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반란이 시작됐다(12-1)

  • 등록 2024.01.07 1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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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무 기자가 간다

 

“흙을 살려야 한다”는 말을 입에 올리기만 하면 우리나라에선 다른 행동을 하거나 남의 일 보듯 한다.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고 묻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농업에 대한 선진 농업국가의 농업인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1년 전, 일본 NHK WOLRD PRIME이 유튜브에 올린 “탄소농업 우리 발밑의 기후혁명(Carbon Farming A Climate Solution Under Our Feet)”이라는 다큐 물은 조회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미국의 탄소농업 개척자를 소개한다.

 

흙속에서 꿈틀대는 지렁이, 2년 만에 완성한 탄소농업

 

무와 풀이 함께 파랗게 자라는 넓은 밭 한 곳에서 레슬링 선수처럼 몸집이 좋은 게이브 브라운(Gabe Brown)씨가 흙 한 삽을 떠서 올렸다. 그가 삽 위에 올린 흙은 한 눈에 보기에도 검은 빛이 돌아서 매우 기름진, 토양미생물 활동이 활발한 건강한 흙처럼 보였다. 흙속에선 흰빛을 띈 뿌리가 삐죽삐죽 사방으로 뻗어가고 있었다.

 

“흙을 살리는 탄소농업을 하면 이처럼 수익을 늘릴 수 있고 아주 좋은 건강한 흙으로 개선될 수 있어요. 빠르면 2년이면 되요. 2년이 걸리는 게 전부죠.” 그가 흙속에서 삐지고 나온 작은 지렁이가 몸통 절반을 드러내 꿈틀되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흙의 건강 운동을 펼치고 있는 여러 개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그는 부인인 셀리, 그리고 아들 폴과 함께 미국 노스다코타(North Dakota)의 비스마르크 인근에 있는 5천 에이커의 농장과 목장을 소유, 운영하고 있는 데 가족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농축산물을 생산, 운영하고 있다. 그의 목장은 다년 생 풀이 자라는 방목지와 경지(耕地), 그리고 다년 생 야생 목초지로 구성해 자연 순환적인 생태 목장과 농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브라운 씨 가족은 전체적으로 방목을 하며 땅을 갈지 않는 농법을 적용해 여러 종류의 환금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간작(間作, 비료용이나 토양을 보호할 목적으로 겨울 밭에 심어 두는 클로버 등)용 피복식물을 심어 흙에 비료로 주거나 소와 양을 먹인다.

 

있다. 이러한 다양성과 목장에서의 생태 순환적 통합방식을 통해 오직 천연 자연만을 활용하고 일체의 화학비료와 살충제, 그리고 곰팡이 방지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브라운 씨 가족은 주에서 감독하는 도축장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어서 그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시장에 팔 수 있다. 이들은 건강한 흙이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건강한 농산물, 동물, 그리고 사람을 만든다고 믿고 있다. 해마다 미국 50개주와 해외 24개 나라에서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브라운 씨의 목장을 방문해 이러한 독특한 농법을 견학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농업지도자, 각종 생태농업 관련 대상 휩쓸어

 

게이브 브라운 씨의 목장은 그들의 생태농업에 대한 많은 형태의 인증과 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몇 개의 상을 예로 들자면, 천연자원보호협의회에서 주는 「Growing Green Award」 전미육우협회가 주는 「Environmental Stewardship Award」, 그리고 「올해의 무경운(無耕耘) 농업인 상」 등인데 이로써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25명의 농업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몇 년 전(2018년)에 『Dirt to Soil, One Family’s Journey Into Regenerative Agriculture, 죽은 흙을 살아있는 흙으로, 어느 가족의 재생 농업(흙을 살려 생물 다양성 등 환경 자원을 보존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행하는 농업)여행 』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처음부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재생농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의붓아버지와 함께 노스다코타의 가족 농장에서 일하면서 농업을 배웠는데 결혼한 뒤 기후와 연관된 재난으로 인해 자금난에 부딪쳐 절망한 상태에서 쥐구멍이라도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기존 농업 방식을 바꿔보는 모험을 했다. 그러니까 단지 살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가 그동안 책을 읽고 혁신적인 연구자들과 여러 목장 주들과의 대화를 메모한 노트를 검토하고 있는데 아내가 다가왔다.

 

“여보, 생활비가 바닥났어요.” 아내가 그의 앞에 서서 가계부를 내 던지면서 말했다.

 

“내가 그렇게 설명해도 모르겠소? 지금처럼 사료와 화학비료를 쓰다가는 목장 전체가 농약 범벅이 되고 가축이나 농작물의 품질이 떨어지고 말거요. 우리 목장이 농장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소?”

 

그는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는 아내에게 가축을 방목하여 자연스럽게 분뇨가 흙으로 돌아가 토양미생물이 사는 흙이 살고, 흙이 살아야 풀과 농작물이 건강해 가축과 사람이 건강해 지는 것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그건 알겠는데, 이 넓은 농장에서 우리 식구는 뭘 먹고 사느냔 말 이예요?”

 

브라운 씨 역시 다른 목장 주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생태농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족 생계 문제는 물론 농장이 망하느냐 아니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부딪쳤다. 하지만 2년만 참아달라고 아내를 설득하고 설득했다.

 

“2년 뒤, 실패하면 이혼인 줄 아세요.” 아내가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와 그의 가족이 농장을 생태 농장으로 바꾸는 중에 그들은 그들 스스로 새로운 타이프의 농업; 재생농업이라는 놀랄만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브라운 씨는 관행농업에서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초제, 살충제, 그리고 화학비료 사용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그는 무경운(無耕耘) 농법으로 전환해 다양한 종류의 피복 작물을 혼작(混作, 섞어짓기)함으로써 그의 목초지 조성 방법을 바꿨다. 그렇게 함으로써 브라운 씨의 죽어가던 농장의 에코시스템은 완전히 하나의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바뀌었다-흙이 좋아지기 시작하지 그의 목장과 농장의 일이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작물 하나와 가축 한 종류를 동시에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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