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각국이 살인적인 폭염을 겪으면서,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서는 전일 기온이 한때 최고 46도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기상청은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폭염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에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낮 시간대에 실외 노동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실외 노동 금지령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노동조합들은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29일 폭염 예방 지침을 공지하며 학생과 교직원 건강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 위험에 노출된 학교를 필요에 따라 임시 폐쇄하라고 권고했다. .
역시 40도까지 기온이 올라간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선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인근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유명 관광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향하는 해안도로 일부를 폐쇄했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도 29일 최고기온이 42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국토의 3분의 2에 대해 폭염과 산불 위험경보가 발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유럽 역사상 가장 더운 3월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는 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전 세계적으로 3,000억 달러(약 409조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럽의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1세기 말에는 현재의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유럽의 폭염 관련 사망자는 연간 약 44000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