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농업혁명일까?... 메탄 먹는 흙 속 미생물 등장

  • 등록 2024.08.20 16:47:22
크게보기

 

흙속에 살면서 메탄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methane-eating microbes, 첫 글자를 따서 MEMs라고 약칭)을 이용하여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청정비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CNBC방송은 최근 “흙속에 살면서 메탄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은 빵에 든 설탕을 먹고 빵을 부풀게 만드는 물질을 만드는 효모처럼 메탄을 먹고 비료를 생산한다”면서 “이 미생물은 일반적으로 썩은 유기물이 존재하고 메탄이 풍부한 토양과 습지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메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먹는다”고 소개했다.

 

공기 중의 메탄을 포집하는 ‘멤 패킷’을 생산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체, 윈드폴(Windfall)의 조쉬 실버만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제공한 ‘멤 패킷’으로 메탄를 포집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청정 비료를 만들어 농업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고객은 농부일 수도 있고, 소의 방귀를 처리할 수 있는 낙농가일 수도 있고, 직접 비료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일상적인 작업에서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석유·가스 분야 고객과도 협력하며, 매립지 및 폐기물 관리자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부라면 멤 패킷을 사용해서 직접 비료를 만들 수 있고, 석유 생산업체나 매립지 관리자라면 만든 비료를 윈드폴에게 다시 팔아 대가를 받을 수도 있다. 

 

전통적인 비료를 생산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특히 일반적으로 비료 원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암모니아를 원료로 해서 만든 비료인 질소 비료를 만들 때는 막대한 탄소가 배출된다.

 

이런 점에서 메탄을 먹는 미생물, 멤을 사용하면 진정한 '청정' 비료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게 윈드폴의 주장이다.

 

CNBC에 따르면 윈드폴은 지난 10년 동안 멤의 사용 방법을 연구했고 2년 전부터 고객들에게 출시하고 있다.

 

실버만은 “솔직히 수요가 굉장히 높다는 걸 알고서 상당히 놀랐다”면서 “그래서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어 현재 거의 모든 대륙에서 고객을 확보했으며 공급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료 업계에도 업체마다 경쟁이 치열하고, 메탄 포집을 위한 다른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멤을 이용한 방식은 윈드폴만이 확보한 독보적인 기술이라는 게 CNBC의 설명이다.

 

윈드폴의 투자사인 카발로 벤처스의 브렛 모리스 상무이사는 “지금까지 확보한 데이터상으로는 윈드폴의 멤 사업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여러 시범 사업을 통해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스 상무는 윈드폴이 아직 스타트업이지만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빠르게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윈드폴은 유기농 식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홀푸드 마켓에 우유 등 유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과 파일럿 프로그램 추진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메탄 배출을 완화하는 건 물론이고 홀푸드 마켓은 앞으로 기후 친화적인 유제품을 판매한다는 홍보를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윈드폴은 카발로 벤처스 외에도 프렐류드 벤처스, 아마존 기후서약기금,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메이필드의 후원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3700만 달러(약 503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인류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메탄은 탄소보다 양은 적지만 지구에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탄은 탄소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열을 가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메탄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난달 말 전 세계 10여 명의 과학자는 학술저널인 ‘프론티어스 인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강력한 지구 온난화 가스인 메탄의 전 세계 배출량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 위기의 위험한 고조를 막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메탄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절반에 책임이 있으며, 2006년경부터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어 이러한 오염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2020년대의 나머지 기간 동안 배출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지구 온도 상승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메탄은 대기에 도달한 후 첫 20년 동안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하는 온난화를 가져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메탄은 무엇보다도 농업, 매립지, 석유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다. 일부 기업은 메탄 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반면, 다른 기업은 메탄이 생성될 때 포집하여 이를 제거하려고 애쓰고 있다.

 

 

윤영무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3 한국금융IT빌딩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