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제공 어려운 지방면세점, 설 자리 잃어

  • 등록 2014.10.15 10: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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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따른 리베이트를 지급하기 어려운 면세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어 공정한 관광문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16곳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6년간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관광객을 데려오는 대가로 지급한 리베이트가 1조1,654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 가운데 83.8%인 9,768억원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지급했다.


그동안 저가 단체관광에 따른 리베이트가 관광업과 면세점업계에 암묵적으로 존재해 왔으나 그 규모가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한 리베이트만 총 3,046억원으로 지난해 지급액 2,966억원을 이미 넘어섰으며 지난 2009년 1,010억원의 3배가 넘는 등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홍종학 의원은 “이같은 리베이트의 급증은 저가 단체관광객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따른 대기업 면세점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광객수가 2009년 782만명에서 2013년 말 1,218만명으로 1.6배 늘어나는 동안, 단체관광이 많은 중국 관광객은 2009년 134만명에서 2013년 433만명으로, 리베이트 증가 규모와 비슷한 3배 이상 늘어났다.


대부분 단체 관광으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일명 요우커)이 늘어나고,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이 커지면서 면세점의 리베이트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게 홍 의원이 내놓은 분석이다.


그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기업 면세점들이 이들을 자기 면세점으로 끌어오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리베이트율도 같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를 지급하기 어려운 지방, 중소면세점들만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홍 의원이 출국장을 제외한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을 통해 리베이트율을 유추한 결과롯데면세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 대비 리베이트는 지난 2009년 6.9%에서 2014년 9.4%로 증가했으며 신라면세점도 같은 기간 8.7%에서 13.6%로 증가했지만 지방 중소면세점의 경우 외국인 매출에서 리베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불과했다. 


홍 의원은 “리베이트를 지급하지 않는 일반 외국인 관광객을 고려할 경우 실제 리베이트 지급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며 “이 같은 리베이트를 지급하기 어려운 중소 면세점은 관광객을 대기업 면세점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 공항을 통해 입국하거나 지방을 경유하는 단체관광의 경우에도 실제 쇼핑은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서울이나 부산의 대기업 면세점에서 이뤄지면서 지역관광 및 경제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또한 “대도시의 대기업 면세점에만 집중되는 관광산업은 지속되기 어렵고 지역 면세점을 포함한 지역경제도 결코 성장할 수 없다”며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중소 면세점이 상생하기 위해 리베이트에 대한 합리적 규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세점의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관세청이 면세점업계의 리베이트 제공 행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관세법 개정 등을 통해 리베이트 관행을 공정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rainboweye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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