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눈높이, AI에 맞추기

  • 등록 2024.11.13 17: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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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청년들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속앓이 중의 하나다. 그 숫자가 줄기는커녕 매년 조금씩 더 늘고 있는데 마땅한 대책도 없다. 그 원인은 청년들의 눈높이를 흡족 시킬 만한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힘들고 한창 성장을 위해 줄달음질쳤던 개도국 시절에도 ‘눈높이’가 높은 청년들이 있었지만 그 시절 청년들은 단계적으로 눈높이를 실현하려고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청년들은 직장만 가져도 만족했기 때문에 딱히 눈높이란 게 거의 없었다고 봐도 된다.

 

춥고 배고픈 시절에는 눈높이가 아니고 장래 포부 혹은 야망. 꿈으로 불렀다. 소박한 꿈이었으므로 평생에 걸쳐 그 꿈을 이루어가는 노력을 경주할 수 있었다. 개도국 청년들은 꿈과 야망이 당장 성취될 거라고 감히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좌절한다고 해도 마냥 쉴 여유가 있는 청년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단계에 들어선 지금의 청년들은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바로 원한다. 선진국 환경에서 자란 청년들은 개도국 시절 부모 세대들의 야망과 꿈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념의 ‘눈높이’를 가지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선진국 청년들도 꿈과 야망을 가지고 있지만 ‘눈높이’란 개념을 하나 더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가져보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왜 눈높이를 낮추지 않지?’ 하고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한심하다는 투의 반응을 보인다.

 

이들 청년들의 눈높이는 과거 부모 세대의 꿈에 비해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욕망을 담고 있다. 그것은 고연봉, 고용안정, 정규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한 마디로 청년들은 보수가 높고 인간 대접을 해주고 자부심을 느끼는 직장과 직업을 원하고 있다.

 

 

선진국 청년들의 눈높이 관념은 어릴 때부터 부모를 보고 사회와 언론으로부터 지식을 습득하고 대중문화를 접하면서 형성된 것이어서 누구의 조언에 의해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가지 못하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곳, 봉급이 많은 곳, 인간 대접을 해주는 곳, 안정적인 곳 등을 찾아 계속 직장을 옮겨 다닌다.

 

그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던져지고, 그 세월 속에서 좌절과 시련을 겪어야 눈높이의 거품을 뺄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한 마디 한다고, 합리적으로 설득한다고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다. 미국과 유럽처럼 성숙한 선진국 단계에서는 쉬는 청년들이 많지 않은 것은 직업과 직장에 대한 그들의 인식도 현실적으로 성숙해진 탓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눈을 크게 열어 보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펼쳐져 있다. 그것은 AI혁명이다.

 

AI 등장, 청년들에게 유리한 환경 조성

 

지금 청년들은 네이티브 디지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과 각종 앱, SW프로그램을 사용해온 청년들이다. 이전 세대들보다 생성형AI 도구들을 힘들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생성형 GPT가 등장한 2022년 11월 이후 2년여 지났지만 실제로 업무 현장에서 일반적인 필수 도구로 사용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사람들 간에 편차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볼 때 기성세대들은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대화형-GPT 또는 생성형-GPT는 일과 실무 업무의 게임체인저(gamechanger)라고 한 마디로 규정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난 6월 15개국의 13,102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성형AI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18세 이상에서부터 60대까지, 거의 전 연령대의 직장인들이고, 업종도 파이낸스, 테크 앤 미디어, 제조업, 에너지, 공공부문, 헬스케어, 소비자 등을 아울렀다. 국가도 미국과 프랑스, 브라질, 나이지리아, 중동 지역국가 등 모든 대륙에 걸쳐 설문조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푯값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AI 사용자들은 작년보다 올해 들어 점차 AI사용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일주일에 5시간 정도 이전보다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줄어든 업무 부담만큼 남은 시간을 생산성이 높은 업무로 활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기업의 리더급과 매니저급의 생성형AI 사용률이 말단 직원들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CEO와 임원, 고위 간부 등 리더급의 88%가 생성형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업무 중 82%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저급은 64%가 AI를 사용하고 있었고 전체 업무 중 비중은 56%였으며 말단 직원들은 52%가 생성형AI를 쓰고 있었고 AI 업무가 43%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생성형AI가 고위직의 업무에 현재 더 유용하고, 현장 업무에서는 앞으로 더 업그레이드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무튼 생성형AI는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전 업무에 걸쳐 활용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생성형AI가 어떤 점에서 유용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시간절약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84%로 나타났고, 업무 속도 향상과 업무 질 개선의 효과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83%, 81%였으며, 행정업무 감소 효과로 답한 사람은 80%였다. 이에 따라 기업 리더급들의 64%는 현재의 기업 조직을 생성형AI를 포용하는 쪽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생성형AI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휴넷 등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약 42%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응답자 중 58%는 생성형 AI가 향후 본인의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세대별로는 1~3년차의 신입 사원들이 생성형 AI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AI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 직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직장인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스턴컨실팅그룹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Ai도구 사용 숙지에 위한 시간과 훈련을 넉넉히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 언제 AI도구를 사용해야 할지, 자신의 업무와 잘 매치되지 않거나 통합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현실적인 문제인 동시에 앞으로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이기도 하다.

 

생성형AI가 우리들의 업무현장으로 들어오면서 기업의 업무 성격과 업무 프로세스에서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AI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제조하는 곳에서 일차적으로 일자리가 변할 것이고 AI와 접목하는 산업과 업종에서 직업과 직장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AI도구를 사용하는 기업 업무 현장에서 새로운 직업들이 탄생할 것이 틀림없다.

 

요즘 AI에이전트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기업 경영을 돕고 있는 ERP산업이 AI에이전트 산업으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AI기술 자체를 연구·개발하는 분야에서 엄청난 투자가 집중되고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자율주행차, 인간형 로봇 등의 2차 AI물결이 서서히 일반인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청년들이여, AI혁명에 올라타라!

 

쉬고 있는 청년들의 상당수가 기존의 직업과 직무를 얻기 위해 어쩌면 이미 수명을 다해가는 지식과 기술, 기능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첨단기술이 등장하면 이전 기술에서 선두 자리를 지켰던 기업들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테크 기업들 중에서 AI기술에 성공적으로 승선한 곳은 엔비디아, MS, SK하이닉스, TSMC라고 한다면 주춤거리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인텔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인텔도 AI기술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기업이 이렇듯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쉬는 청년들이 쉬고 싶어서, 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준비하고 있을 뿐, 우리나라의 훌륭한 자산이다. AI혁명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 청년들에게 가슴 설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전 세대들보다 디지털 기술에 최근접해 있고 가장 잘 다루고 있는 청년들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AI혁명이라면 청년들은 기술에 떠밀려갈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치고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생성형AI 도구를 모든 업무와 공부에서 적용하며 창조적으로 새 영역을 개척해보는 도전장을 던져보는 것이 어떨까.

 

정부도 AI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알선하는 등 청년들과 AI기술을 연계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상용 기자 medi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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