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자와 '생계형 농사'는 다르다

  • 등록 2024.01.26 16: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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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무가 간다
-흙의 반란이 시작됐다(13-2)

-공무원을 그만두고 그가 처음 한 일은?

 

 

“유기농업을 하고자 하는 농부들을 지원하기 위해 저는 열심히 일했어요. 그러나 일은 늘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평했지요. 그들은 “당신은 조언하는 사람이니 어떤 것이든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실패하면 생계를 꾸릴 수 없다”고 했지요. 그래서 저는 내가 설파했던 것들을 실천해만 하겠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유기농을 시도해야만 했지요. 그래서 저는 공무원을 그만뒀어요.”

 

현(縣) 정부 공무원직에서 사임한 뒤 요시다는 농부가 되었다. 하지만 농부의 일은 쉽지가 않았다. 전부터 방치된 불모지 밭을 겨우 임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모지 밭은 뜻밖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저는 수 톤에 달하는 잡초를 베어서 그것을 밭에 되돌려 줬어요. 그리고 채소 씨앗을 뿌려 6개월간 키웠습니다. 방치되었던 땅은 미생물로 가득했어요. 흙이 아주 솜털처럼 부드러워졌거든요. 그런데 흙을 갈아엎으면서 몇 년간 농사를 지어 보니 흙이 다시 딱딱해지는 겁니다. 박테리아가 없으면 흙은 굳어지게 되어 있어요. 미생물은 정말이지 놀라운 것이지요”

 

버려진 농경지에 채소를 길러봄으로써 요시다 씨는 놀라운 자연의 힘을 직접 경험했고 이것은 미생물과 동반자 관계가 시작됐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가 집을 나오면서 말했다.

 

“자 밭에 가봅시다, 오늘 날씨가 좋습니다.”

 

요시다 씨는 자신의 경작지 흙에 어떻게 하면 미생물이 많이 살게 할 수 있을까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시도했었다. 지금 그는 농민들이 늘 원치 않는 것, 잡초를 이용해 흙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여러분은 잡초만 가지고 채소를 기를 수 있어요. 비료가 전혀 필요치 않다는 거지요. 박테리아가 여러분에게 맛있고, 건강한 채소를 만들어주니까요. 그와 같이 여러분은 화학제품을 거의 혹은 전혀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박테리아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부는 숲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들은 마치 흰 실처럼 보이는데 낙엽이나 썩은 나무를 덮고 있지요. 우리는 그것들을 사상 균(絲狀菌)이라고 부르지요. 저는 그런 균들이 아주 번성하는 흙을 만들 것입니다.”

 

요시다 씨는 우리에게 잡초만을 사용해서 채소의 성장을 부추기는 일을 어떻게 돕는지를 보여준다. 요시다 씨가 괭이를 잡고 자기 밭을 고르며 말한다.

 

좋은 흙? 미생물이 많은 흙. 사상균(絲狀菌)을 키워 농사를 짓다

 

“저는 비교적 이랑을 높이 만듭니다. 사상균은 매우 공기를 좋아하고 물에 젖은 흙을 싫어하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숲에서 자라는 것이지요. 밭은 평편해서 자주 물에 젖게 됩니다. 그래서 거의 그들은 농경지에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없어요. 그런데 이랑을 높이 쳐 주면 숲과 같은 환경을 사상균에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이랑 위에 사랑하는 미생물을 위한 먹이-말린 잡초를 흙 위에 덮어 준다. 요시다 씨는 평방미터 당 약 5kg의 잡초를 덮는다. 섬유 모양으로 마른 잡초는 많은 양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사상균의 먹이로는 최적이다.

 

“저는 오로지 잡초만을 사용합니다. 다른 미생물들은 신선한 잡초를 먹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상균이 자라는 좋은 흙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나 저는 죽은, 말린 잡초만을 사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잡초 위에 흙을 가볍게 뿌려서 잡초를 눌러줍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상균이 음식을 먹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잡초를 내려 앉힐 정도의 흙을 뿌려 밑으로 약간 내려앉게 하는 것이지요.”

 

요시다 씨가 물을 주기 위해 고무호스를 잡았다. 만약 잡초가 너무 말라 있으면 사상균의 분해 속도가 느려지므로 적절한 양의 습도를 유지하도록 물을 뿌리고 사상균이 사는 밭이랑을 검정 비닐로 덮어 준다.

 

“이렇게 하면 점점 더 사상균이 깊숙이 들어가 자라게 되지요. 저는 약간의 흙을 여기저기에 얹어줍니다. 그렇게 하면 흙 속에 있는 것을 묶어 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 다음 소위 모세혈관에 침투하도록 물을 주는 겁니다. 젖을 정도가 아니라 촉촉하게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덮어 주면 안에서 완전히 마르는 법이 없어요. 완벽하지요?"

 

"지금부터 사람들이 할 일이 전혀 없어요. 그냥 우리는 사랑하는 사상균의 활약을 생각하면 되는 거지요. 결국, 그들은 우리에게 먹을 것을 줘요. 그러니 우리가 그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거지요. 믿거나 말거나 그들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사상균이 자라는 데는 2~3달이 걸리고 그런 준비하는 데는 딱 30분이 걸렸다. 요시다가 창안한 이런 농법으로 흙이 보드랍게 바뀌는 것이다. 그의 밭은 두 달 전에 약간 파준 것이지만 흙을 파보면 사상균이 뿌리 표면을 덮고 있다.

 

사상균이 꽤 자라있다. 두텁고 하얀 실이 퍼져 균사(菌絲)라고 불리는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요시다 씨가 손가락으로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들이 모두 균사입니다. 이것들이 점점 밑으로, 밑으로 자라지요. 이런 균사는 식물의 뿌리와 서로 공생하면서 우리들의 정말이지 건강하고 맛이 좋은 농산물을 키워주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비료, 농약 등의 화학제품을 쓰거나, 미숙성 퇴비 등을 쓰면 이런 사상균이 전멸해 버리겠지요. 사상균이 흙 속에 없으면 농산물 역시 자생력을 갖지 못해 농약 등이 필요하고 흙은 점점 딱딱해져 지속 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요시다 씨는 자신이 작물을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미생물에 대한 근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데서 찾고 있다. 그는 “흙의 회복력을 키워드로 하는 저의 방식으로 작물을 키우는 것은 식물들이 각종 질병과 해충의 침략에 사상균과 함께 맞서서 자생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잡초를 활용한 사상균과의 공생 농법은 건강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만들어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무엇을 두려워하랴. 흙 속의 미생물이 살아있는 한 말이다. 미생물은 매우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우리는 아주 미세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놀랄만한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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