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알뜰한 사용법

  • 등록 2014.04.24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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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 속의 카드 카드에는 얼마나?

 

누구나 지갑 속에 3~4개의 카드를 넣고 다니는 신용카드 시대. 그 신용카드들은 사용할 때마다 ‘포인트’라는 신종 화폐를 적립시킨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는 포인트가 일종의 화폐라기보다는 받으면 기분 좋은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공중으로 사라져버리는 포인트만 해도 연간 1,153억 원에 이른다.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받고 나중에 그 값을 치르는 신용 거래에서 고객의 신분과 예금계좌를 확인해 주는 것이 신용카드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용카드는 1967년 가맹점을 ‘백화점’으로 한정한 신세계백화점카드다. 이후 외환은행에서 비자카드발급업무를 개시한 1978년부터 신용카드 서비스가 본격화됐다.
그렇게 시작된 신용카드 서비스가 이제는 지갑에 두둑이 현금을 채워 다니는 대신 신용카드 몇 장만 가지고 다니는 시대가 됐다.


지난 3월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량은 지난 2월 말 기준 9900여만 장으로 추정됐다. 신용카드 발급량이 1억 장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9,624만 장) 이래 처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신용카드로 자리 잡고 있다.

 

쌓여가는 포인트, 소멸되는 포인트

 

신용카드 시대의 보이지 않는 화폐가 ‘포인트’다. 포인트 1점당 1원으로 환산되는 포인트는 7개 카드사 고객이라면 포인트를 통해 카드 대금과 수수료, 연회비를 납부할 수 있다. 카드사 직영 쇼핑몰뿐만 아니라 이제는 대형 할인점, 주유소, 백화점, 홈쇼핑, 외식업체 등 가맹점, 공공기관, 복지단체로 제휴사가 광범위해졌다.

 

포인트는 특약 가맹점에서만 적립할 수 있고 카드 대금을 연체하면 연체기간 동안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는다. 또 1만 원 이하 소액결제는 사용할 수 없거나 포인트가 아무리 많아도 한 번에 사용할 수 없는 등 카드사 별로 제약이 많으므로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거나 해지하더라도 적립된 포인트는 일정기간 동안 유지된 후 소멸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용 여부를 확인해야 포인트 소멸에 따른 불이익을 방지할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카드사마다 종류별로 1년, 3년, 5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 당연히 유효기간이 지난 포인트는 자동 소멸한다. 여신금융협회의 통계를 보면 포인트 사용액 비율은 높지만 지난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포인트는 5,766억 원으로 한 해 평균 1,153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소멸되는 포인트는 어디로 가는 걸까? 놀랍게도 모두 카드사의 수입이 된다.
 
기부 투자 등 창의적인 재테크도 가능

 

이처럼 포인트가 현금처럼 사용될 수 있는 화폐력이 있기 때문에 회원 입장에서는 포인트 재테크가 가능하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포인트 제도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회원의 신용카드 사용을 제고할 수 있다.
이에 KB국민카드 회원의 경우 포인트 1점당 1원의 가치로 고객이 원할 때 금을 사주는 ‘포인트리 골드전환 서비스’를 가입하면 된다.


신한카드도 하이포인트카드, 하이포인트 카드 나노, S-MORE카드, S―MORE 생활의 지혜 카드, RPM플래티늄 고객에 한해 1포인트당 1원으로 신한금융투자 펀드를 매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구입 시 20만∼50만 원을 미리 지급한 뒤 36개월 이내에 적립 포인트로 지원금을 상환하는 ‘세이브-오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량 구입 시 30만 원을 받았다면 매월 42만 원가량 현대카드를 사용해 36개월간 포인트로 미리 받은 돈을 상환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서비스센터 및 협력업체에서 포인트를 활용해 차량 정비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삼성카드는 매주 수요일 빕스(VIPS),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 이용 시 가격의 최대 40%를 포인트로 결제하고 차감된 포인트의 절반을 되돌려주는 ‘수요일 40%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카드의 경우 멤버십과 포인트 제도를 통합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김포공항, 세븐일레븐 등 39개 제휴사에서 쌓은 신용카드 및 회원카드 포인트를 롯데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OK캐시백과 연동되는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는 5만여 개에 이르는 광범위한 제휴사에서 포인트 사용과 적립이 가능하다. 한편 카드 포인트로 정치 후원금을 낼 수도 있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이 시스템으로 지난해까지 모인 후원금 및 기탁금은 모두 18억 9,129만 원에 달한다.


복지단체에 기부도 가능하다. BC카드는 사랑의 열매·세이브더칠드런 등에, 신한카드는 대한복지회에, 현대카드는 한국희귀난치병협회에, KB국민카드는 대한적십자사와 유니세프에, 하나SK카드는 굿네이버스와 소망회에 각각 기부할 수 있다. 어차피 버려질 포인트라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도움을 주고 기부한 포인트에는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롯데·신한카드의 경우 정치후원금으로도 낼 수 있다. 삼성·롯데·하나SK는 포인트로 서울시 지방세 납부가 가능하다.


카드 포인트를 좋은 일에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한카드 기부전용 사이트인 ‘아름인(人)’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스마트신한’등에서 포인트 기부에 참여하면 된다. 신한카드는 기부하는 고객 이름으로 아동·청소년을 위한 ‘아름인도서관’을 지어주고 있다.


휴대전화 요금도 카드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통신사와 결합한 상품을 내놓고 휴대전화 요금과 기계값을 포인트로 결제하도록 했다.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매할 때 미리 카드사 세이브 금액을 지급받고 이후 카드 포인트로 상환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도입한 업체끼리 제휴가 늘면서 한 업체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 쌓이는 다른 종류의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다른 곳에서 쓸 수 있도록 수수료를 지급하면 일정 비율로 교환해주는 포인트 교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포인트 전문 교환 사이트를 사용하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한데 모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족들에게 이롭다.  


상속도 가능하다는데…


이제 사망자의 신용카드 포인트도 법정 상속인이 넘겨받는다. 지금까지 신용카드 포인트 상속은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만 시행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전체 카드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인트 상속 방법은 카드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카드사는 내부 규정에 따라 사망자의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나 상품권 등 유가증권 형태로 제공하거나 피상속인이 자사 회원일 경우 포인트를 그대로 넘겨준다.

 

현금으로 바꿔주는 경우는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포인트 상속은 카드회원의 채권을 보장하고 카드사에게 채무를 지우게 하는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포인트 상속이 가능해짐에 따라 해마다 소멸하는 신용카드 포인트도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선 포인트를 회원의 재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상속을 포함한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처가 확대되면 카드사는 그만큼 손해”라면서 “카드 포인트는 현금과 같은 가치로 사용할 수 있지만 엄연히 따지면 회원의 재산이 아닌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도 카드 포인트 관련 조항은 없다”면서 “카드 포인트를 현금처럼 회원의 재산으로 볼 법적 근거는 없다”고 답했다.


이 카드업계 관계자는 “포인트는 카드 회원이 얼마만큼 카드를 쓰느냐에 따라 책정된다”면서 “이는 포인트를 일정 부분 카드회원의 재산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신용카드 포인트 상속이나 사용처 확대 등 금융당국의 압박에 카드사는 크게 저항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카드 포인트가 소멸하지 않고 소비자가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오는 6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카드소비자는 여신금융협회의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통해 각 카드사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하는 절차에 그쳤지만 이를 묶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11일 간부회의에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용카드 포인트의 법적 성격, 소멸시효 등을 검토하고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카드사마다 상이한 포인트 제도를 통합해 묶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카드 포인트 개선방안이, 금융당국과 소비자 단체, 카드사의 엇갈리는 입장을 한 곳으로 모아줄지 지켜볼 일이다.

 

이희 기자 leehee@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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