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창사 첫 1조 클럽 가입, 시작은 '닭발' 이었다

  • 등록 2024.12.09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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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 나이키 등 굴지의 1위 제치고 1조 클럽 가입
해리티지 지키며 도전 멈추지 않았던 것이 도약 원동력

 

뉴발란스가 200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처음 브랜드 런칭을 할 때만 해도 "그게 돈이 되겠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나이키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어 비관론은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뉴발란스의 도전은 오래지 않아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0년 5000억 원을 넘어선 매출은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상승세를 타며 올 시즌 드디어 1조 클럽에 이름을 들이밀 수 있었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거둔 성과였다.

 

라이벌이자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신발 메이커인 나이키가 조던 시리즈 외에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한 사이 뉴발란스는 끊임없이 다른 아이템을 창출해냈고 해리티지까지 인정을 받으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호카'나 '온' 처럼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브랜드 들에 대해서는 새로움을 무기로, 나이키 등 전통의 강자들을 상대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의 미를 앞세워 상대를 해낸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됐다.

 

스포츠 의류·신발 업계에선 "요즘 MZ 세대는 (농구 영웅)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디자이너인 줄 안다"는 말로 나이키의 몰락을 점쳤었다. 반면 뉴발란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힘이 됐다. 뉴발란스의 성공은 불황의 시대,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뉴발란스는 어떻게 불가능해 보이던 스포츠 의류.신발계의 1등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닭발에서 시작된 아이디어

 

뉴발란스의 출발은 닭발이었다.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실제 닭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브랜드가 시작 됐다. 뉴발란스는 1906년 창업자 윌리엄 라일리가 뒷마당에서 뛰어놀던 닭이 3개의 발가락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 균형을 창조한다’라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 태생 브랜드다.

 

1938년 캥거루 가죽 소재로 브랜드 첫 러닝화를 만든 뉴발란스는 오늘날 인체 공학적인 구조의 기능성 신발과 스포츠 의류, 용품 등을 제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났다. 

 

뉴발란스는 1956년 당시 브랜드 2대 오너였던 폴 키드가 사명을 ‘뉴발란스 정형외과 연구소(NEW BALANCE Orthopedic Labatory)’로 변경했던 이력이 있을 정도로 신발과 발에 대해 진정성있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브랜드다. 오늘날에는 퓨어셀, 프레쉬 폼 등 현대적인 기술이 집약된 러닝화를 개발하고,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1906년 탄생 및 118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 헤리티지를 지키고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 하고 있는 것이 현대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1조 클럽 원동력

 

뉴발란스는 문화적인 요소와 스포츠가 조화롭게 섞인 혁신적인 상품 개발, 콜라보 및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인이 되는 러닝부터 농구, 야구, 테니스까지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특화된 신발과 의류, 용품 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뉴발란스 브랜드 정수가 담긴 프리미엄 라인 ‘메이드 라벨(MADE IN US/UK)’를 통해 아메리칸 헤리티지, 클래식 무드의 브랜드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뉴발란스 고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을 확장하기 위해 MZ 트렌드 및 시즌 트렌드를 반영한 카테고리 연구 개발에 힘쓰며 성장했다. 스니커즈 라인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530, 327, 574와 같은 메가 히트 상품도 선보였다. 860시리즈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러닝화 신제품 라인도 지속 개발 중이다.

 

뉴발란스는 브랜드 앰버서더를 활용해 대중들에게 젊고 트렌디한 상품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뉴발란스 마니아들을 위해 브랜드 히스토리와 헤리티지를 알리는 영업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며 쾌속 성장을 계속했다. 또한 개인의 다양한 러닝 방식을 존중한다는 ‘런 유어 웨이(Run your way)’와 같은 뉴발란스만의 고유한 철학이 담긴 글로벌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고객들에게 러닝 문화를 전파하고 러닝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제안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10월 16일 성수동에 오픈한 뉴발란스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브랜드 정체성과 함께 신발 본질에 집중하려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뉴발란스의 프리미엄 클래식 스니커즈 ‘99X’ 시리즈라고 불리는 ‘메이드(MADE)’ 라인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공간이며 브랜드에 대한 히스토리와 쉽게 접하기 어려운 헤리티지 있는 신발을 만나볼 수 있다.

 

 

◇왜 모델이 아니라 앰버서더인가

 

뉴발란스의 성공은 다양한 앰버서더 선정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아이유, 김연아, 윈터(에스파), 공유 등 남·여와 세대를 아우르는 모델들을 쓰며 성공의 길을 가고 있다. 특색이 있는 부분은 제품 모델을 '모델'이라는 통칭 대신 '앰버서더'라는 다른 이름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 발란스 관계자는 "앰버서더는 단순히 화보와 광고 촬영뿐만 아니라 뉴발란스 브랜드 관련 다양한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고 브랜딩에 기여한다. 앰버서더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관과 뉴발란스의 가치관이 잘 맞을 때 앰버서더 발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프스타일, 퍼포먼스 영역 등 세분화된 상품 카테고리에 맞춰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선보인다. 뉴발란스는 'Fearlessly Independent(두려움 없이 나의 길을 가다)' 라는 브랜드 모토와 함께 운영되며, 앰버서더 선정 시에도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따진다"며 "아이돌 걸그룹이 흥행하던 시기에 통기타를 들고 홀로 데뷔했던 아이유가 브랜드의 대표적인 앰버서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해당 기준에 부합해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최근 영타겟을 겨냥해 출시했던 글로시 의류, 의류 라인 등이 연달아 히트를 쳤고, 스니커즈 라인과 함께 의류, 용품이 고르게 성장하며 카테고리의 밸런스를 잘 갖출 수 있었다.

 

◇판매 트랜드를 잡아라

 

뉴발란스는 디자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듯 하면서도 세련된 미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뉴발란스는 국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신발 카테고리에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하고. 매 시즌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뉴발란스 브랜딩을 강화한 것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했다"며 "최근 뉴발란스는 브랜드 앰버서더를 활용해 대중들에게 젊고 트렌디한 상품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뉴발란스 마니아들을 위해 브랜드 히스토리와 헤리티지를 알리는 영업 마케팅을 지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한국에서 사랑 받는 이유눈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를 담은 캠페인과 상품을 통해 국내 고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비결로 꼽히고 있다.

 

뉴발란스는 2008년 이랜드가 뉴발란스 미국 본사와 국내 독점 계약을 맺으며 판매를 시작했다. 530, 1906 시리즈 등 이랜드MD가 글로벌 본사에 제안해 출시한 상품이 글로벌적으로 흥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뉴발란스의 매출이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마케팅에서도 한국의 추후 계획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지를 해주며 이랜드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뉴발란스 숫자의 비밀

 

뉴발란스 모델들은 마치 암호같은 넘버링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숫자로 불리는 운동화 사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뉴 발란스 관계자는 "넘버링 시스템은 숫자를 통해 각 신발의 역할과 용도를 보여주고 소비자들에게 뉴발란스 고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게 한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첫 번째 숫자는 신발의 퍼포먼스 등급을 뜻하고 나머지 숫자는 해당 신발의 특징과 목적을 담고 있다"며 "860시리즈는 첫 번째 숫자가 8은 중상위권의 퍼포먼스와 가격의 신발이라는 뜻이고, 60번대의 숫자의 경우 안정성이라는 특징으로 발의 아치가 낮은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숫자 속에 담긴 고정된 의미 외에도,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 경우도 있다.

 

327 시리즈는 최초의 N로고와 넘버링인 320과 독특한 아웃솔의 355의 히스토리를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327로 넘버링되었다. 또 574 시리즈는 1988년, 576과 575의 기능적/디자인적 장점을 베이스로 더욱 심플하게 재해석한 574가 출시 됐다.

 

넘버링으로는 첫 574의 치수인 5.74cm 가 그대로 쓰였다. 574는 합리적인 비용과 성능으로 스포츠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고, 90년대 중반부터는 패션 문화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모델이다.

정철우 기자 butyou@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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