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다.
정치내.외적인 논란으로 잠잠할 틈 없는 시간들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물 밑에서 조용히 내일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새 정부는 환경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 서 있었다. 2050 탄소 중립 시대를 위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
과연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한국의 환경 정책은 어떤 변화와 결실을 맺었을까. 칭찬해 줄 건 칭찬해 주자. 환경부는 지난 시간 동안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그간의 성과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물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해 탄소중립 달성의 첫발을 내디뎠다.
또한 현장과 괴리된 환경규제는 버리고 미래 신성장동력인 녹색산업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 2023년부터 2년 연속 녹색산업 수주․수출 20조 원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강우 관측 역사상 최대 강도의 비(146mm/h)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극한 폭우가 발생했다. 한편, 2022년에는 광주·전남에서 227일간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이에 환경부는 일상화된 기후재난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치수·이수 대책을 수립해 본격 추진하고 있다.
4대강 보(洑)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섬과 내륙 지역에 지하수 저류댐의 설치를 확대했다. 아울러 대산·여수 산업단지에 해수담수화 기반을 구축하고, 하수재이용수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대체 수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미래의 물수요와 극한 홍수에 대비해 연간 2.5억톤(220만명 사용 가능)의 물 공급과 홍수 조절을 위한 기후대응댐 건설을 본격 추진 중이다.
환경부는 올해 7월에 발표한 14개 후보지 중 지역 설명회를 통해 주민 공감대가 형성된 후보지(10개)부터 단계적으로 기후대응댐 건설을 추진하고 나머지 4개 지역은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7월 다목적댐, 홍수조절댐 등 14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발표했고 지역 의견수렴을 거쳐 주민 공감대가 형성된 10개 후보지를 포함한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 수립 중이다.
지방하천 20곳을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켰고 국가하천 수위 상승 시 영향을 받는 국가-지방하천 합류부(411곳)도 국가가 책임지고 정비토록 했다.
보다 빠르고 촘촘한 홍수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홍수특보지점을 확대(75곳→223곳)하고 올해 5월부터 인공지능(AI) 홍수예보를 본격 도입했다. 또한 홍수특보 발령 시 개인별 위치정보(GPS)를 활용해 침수우려지역 안내문자를 제공하고 차량 운전자에게는 홍수경보 발령지점이나 댐 방류 지점 부근 진입 시 내비게이션을 통해 홍수 위험정보를 제공했다.
환경부는 환경정책의 목표는 차질없이 달성하되 그간의 획일적 규제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여건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왔다.
신규 화학물질 등록기준을 유럽연합(EU) 등 국제적 수준으로 조정(연 0.1톤→1톤)하고 그간 획일적으로 적용되던 화학물질 규제(취급시설 검사, 영업허가 의무 등)를 사고위험에 비례해 차등적으로 적용토록 개선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러한 화학물질 규제 개선은 시민사회·산업계·정부로 구성된 화학안전정책포럼을 통해 도출한 대표적인 협치(거버넌스)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 했다.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환경영향의 정도에 따라 절차를 차등화해 환경영향이 적은 사업은 신속 평가로 대체하고 소규모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따라 조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환경부가 평가를 독점하지 않고 소규모 사업은 분산 평가를 하게 함으로써 절차의 간소성과 신속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업종에 대해 특화된 화학물질 규제를 신설․적용했다. 그 결과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조성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단지에는 용수가 적기에 공급되도록 지원하고 환경영향평가 지원반을 구성해 평가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경우 국토부와 전략적 인사교류를 통해 협업하며 산단 조성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어 통상 후보지 선정부터 부지조성 착공까지 7년 이상 걸리던 것이 3년 6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제성이 높고 유해성이 낮아 순환이용성이 높은 폐자원은 폐기물 규제를 면제하여 자원 활용도를 높였다.
폐광지역 석탄 경석의 경우 지자체의 친환경적 관리를 전제로 폐기물에서 제외해 건축자재, 세라믹 등 산업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석탄 경석의 산업적 활용 및 지역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약 3383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순환경제 분야 신기술·서비스에 대해 현행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 신속한 사업화와 실증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규제특례 제도도 시행했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관계부처 합동으로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의 순환이용 활성화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이행안(로드맵)을 수립했다.
국제 사회와 약속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책임 있게 수행하되 실현 가능성과 혁신기술 개발을 고려해 부문별 감축 목표를 조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논의를 거쳐 지난해 4월에 수립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약속대로 이행하고 있다.
원전,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발전 확대, 산업의 저탄소 체질 개선, 무공해차 보급 확대등 감축계획을 추진한 결과 최근 2년 연속(’22~’23)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
연 신차대수 중 무공해차 비중은 2019년 2.2%(3.9만대)에서 20’21년 6.3%(10.9만대), 2023년 9.6%(16.7만대)로 늘었다.
온실 가스는 2021년 676.6백만 톤에서 2022년 652.8백만 톤으로, 2023년 624.2백만 톤으로 4.4% 감소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제 활동이 증가(GDP 증가)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는 점은 우리 경제구조 체질이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실현하는 저탄소 경제로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풀이 했다.
건설사, 유관 공기업, 수출 금융기관 등 72개사가 참여하는 녹색산업 협의체(얼라이언스)를 구성해 맞춤형 지원전략을 설계했다.
17개국에 민관 수주지원단을 파견한 결과 오만 그린수소 부문, 아랍에미리트 해수담수화 부문 등 해외 녹색시장을 선점해 2023년 수주·수출실적 20조 원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10월 기준으로 20조 원을 이미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축소, 농촌지역 불법소각 집중관리 등 산업·수송·발전·생활 전 분야에 걸친 초미세먼지 저감 대책 추진으로 연간 전국 평균 농도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보다 강화된 녹조관리체계 구축, 노후상수도 정비 확대 등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반대하던 지역주민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설득해 2016년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7년 만에 팔공산 국립공원을 신규 지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그린벨트 훼손지역 및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주변 훼손지 복원을 추진하는 등 국토의 자연환경 가치 증진 노력을 다각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3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분담금을 추가로 부과(1,250억 원)하는 한편 총 6차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위원회를 개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833명의 판정을 완료하는 등 피해구제 속도를 가속화했다.
또한 같은 해 폐암 피해 신청자 구제를 최초로 추진하고, 피해구제 결정 등에 대한 재심사제도를 시작하는 등 피해 구제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대표적 환경오염 피해지역인 김포 거물대리 일원을 복원하는 ‘김포 환경재생 혁신복합단지’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오염토양 정화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공급 및 생태공원 조성 등을 통해 약 16조 원 규모의 생산효과와 12만 명의 고용 효과도 창출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피해자 198명에 대해 약 14.3억원의 구제급여(의료비 등)을 지급했다.
환경부는 그간의 정책 성과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내년부터 기후재난, 농·수산물 생산변화 등 기후위기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후위기 적응정보 통합플랫폼 구축(’25~’28)을 추진하는 한편 기후물가 안정화 등을 포함한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26~’30) 마련을 통해 기후변화 취약계층을 중점적으로 지원하여 기후위기 적응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구 감소, 고령화로 소멸되고 있는 지역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획일적 환경규제가 아닌 지역의 여건과 책임에 기반한 맞춤형 규제 적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환경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력이 곧 국가 경쟁력의 지표가 되고 있는 만큼 범부처 차원에서 인공지능(AI) 혁신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전략을 재정비하고 기후대응 지휘본부(컨트롤타워)인 ‘기후위기대응단’을 신설하여 속도감 있는 추진과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