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적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점검

2024.06.29 17:26:00

 

앞으로 AI 기술의 적용으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농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한국 농업은 고령화와 인력 부족, 고비용 구조, 낮은 식량자급률 등으로 위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5%대로 식량안보 면에서 굉장히 취약하다. 농사일은 표준화가 힘들고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긴 시간 일을 해야 하는 약점이 있다. 이것을 AI와 로봇을 융합 하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일부 자동화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일을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 현재 AI 로봇이 아주 가벼운 물건을 옮기고 섬세하게 작동하는 쪽으로 급진전하고 있다. 농사일에 적용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농업용 AI 로봇에 전기차 보조금 주듯이 지원해 준다면 농촌도 살리고 AI 로봇 기업도 동시에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레벨 3단계(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트랙터와 콤바인, 드론 등 농기계와 농기구에 적용한다면 이른 시기에 농촌 현장에 보급해 일손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농사일 중 가장 힘든 것은 약을 뿌리거나 잡초를 제거하거나 수확하는 일일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화상인식 기술을 이용해 이런 작업을 정밀하게 해내는 로봇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힘든 농사일에 못지않게 농업을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 또는 과소 생산으로 인한 가격 급등이다. 적절한 유통 마진을 넘어서는 중간상의 농간도 농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것들도 각 농작물의 생산량과 출하량, 가격 정보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여 최적의 AI 생산 및 출하 모델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에서 자동화 로봇은 이미 많이 도입됐고 이제 AI와 융합된 로봇이 적용된다면 도입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경영자들이 자칫 기술자들을 경시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을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범용 노동 수준을 넘어설 수는 있겠지만, 고도의 기술자 수준을 뛰어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AI 기술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교한 SW와 엄청난 데이터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그것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녹다운 됐을 때 속수무책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자들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장애나 문제점을 규명 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주는 것은 AI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전문가들은 힘주고 말한다. 또 하나 AI 기술이 대중화된다고 하면 각 기업과 생산공장들이 AI 외주 개발기업들에게 종속될 수도 있다. AI기술 도입에 따른 막대한 개발비와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기업의 재정이 악화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제조업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된 지 오래된 만큼 AI 도입이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메울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서비스업에서도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인데, 문제는 농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낮은 수익의 자영업자들이 AI 도입 및 유지 보수, 업그레이드 코스트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가 난제 중의 난제라고 하겠다.

 

◇ 한국 AI 경쟁력 뒤처질까 걱정된다

 

지난 5월 21~22일 양일간 AI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 로 열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AI 산업 육성책과 가이드라 인이 담긴 AI 기본법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지난해 제1회 AI 정상회의를 개최한 영국은 잇단 글로벌 AI 기업 유치로 한층 고무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유력 AI 기업인 스케일 AI사가 런던에 첫 해외 본부를 두겠다고 발표했다. 스케일 AI사는 데이터 학습용 머신러닝 전문기업 으로 오픈AI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기업 가치는 2021년 기준 73억 달러에 이른다. MS도 지난달 런던에 AI 허브를 오픈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메타와 구글은 이미 AI 관련 본부를 두고 있다.

 

스케일 AI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은 투자 이유에 대해 영국은 오랫동안 기술과 인재, 다양한 아이디 어들이 용솟음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낵 총리도 스케일 AI사의 런던 진출에 대해 경제와 과학 슈퍼파워로서 영국의 지위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매우 기쁘다고 논평했다.

 

영국은 AI기술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AI 산업으로 영국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욕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영국은 작년 3월 기준으로 3천170개의 AI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기술은 컴퓨터에서 유래됐지만 그것이 가지는 파급력은 상상력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경쟁력과 경제 구조, 사회 변화까지 수반하는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는데, 윤석열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은 너무 안이한 것 같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상용 주필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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