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사업 성공은 시장 형성과 공급망 구축이 필수

  • 등록 2025.01.11 2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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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영인에너지솔루션 김종화 사장

- 기후변화와 AI시대 위한 필수 인프라 시설 강조

 

 

지난 1996년 창업한 후 전기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으로서 견실하게 성장해 온 영인에너지솔루션이 최근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인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전기 엔지니어링 회사로는 처음으로 에퀴노르가 개발 중인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전기분야 오너스 엔지니어(Owner’s Engineer)로 선정됐다. 또, 영광낙월해상풍력,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전력 계통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영인에너지솔루션은 이 외에도 국내 다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관한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국내 해상풍력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영인에너지솔루션에서 해상풍력 등 신성장 분야와 솔루션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김종화 사장을 만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해상풍력과 전력망에 대해 알아봤다. 김 사장은 한전에서 해상풍력사업을 오랫동안 담당했으며 풍력 분야 학회 활동을 해오며 정부와 민간의 가교 역할도 해온 전력과 해상풍력 분야의 베테랑이다.

 

Q. 낙월해상풍력사업에서 전력계통설비와 송전 및 배전 관련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요?

 

우리 회사는 364MW 용량의 낙월해상풍력의 154kV 개폐소 기기 및 자동제어 시스템과 154kV 변전소 기기 및 보호계전시스템을 공급·설치하며, 해상풍력에서 발전된 전력을 한전의 전력계통망에 연결하는 부분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요되는 기자재는 영인에너지솔루션의 자체 제품을 포함하여 모두 국산 기기를 사용합니다.

 

Q. 해상풍력사업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겠습니다만, 요즘 ‘전력 계통’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전력 계통 문제는 AI 도입의 급속 확장과 전기차 증가 등 전기에너지 수요의 폭증으로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해 주는 전력 계통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함으로써 나타나는 핫이슈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인데요. IEA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2040년까지 현재 운영 중인 계통 설비만큼 추가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웃 국가와 연결되지 않은 고립 계통이면서 수요지와 생산지가 떨어져 있어 대규모 송전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345kV 이상 송전선로 건설에 최소 10년 소요되므로 전력 계통의 확충이 매우 시급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획기적인 전력 계통 확충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여 이미 국회에 상정된 ‘국가 기간망 확충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전력망이 확충되지 않으면 해상풍력에서 전기가 생산돼도 필요한 수요처로 전기를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Q. 전력 계통에서 영인에너지솔루션은 어떤 기여를 하는지요?

 

기존 전력망의 효율적 이용과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 절약 기술 등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회사는 전력 분야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서 모든 기술과 역량을 총동원해 전력 계통 문제 해결의 첨병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Q. 영인에너지솔루션의 전력 계통 기술과 품질 수준은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평가해 주신다면요?

 

우리 회사는 CEO를 비롯하여 한국전력공사에서 전력 계통의 각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가진 20여 명의 전문가와 창업 후 지난 28년간 전력 설비 설계, 제조, 건설, 엔지니어링 등 전반에 걸쳐 활약한 전문 기술자들의 집합체라고 자부합니다. 기술력도 국제적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 최고의 민간 전략 분야 엔지니어링회사입니다.

 

해상풍력사업은 단지 자체에 필요한 전력 시스템 기술과 한전의 전력 계통에 접속하기 위한 기술들이 종합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는 그런 역량을 갖추고 현재 많은 해외 선진 해상풍력 사업자에게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Q. 미얀마에 지사를 두고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고 있는 줄로 압니다. 어떤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외 해외 진출 계획과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미얀마에는 2004년 한국전력공사와의 협업으로 처음 진출했는데, 우리 회사의 기술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미얀마의 중추 전력계통설비인 230kV급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 기술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현지에 엔지니어링 법인(MYI: Myanmar Young In Co.Ltd)을 설립하고 30여 명의 숙련된 현지 기술 인력이 전력 설비 건설, 유지보수 업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7년에는 보호 배전반, 감시제어시스템 등 전력 기자재를 제작하는 공장도 설립하여 70여 명의 현지 기술자들이 미얀마 시장에 판매를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향후 미얀마의 두 현지법인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을 주도하는 엔지니어링, 제조회살 도약할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태양광, 풍력 등 신생에너지와 각종 송배전 전력 기자재의 생산 품목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2004년 미얀마 진출, 2개 현지법인 설립 운영 중

▲ 필리핀, 싱가포르, 파키스탄, 중동, 미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수주 실적

 

우리 회사는 그동안 미얀마 이외에도 필리핀, 싱가포르, 파키스탄을 비롯하여 아시아, 중동, 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엔지니어링과 건설사업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현재에는 가나, 타지키스탄, 에티오피아에서 전력 분야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전력 계통 확충이 국가의 우선순위 사업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 회사는 한국에서 체득한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하여 전 세계의 전력 계통 확충 사업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Q. 지난 2023년 해상풍력과 태양광 분야의 신사업본부를 만든 줄로 압니다. 현재 상황과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 회사는 전력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신설된 신성장 사업본부는 해상풍력의 초기 개발, 설계, 유지보수 기술 강화에 집중하며, 글로벌 기술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EPC(Engineering 설계, Procurement 조달, Construction 시공)뿐만 아니라 직접 투자를 통해 발전소 설계와 운영뿐 아니라,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 와 연계한 스마트 태양광 솔루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특히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통합한 재생에너지 플랫폼을 구축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국내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진출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탄소 중립과 환경 보호,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핵심 가치로 삼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습니다.

 

Q. 한국의 해상 풍력산업은 유럽과 중국 등에 비해 출발이 늦어 관련 기술과 법·제도 등에서 부족한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이 잘 추진되고 국내 기업들이 그 기술을 가지고 해외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한국의 해상풍력산업은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으로 영광 낙월해상풍력사업은 이를 대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364.8MW 규모로 2026년 7월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한국 해상풍력시장의 본격적 개막을 상징합니다. 다만,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시장 형성과 공급망 구축의 균형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낙월해상풍력사업에는 100여 개 국내기업이 참여해 해상풍력 기술과 기자재를 정착시키며, 장기적으로 공급망 성장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 산업은 크게 보면 전기, 기계, 토목, 환경 여기에 로봇, IT 등 종합적인 산업이 융합된 분야입니다.

 

낙월해상풍력단지와 같이 대규모 기술 집약 단지는 규모의 경제 이론이 가장 잘 적용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먼저 개발해서 성공하면 나중에 출발하는 회사도 덕을 보게 돼 있는 겁니다. 무조건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거지요. 영광낙월해상풍력은 국내에서 순수 민간 디벨로퍼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앞서가고 있는 사업입니다. 우리나라 공급망 사슬에 있는 각 기업은 이제 막 본격적인 출발선상에 있는 해상풍력산업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협력하는 분위기가 하루 빨리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Q. 해상풍력 건설에서 국산 기자재를 많이 써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외국 부품을 써야 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국산 기자재 사용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면, 해외 부품을 꼭 써야 하는 거 외에는 한국 기자재로 모두 교체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마음 한뜻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합심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에서 할 수 있다면 굳이 외국 부품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비싼 물류비에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언어도 그렇고 굳이 복잡하게 외국 부품을 수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못하니까 할 수 없이 힘들게 외국에서 수입해서 쓰는 겁니다.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만 해도 국산 기자재가 70% 이상입니다. 이들 기업의 수주액을 다 합하면 수조 원이 될 겁니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 사업으로 트랙 레코드가 생기는 겁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건설한 해상풍력사업은 100메가와트가 최대입니다. 해상풍력은 300 이상 400메가와트 정도를 해야 어디 가서 실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100 메가와트는 국내에서 모든 것이 조달 가능하지만 400메가와트 정도면 국내 재원 조달이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대형프로젝트다 보니 어려움도 많습니다. 그래서 첫 프로젝트를 잘 가게 도와주면서 리스크나 시행착오 등을 배워서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유럽이 해상풍력에서 선두라고 하나 세계적인 유럽 디벨로퍼들은 엄청난 위기를 겪었고, 그 시행착오를 통해서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전문적인 얘기겠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해온 해상풍력의 하부 구조물은 대부분 자켓 구조물입니다. 영광낙월해상풍력은 처음으로 모노파일로 하부 구조물을 만듭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거의 모노파일을 합니다. 물론 지형에 따라서 필요성이 다를 수는 있지만, 모노파일이 훨씬 더 기술력도 뛰어나고 앞으로 확장성도 높습니다. 자켓 방식으로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모노파일은 못 만든다고 했습니다. 실제 경험도 없고 기술력도 부족하기 때문이죠. 모노파일이 심플한 것 같만 자체 기술력이 있어야 합니다. 낙월해상풍력은 과감하게 모노파일을 설치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에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풍력 강국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2.5기가와트를 2016년까지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겨우 60메가와트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2,500메가와트 중에서 60메가와트를 한 것입니다. 

 

해상풍력은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이 첫 번째 사업부터 참여하기를 바랄 수는 있겠으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앞으로 사업 물량은 계속 나올 겁니다. 물론 국내 첫 번째 프로젝트를 했다는 상징성이 있겠지만,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는 첫 번째든 두 번째든 상관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첫 번째가 리스크를 더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뒤로 가는 게 기업의 입장에선 나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국내에 허가받은 해상풍력 용량이 30기가와트인데, 정부는 2030년까지 14.3기가와트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만, 이러다간 3기가와트도 안 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2030년이라고 해봐야 앞으로 5년입니다. 이 기간에 해내려면 항만 용량이 있어야 하고 배가 있어야 하고 설치하는 여러 가지 선단들과 공장들도 있어야 합니다. 이걸 해내려면 중국이든 어디서든 빨리 구해 와서 일을 해내야 합니다.

 

 

낙월해상풍력 개발사인 명운산업개발은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당겨서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일을 해낸 겁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이 젊은 시절 뚝심과 패기로 항만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보면 무모하게 밀고 나가 우리나라 조선 산업을 일으켰습니다. 해상풍력도 마찬가지로 저돌적인 추진력이 없으면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명운산업개발 대표께서 대단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것에 대해 큰 박수를 보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 프로젝트는 어지간해선 끌고 갈 수 없습니다. 규모가 워낙에 큽니다. 국내 대기업도 3조 원짜리 사업을 시작해서 15년이나 20년 후에나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가긴 어렵습니다.

 

해상풍력사업의 성공적 발전은 시장과 공급망의 상호보완적 성장에 달려 있습니다. 초기에는 해외 공급망을 활용하더라도 대규모 프로젝트의 상업 운전이 시작되면 국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죠. 이를 위해 정부는 인프라 개선, 법적 명확화, 시장 활성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낙월해상풍력사업이 한국의 해상풍력산업 발전을 이끄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국내의 해상풍력사업이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는지요?

 

영국이 해상풍력에서 전 세계 1등으로 리드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국은 제조업이 없습니다. 금융과 엔지니어링 서비스로 세계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리드하고 있는 겁니다. 영국 대사관 주최로 우리나라에서 매년 두세 번씩 포럼이 열립니다. 영국의 서비스 회사들은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래 가능성으로 볼 때 영국보다 훨씬 더 잠재력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는 엔지니어링 서비스도 훌륭하고 우수한 연구 인력도 아주 많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는 분야별 전문가가 많습니다. 국내 풍력에너지학회의 구성원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금융이 약합니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이 대규모의 자금력으로 덴마크의 해상풍력 펀드에 투자해서 전 세계에 걸쳐 국민연금 돈으로 수십 기가와트 사업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영국과 덴마크처럼 기획 개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술만 가지면 다 되는 줄로 아는데, 기자재를 납품하고 시공은 할 수 있겠지만 사업을 주도하려면 금융 역량이 중요하고 종합적인 기획 및 디벨로퍼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보험회사들은 해상풍력사업을 담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재보험사들은 모두 외국 회사들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하려면 여러 은행이 연합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조 원짜리 사업이라면 6천억 원은 사업자가 부담하고, 다음에 2조4천억은 은행에서 나와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이 그걸 해낼 여력이 없습니다. 해상풍력 파이낸싱을 하려면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되는데 그러려면 여러 금융사가 뭉쳐야 하고,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업에서 보험이 왜 중요하냐면, 운영되는 과정에서 터빈이 부러지거나 태풍이나 지진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를 감안해서 만들어야 하는 종합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Q. 해상풍력산업계의 입장에서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바를 말씀해 주세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은 시대적 요구이며, 앞으로 100년 이상 후손들의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해상풍력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이며, 조선 산업을 능가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정부 당국자들은 흔들림 없이 정책적, 제도적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회는 해상풍력 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국가기간망 확충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

 

 

저는 한전에서 2020년도에 해상풍력 사업단이라는 특별 조직을 만들어서 한국의 해상풍력 사업의 마중물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초대단장을 2년 반 활동하다 퇴직했습니다. 제가 단장을 맡고 맨 처음 한 일이 국내외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우리나라 현실이 어떠한지, 잠재력은 있는지를 확인하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엮어서 산업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전문 인력들이 얼마나 되고,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를 기자가 취재하다시피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전문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풍력에너지학회 일을 하게 된 계기도 됐고요.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풍력을 하겠다고 했으니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풍력산업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는 없었습니다. 기술은 있지만 일을 해볼 기회가 없었던 겁니다. 해상풍력과 같은 사업은 일을 직접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우리 회사만 해도 베트남에서 오라고 하잖습니까. 하루라도 빨리 낙월해상풍력사업을 마무리하고 그 실적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현재 해외에서 엄청난 시장이 열리고 있기 떼문에 국내 시장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최근 IEA에서 예측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작년 말 기준으로 해상풍력 용량이 75.2기가와트입니다. 이게 2030년이면 380기가와트로 확대됩니다. 또 2050년이면 2천 기가와트가 될 거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출발점에 서 있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완공된 75기가와트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했습니다. 앞으로 2030년 380기가와트, 그리고 2050년 2천 기가와트는 돈으로 따지면 1경 2천조 원입니다.

 

▲ 해상풍력 앞으로 1경 2천조 원 시장 열려. 한국은 기회 놓치지 말아야

▲ 해상풍력은 사이클 타지 않고 장기적인 투자 수익 가능한 사업

 

우리나라가 1경2천조에서 10%만 해내도 얼마입니까. 규모로 보면 반도체보다도 더 큽니다. 반도체는 사이클이 있지만 해상풍력은 일단 한 번 장착하게 되면 계속 갈 수 있는 사업입니다. 저는 한전에서 해외사업을 많이 해봤습니다. 전 세계 60여 개국을 돌아다녀 보면 우리나라같이 역동적인 나라가 없습니다. 

 

전력망 관련해선, 현재 한전이 혼자서 애쓰고 있는 것 같은데 이래선 안 되고 국가 전체의 어젠다이기 때문에 총리실 또는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각 부처 장·차관들이 점검하고 국가가 끌고 나가야 동력이 생깁니다. 

 

해상풍력도 마찬가지로 동력을 얻어서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그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기차 바퀴가 처음에 굴러갈 때가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굴러가게 됩니다. 정말 대단한 나라, 대한민국의 기술이 해외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재 해상풍력 특별법이 7개 정도 발의돼 있고,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 간 서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서 늦어지는 것 같는데, 처음부터 완벽한 법이 있겠습니까. 큰 틀에서 출발하고 보완해 가야 한다고 봅니다. 부족하더라도 일단은 출범하고 개정하면 될 거라고 봅니다.

 

Q. 최근에 덴마크의 풍력 관련 기업인 CIP사와 MOU를 체결했는데, CIP사는 어떤 회사이고, 이번 MOU 체결의 의미를 어떤 건지요?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그린에너지 투자개발사입니다. 약 4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고요. CIP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상풍력 개발사인 COP Korea를 통해 전남 신안과 울산 지역에서 총 4.4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 중입니다. 특히 유럽 북해에서 CIP가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 아일랜드 사업을 통해 해상풍력의 거대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CIP는 한국에서도 전남 지역의 해상풍력 발전전력을 서해안 해저그리드를 통해 수도권으로 직접 수송하기 위한 핵심 설비인 에너지 아일랜드 사업이 필요하다 결론짓고 그 사업의 한국 측 파트너 겸 전력 분야 컨설팅사로서 우리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이를 위해 2024년 4월 코펜하겐에서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후 양사는 긴밀한 협업을 통하여 한국에서의 에너지 아일랜드 사업 추진을 위한 자체 타당성 조사를 시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영인에너지솔루션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우리 회사는 한국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울산 반딧불이 사업에서 전기분야 엔지니어링 참여자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750메가와트 규모로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에서 국제 표준과 한국 규정을 비교해 기술 격차를 분석하고, 건설·발전·지질 조사 등 인허가 절차를 검토하며, 전력망 관련 로드맵을 수립해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지원했습니다.

 

▲ 영인에너지솔루션, 국내 최초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에 전기분야 사업자로 참여

 

또한, 해저 케이블 방어 규정 개선을 제안하고 전기 안전 검토를 통해 안정성을 강화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계약 기간 동안 주요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의 국내 정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부유식 해상변전소 설계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지원 연구 개발 과제를 준비하여 한국이 부유식 해상풍력의 선도 국가가 되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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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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