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의사, 의정 갈등 해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 등록 2025.02.03 19: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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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무의 기후칼럼】

우리나라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싸고 의정(醫政)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만 세계적인 관심은 AI 로봇 의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냐에 쏠려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2월 2일자)는 임상에서의 AI 응용을 연구하는 프라나브 라이프르카르 의학박사와 심장내과 의사인 에릭 J. 토폴이 공동으로 기고한 「로봇의사가 지금 당신을 볼 것입니다, The Robot Doctor Will See You Now」 라는 글을 실었다.

 

인공지능이 급속히 떠오르자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이란 도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격렬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 글을 쓴 두 사람 중 한 명인 라이푸르카르Rajpurkar박사가 저자로 참여한, 최근 MIT-Harvard 연구는, 방사선과(放射線科)의 의사가 흉부 X-레이에서 잠재적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방사선과 의사에게 질병 가능성에 대한 AI 예측을 보여주었을 때 의사들은 종종 자신의 판단에 비해 AI 조언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AI가 옳다고 볼 때에도 자신의 첫인상을 고집했고, 이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는 진단을 내렸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AI가 독립적으로 환자를 진단했을 때의 정확도는 92%였지만, AI 지원을 얻은 의사가 진찰했을 때의 정확도는 76%에 불과했다. 이는 AI 없이 달성한 74%보다 약간 나은 수치였다.

 

이 연구는 초기 단계이며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더 넓게 보면 지금 당장 의사에게 AI 도구를 제공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진단의 개선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 한다. 의사들은 AI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그것의 효용성을 의심한다. 심지어 그것이 명백하게 환자 치료를 개선 시킬 수 있는데도 말이다.

 

분명히 AI는 서서히 힘 있게 나아갈 것이고, 의학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의사가 신뢰할 수 있는 AI의 역할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의도적인 노동 분담이 해결책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사람인 의사와 AI 양자가 나란히 모든 사례를 나란히 검토하고 AI를 일종의 그림자 의사로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더 효과적인 접근 방식으로 AI가 독립적으로 적절한 작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게 하여 의사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그들의 전문성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동 분담은 어떤 모습일까?

 

연구에 따르면 세 가지의 뚜렷한 접근 방식이 있다. 첫 번째 모델을 보면, 의사는 처음에 환자를 인터뷰하고 환자에 대한 의료 정보를 모으기 위해 신체검사한다. 라이푸르카르Rajpurkar박사가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 하버드-스탠포드 연구는 이 순서가 왜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데-AI 시스템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환자 정보를 수집하려고 시도했을 때 진단 정확도가 급격히-한 사례에서 82%에서 63%로 떨어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AI는 여전히 자연스러운 대화를 안내하고 어떤 후속 질문이 중요한 진단 정보를 제공하는지 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의사가 먼저 임상 데이터를 수집하게 하고, 그런 다음 AI가 패턴 인식을 통해 의사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도록 하고 잠재적인 진단까지 하도록 제안할 수 있다.

 

다른 접근 방식에서 AI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능한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제안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AI는 이러한 작업에 대한 타고난 성향이 있는 듯하다.

 

2024년 연구에 따르면 OpenAI의 최신 모델은, 임상 사례 연구, 의학 문헌, 환자 관리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보면, 의사가 진단할 수 있도록 어떤 근거를 제공하거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등과 같은, 복잡하면서도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의사의 역할은 임상적 판단을 적용하여 AI의 제안을 치료 계획으로 전환하고 환자의 신체적 한계, 보험 적용 범위 및 의료 자원에 따라 권장 사항을 조정하는 것이다.

 

세 번째, 가장 급진적인 모델은 의사와 AI를 완전한 분리일 수 있다. 즉, AI가 특정한 일상적인 사례(예를 들자면, 정상적인 흉부 엑스레이 또는 저위험 유방조영술)를 독립적으로 처리하고, 의사는 더 복잡한 질환이나 비정형적인 특징을 지닌 희귀 질환에 집중하는 것이다.

 

초기 증거에 따르면 이 접근 방식은 특정 상황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작년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에 따르면 AI 시스템은 모든 정상적인 흉부 X선 사진의 약 절반을 안정적으로 식별하여 방사선과 의사가 의심스러운 이미지를 연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해 주었다.

 

8만 명이 넘는 여성의 유방 X선 사진을 포함한 획기적인 스웨덴의 실험에서 정밀 검사의 절반은 평소처럼 두 명의 방사선과 의사가 평가했다. 나머지 절반은 먼저 AI의 지원을 받는 스크리닝 검사로 평가한 다음 한 명의 방사선과 의사가 추가로 검토했다(AI가 높은 위험을 판단한 드문 경우에는 두 명의 방사선과 의사가 검토했다).

 

그 결과 AI 지원 접근 방식을 통해 유방암을 20% 더 많이 식별하는 동시에 전체 방사선과 의사의 업무 부담을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것은 의료 서비스에 장애를 초래하는 의료 종사자 부족을 보완할 가장 명확한 길일 수 있다. 이 모델은 AI 시스템이 초기 검진과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환자 분류를 할 수 있어서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 특히 전망이 밝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한적인 의료 전문가들로 하여금 더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방향을 잡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접근 방식은 책임, 규제 및 지속적인 임상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의료 교육은 의사가 AI를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언제 AI에 의존해야 하는지, 언제 자신의 판단을 신뢰해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커리큘럼이 개발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조사나 시범 프로그램에서 테스트 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일상적인 치료 현장에서 동일한 성공을 거둘 거라는 확실한 증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AI가 환자들에게 약속하는 바는 분명하다. 병목 현상을 줄이고 대기 시간을 단축하며 잠재적으로 치료에 있어서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의사들에게는 일상적인 부담을 덜어주어 환자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로봇 의사, 아직 보완할 점도 많겠지만 지금의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수있기를 기대한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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