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여름 어느 날, 레이먼드 다트(Raymond Dart)라는 인류학자가 놀라운 발견을 했다-그리고 이 발견을 통해 1세기 동안 우리를 오도했던 인간 본성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 냈다.
다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타웅(Taung)마을 근처에서 광부들이 발굴한 화석 세트를 조사하던 중 고대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를 연결할 두개골(頭蓋骨, 머리뼈)을 발견했다. 이 두개골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us africanus) 종에 속한 어린이 개체로 알려졌다가 나중에 타웅 차일드(Tanung Child)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 두개골(頭蓋骨)은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상지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지만 인간의 본성에 관한 대한 뭔가 불길한 느낌을 주는 듯했다. 왜냐하면 뼈에는 길고 좁은 날카롭게 절개된 일련의 흔적이 부식되어 있었는데 다트는 이 흔적을 인간이 만든 도구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젊은 인류의 조상은 같은 종족의 또 다른 구성원(아마도 배고픈 삼촌일 것이다)에 의해 도살되어 잡아먹힌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이를 가지고 다트는 우리의 조상은 사람을 잡아먹는 살인자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어린 개체 뼈에 각인된 흔적으로부터 우리 조상은 식물과 과일을 먹다가 고기를 먹는 "포식자로 전환"한 종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서로를 잡아먹고 먹힌다.
다트의 논문은 빠르게 과학적 합의를 이루었고 다른 인류학자들 역시 인간이 무자비한 사냥꾼으로 진화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여러 사실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아마도 먹이를 지치도록 해서 잡기 위해), 정확하게 물건을 던질 수 있고(창으로 먹이를 죽이기 위해), 잘 협력할 수 있다(협동하여 먹이를 죽이기 위해).
우리의 본성이 약탈적이라는 가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누군가가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순간(예를 들어 교통 체증 때 우리 앞으로 끼어드는 것) 우리는 그들이 의도적이라고 가정한다(그래서 우리는 화를 낸다). 또한, 인간이 약탈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은 우리의 정치에 대한 인식을 형성한다. 우리와 "반대편"에 선 사람들은 종종 무자비하고, 냉정하며, 우리에게 해를 가하는 짓을 행복하게 여기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본성적으로 포식자라는 널리 퍼진 가설에는 눈에 띄는 문제점이 있다. 1990년대에 고고학자 리 버거(Lee Berger)와 다른 연구자들은 다트가 연구한 화석을 다시 조사 했다. 타웅 차일드(Taung Child)의 뼈는 도살된 동물들의 뼈 무덤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인간을 잡아먹는 포식자의 굴이었음을 시사한다.
리 버거는 역시 이 굴에서 타웅 차일드 뼈 외에 독수리알 껍질과 비슷하게 생긴 것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인간은 이 작은 간식-독수리알을 얻기 위해 치명적인 낙상 위험을 무릅쓰고 독수리알을 모아놓고 먹는 수고를 감수하려 했을까? 그는 그게 궁금했다.
다트가 발견한 것은 인간이 포식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부화한 독수리 새끼의 버려진 알껍데기가 완비된 고대 독수리의 둥지였다는 증거인 듯하다. 타웅 차일드(Taung Child)의 "도살" 흔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이론은 설득력이 있다.
그 패턴은 독수리가 부리로 긁는 것과 일치한다. 두 개의 관모(冠毛)를 가진 남미에 사는 큰 독수리 하피(hárpy)는 요즘도 작은 염소를 잡아갈 수 있는데 선사 시대 독수리는 확실히 인류 아이를 집어 올릴 만큼 컸다. 다시 말해 그 아이는 독수리 먹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약한 몸은 또한 우리의 위치가 원래 먹잇감이 되었다는 것을 무심코 노출하고 있다. 진정한 포식 자와 달리 우리는 식물과 과일을 씹기에 더 적합한 치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발톱은 사냥하기엔 우스꽝스럽다.
인류가 사냥당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인간이 두려움 속에서 살고 끊임없이 보호를 추구하는 먹이 의식으로 진화했음을 암시한다. 현재 인류학자들은 초기 인간이 많은 날을 포식자에 대해 걱정하며 보냈고, 밤의 대부분을 그랬다고 믿는다. 표범과 같은 큰 고양이는 밤에 영장류를 사냥한다. 그들의 눈은 어둠 속에서 볼 수 있지만, 우리의 눈은 낮에 익은 과일을 감지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볼 수 없다.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두려움의 모습은 우리가 이해하는 인간 심리와 일치한다. 우리는 위협을 빠르게 감지하고 위협이 사라진 후에도 위협이 나타났던 장소에 집착하도록 하는 유전자가 하드웨어에 내장되어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안전한데도 "아동 포식자"가 우리 아이들을 납치해 갈까 봐 두려워한다.
마을과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이제 대부분 동물 포식자로부터 안전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쉽게 겁을 집어먹는다. 소셜 미디어를 주고받거나 투표할 때나, 좌우지간 무엇을 하든 우리 모두 여전히 어둠 속에 숨어 있는 큰 고양이를 걱정했던 조상들의 유전자를 지니고 남의 먹잇감이 될까 봐 두려워한다.
아마도 지금 서로 정치적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먹잇감으로 삼는 포식자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진정한 동기를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여러분의 믿음이 여러분의 두려움과 자기 자신, 가족, 지역 사회, 국가를 보호하려는 여러분의 욕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솔직하게 설명해 보자.
그리고 “여러분이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또는 "무엇이 여러분을 위협적으로 느끼게 합니까?"라고 솔직하게 물어주고 들어주자. 그렇지 않은가? 인간은 모두 자신이 먹잇감이 될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상호소통할 수 있고 정치적 적대감을 달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