정한다. 마치 찐빵에 팥앙금을 사용하듯이 홉이 사용되는 것이다. 홉은 맥주를 만드는 재료 중에 가장 특색 있는 재료이기도 한데 맥주의 독특한 향과 맛을 내고 잡균의 번식을 막고 부패를 방지하며 맥주의 거품을 보다 좋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맥주는 아주 역사가 오래된 음료이다. 옛날에는 맥주를 만들 때 홉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중세 이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맥주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홉의 원산지로 유명한 나라는 체코, 독일, 영국 등이다. 술을 만들 때 아주 중요한 재료이다. ‘물 맛이 술 맛을 결정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그만큼 물은 술을 만드는데 있어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맥주의 90%이상은 물로 되어 있고 술을 담그는 과정에서도 물은 맥주의 품질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좋은 물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술을 담글 때 쓰는 물은 크게 경수와 연수로 나뉜다. 경수는 ‘센물, hard water’라고 하고 연수는 ‘단물, soft water’라고 하는데 칼슘이온 혹은 마그네슘이온의 함유량에 따라 구분된다. 즉,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이온 함유량이 적은 물은 연수이고 많은 물은 경수이다. 경수는 거품이 일어나지 않고 뻣뻣해서 세탁이나 목욕에는 부적당한 물이다. 석회암 지대가 많은 독일, 프랑스, 유럽에서는 물이 대부분 경수여서 일찍부터 맥주 산업이 발달하였다.
반면에 경수가 많은 중국에서는 물맛이 좋지 않아 차를 마시는 습관이 생겨 나기도 했다. 그러면 연수일수록 맥주 만들기에 알맞은 물일까? 꼭 그렇지도 않다. 필젠 맥주와 같은 담색 맥주는 연수가 맞고 뭔헨 맥주와 같은 농색 맥주는 경수가 알맞다. 맥주에 따라 연수가 맞는 것이 있고 경수가 맞는 것이 있는 것이다. 효모는 상면발효 효모가 있고 하면발효 효모가 있다. 상면발효 효모는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서 효모가 표면에 떠오르고 하면발효 효모는 발효가 완전이 끝나게 되면 밑바닥에 가라앉는다. 현재 효모는 각각의 맥주 공장에서 직접 배양한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맥주의 구분
맥주는 크게 상면발효 효모로 발효시킨 상면발효 맥주와 하면발효 효모로 발효시킨 하면발효 맥주로 나눌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한다면, 상면발효 맥주는 영국, 미국, 캐나다, 벨기에 등에서 생산되고 발효 중에 표면에 떠오르는 효모를 사용하고 고온에서 발효시킨다. 이런 맥주의 종류에는 색깔이 검은 영국 맥주인 Porter가 있고 보통 맥주보다 고온에서 발효시켜서 호프 향이 진한 Ale, 색깔이 검고 쓴 맛도 강한 Stout, 벨기에 브뤠셀의 Lambic 등이 있다. 하면발효 맥주는 세계 맥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발효 중 밑으로 가라앉게 되는 효모를 사용하여 저온에서 발효시킨 맥주이다.
이러한 맥주의 종류에는 우리가 잘 아는 라거(lager), 생맥주를 뜻하는 Draft beer, 쓴맛이 강하고 상큼한 Pilsener beer, 독일의 대표적인 흑맥주 뮌히너(Munchener)가 있다. 맥주 양조의 오랜 전통을 가진 나라들은 저마다 일반적으로 그 나라 국민들이 선호하는 맛이 뚜렷하다. 필스 맥주(Pilsener beer)의 쓴맛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알자스 지방과 동유럽 국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프랑스 북부의 플랑드르 지방과 벨기에에서는 독특한 향료를 첨가한 맥주가 인기를 끌고 브뤠셀에서는 과일 향이 강한 맥주를 선호한다. 벡스(Becks)는 독일 맥주이다. 독일은 국민 1인당 맥주 소비량이 1, 2위를 다투는 맥주 대국이다.
벡스는 독일 국민 인지도 94%를 가지는 유명한 맥주인데 어떠한 화학 약품이나 인공재료를 넣지 않은 천연의 재료로만 만들어진다. 12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최상의 품질과 맛으로 승부하는 이 맥주는 독일 본고장의 정통 맥주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오로지 독일 브레멘에서만 양조된다. 뢰벤브로이(LÖwenrau)는 이름은 어렵지만 이미지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맥주이다. 독일 뭰헨 지방에서 나는 맥주로써 그 지역만의 홉과 맥아를 사용하여 순수 제조법을 1516년부터 고수하고 있다.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은 지하 220m에서 퍼 올린 천연수로 뢰벤브로이의 자랑이다. 대표적인 흑맥주하면 기네스를 떠올릴 수 있다. 진한 커피 맛이 나는 이 매력적인 맥주는 240년의 역사를 가진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흑맥주이다. 기네스가 검은 색인 이유는 커피 원두처럼 볶은 맥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조 방식은 볶은 보리로 깊고 어두운 색의 맥주를 만드는 영국의 에일에서 유래하였다. 버드와이저는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이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옅은 색을 가지고 있고 부드러우면서 톡 쏘는 상쾌함이 있다.
버드와이저는 보리, 엿기름, 쌀, 이스트, 물, 홉 등 6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치우드 에이징이라고 하는 특별한 숙성방법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밀러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미국 맥주이다. 일찌감치 국내에서 판매되었고 한국사회에서는 낯설었던 병째 마시는 음주방법과 트위스트 캡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일으켰다. 밀러 라이트는 1975년에 출시되었고 밀러는 1999년 미국 비어 페스티벌에서 메달을 획득하였다. 생맥주 같은 맛이 나서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맥주이다.
하이네켄은 네덜란드의 맥주이다. 너무나도 유명하여 인지도는 구지 말할 필요 없다. 하이네켄 이름은 창업주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라드 아드리안 하이네켄은 1864년 12월 16일 암스테르담에서 제일 큰 양조장을 사들인 후 최고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유럽 곳곳을 여행하였다. 그렇게 해서 1869년 필젠 타입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하이네켄이 탄생하게 되었다. 1883년 하이네켄 맥주는 국가로부터 인증서를 받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이 인증서의 문구가 병에 새겨져 있다.
암스텔은 네덜란드 도시인 암스테르담에 있는 강물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암스텔의 라벨은 붉은색인데 이것은 암스테르담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1883년 영국으로 첫 수출되었고 지금은 7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하면발효법으로 만들어졌으며 빛깔이 예쁜 맥주로 유명하다.
1969년 하이네켄과 합병하였다. 아사히는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이다. 아사히는 그 특유의 발효법이 있는데 일반 맥주보다 장시간 발효시킨다. 이것은 맥주의 진한 맛을 끌어올리고 알코올 함유량을 증가시킨다. 뒷맛도 개운하고 갈증을 일으키는 것도 없다. 쓴맛이 적은 맥주를 만들어서 한잔 더 마시고 싶게 하는 충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코로나는 투명한 병에 레몬이나 라임을 넣어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멕시코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맥주이며 보리와 선인장 향을 가미한 순하고 부드러운 맥주이다. 80년대 대학생들과 히피족들에게 인기를 끌어 모았던 맥주이기도 하다. 이렇듯 맥주의 역사를 알고 마신다면 더욱 맥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 가을밤 사랑하는 여인과 취향에 맞는 맥주를 선택하여 마시며 추억을 쌓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MeCONOMY Novem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