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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지난달 말 미국에서 개봉된 로봇 여자 친구 영화인 “동반자, Companion”은 독신 여성이 남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드루 핸코크(Drew Hancock, 1979~, 미 ABC의 심야 토크 쇼, Jimmy Kimmel Live! 전문가.
2018년 ‘My Dead Ex’와 2011년 ‘Suburgatory’의 영화를 만든 작가 겸 감독)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이 영화에서 아이리스(Iris)는 완벽한 여자 친구인 듯하다.
그녀는 1960년대 종이 인형처럼 보인다. 무겁고 짙은 (눈썹 위까지 내려오게 자른) 앞머리와 세퍼레이트스(seperates, 상의, 바지, 치마 등이 한 벌로 되어 있지 않고 각각 따로 입을 수 있는 옷)와 딱 맞는 핑크빛 체크무늬 면직물인 깅검(gingaham)에다 핑크빛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단단히 사랑에 빠져 있는 듯이 보이는 남자 친구 조쉬(Josh)를 한없이 지지하는 듯 보인다. 사실, 아이리스는 조쉬의 모든 요구를 충족해 준다. 심지어 매일 아침 날씨까지 말해준다.
그건 아이리스가 일종의 사람 로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리시가 진짜 소녀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뒤에 조쉬는 마지못해 그녀에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동반자 로봇"임을 인정하노라고 말한다. 조쉬는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그저 섹스 로봇이라고 암시하는 게 싫다. 때문에, 그는 아이리시에게 "당신은 섹스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있어. 당신은 감성을 지원하는 로봇이거든..." 라고 말한다.
아이리시에게는 또, 집 안 청소를 하고 세심한 식사를 준비하는 데 시간을 쓰는 남자 로봇인 남자 친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남성 기질이 있다.
전체 내용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매우 재밌고 유혈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 영화는 점점 깨우쳐가는 아이리스의 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프로그램화되어 있고 조쉬에 의해-그녀의 목소리, 눈의 색깔, 지능 수준(0~100까지 등급이 있다. 0으로 놓으면 자동, 100은 아이비리그 졸업생이다-등이 조쉬가 마음먹은 대로 조정된다는 것을 깨닫고 격노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남자들이 원하는 것은 "완전히 온순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당신 소유의" 로봇이다. 그리고 여성들이-심지어 여성 로봇인 펨봇들조차-원하는 건 멋진 컨버터블을 타고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혼자 드라이브하는 것이다. 아이리스는 그녀의 자유를 원하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것을 얻으려고 한다.
"동반자, Companion"은 분명히 극단적이고 풍자적이다. 그것은 일종의 공포 코미디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실제 미국 여성들은 다소 아이리시와 같은 감정을 느끼며, 올해도 이성에 대한 관점이 매우 암울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미국 생활 조사 센터에서 독신 생활을 새롭게 조사해 본 결과, 독신 남성과 독신 여성들 모두에서 비관주의가 만연해 있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독신 여성은 특히 결혼하겠다는 생각이 낮았고, 독신 여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들에게 좋은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미혼 여성은 결혼이라는 개념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빚이라고 믿는다"고 동 기관의 다니엘 A. 콕스와 켈시 에어 해먼드는 쓰고 있다. 그들 미혼여성은 잘못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걱정한다. "현재 미혼 여성의 절반 이상(55%)은 미혼 여성이 기혼 여성보다 일반적으로 더 행복하다고 믿고 있으며, 남성들은 미혼 여성이 기혼 여성보다 더 행복하다는 생각을 대체로 거부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기혼 남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 행복하다는 데 동의한다.
미혼 여성은 신체적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미혼 여성들은 남자들이란 기회가 있으면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하려 할 것이고, 여성들은 데이트 앱(dating app)이 그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해 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할 가능성이 미혼 남성보다 훨씬 더 높다.
동 기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은 결혼이 여성에게는 억울한 일이지만 남성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심지어 보수적인 여성조차도 결혼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좋다고 믿는다.
"전통적인 결혼 생활에서 여성은 가족과 친구에 대한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경향이 있고 그들의 남편에게 감정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남자들은 아내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받고 아내에 의해 확장된 사회적 네트워크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더 있다-이는 모두 남편의 건강과 웰빙을 증진할 요인이다”라는 것이 2017년에 이루어진 가족 관계와 웰빙에 관한 연구를 개괄해 본 어느 사회학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성 즉 부인은 그렇지 않다.
이를 가장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남성은 파트너가 급여를 더 가져다주는 것은 기쁘지만, 자신이 잡다한 일을 더 하는 건 기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구정 때 만난 여러 조카 중 한 명은 서른 중반의 미혼여성으로 국내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결혼을 해서 아내로서 가사 노동 등 불평등을 견디는 것보다 나만의 생활을 즐기는 편이 훨씬 낫다는 조카는 이런 말까지 했다.
“1970년대 이후 여성들의 엄청난 직장생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남성들이 실제로 나이 든 남자들보다 더 많은 가사 노동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 자녀가 생기고 남편이 나서지 않으면 내 경력에 타격이 있을 것은 뻔한 거잖아요.”
그런 조카에게 요즘은 집안 누구나 결혼 언제 하느냐? 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 조카가 결혼제도에 반감을 지닌 사람은 절대 아닌 듯하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하고 말꼬리를 늘 흐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독신 여성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남성이 섹스 로봇을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또한, 독신 여성도 죄다 좋은 남자가 있음에도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지는 않을 것이다. 가사 노동이든 뭐든, 남녀 5대5로 동등하게 된 지 오래됐다. 여성의 정서 노동과 사회적 관계에 관한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면 결혼과 출산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여성 로봇 영화 "동반자, Companion"은 한 남자가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것이니 다음엔 여성의 시각에서 만든 남성 로봇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아직도 결혼을 미루고 있는 내 두 아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으니까.
![ M이코노미뉴스 본부장<br>
- 전 MBC 뉴미디어뉴스국장<br>
-전 MBC 보도본부 특임국장](http://www.m-economynews.com/data/photos/20241147/shp_1732240405.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