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은 언제나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한 해의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해의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단순히 결산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활동이다.
기업 경영에서 하반기는 ‘성과 점검과 정리,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중요한 전환기라 할 수 있다. 농부가 수확을 통해 한 해를 결산하듯, 기업도 일정한 주기에 성과를 분석하고 차기 사업 계획을 설계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필자가 지난 25년간 현장에서 수많은 경영자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해야 합니까?”였고, 두번째는 “내년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였다. 이 두 질문은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은 상반기의 성과와 하반기의 시장 흐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이며, 단순한 일정 관리 차원을 넘어서 조직의 생존과 도약을 좌우하는 전략적인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2025년 하반기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관세 압박으로 인한 글 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소비는 위축되고 있으며, 기술의 진보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더욱 신중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먼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기업의 자금 조달과 수출입 구조에 큰 충격을 주었다. 과거에는 안정적인 금리와 환율을 전제로 한 계획 수립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매월, 심지어 매주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은 ‘한 번 세운 계획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식’보다는 ‘유연하고 가변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다음은 관세 압박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은 제조업을 넘어 유통과 서비스업 전반에까지 직 격탄이 되었다. 또 AI와 디지털 전환의 가 속화는 사업화 추진 환경에서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신속히 도입한 기업은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달성하겠지만, 도입에 뒤처진 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을 상실할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소비자 행동의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이제 단순한 가격 비교에 머물지 않고, ‘지금 당장 만족을 얻을 수 있는가’, ‘나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 하는가’를 기준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시대로 진입하였다. 이러한 요인은 기업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해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다.
1) 재무 구조 점검
하반기는 기업이 재무 구조를 점검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점이다. 동시에 조직 운영 방식과 프로세스를 재검토하여 내년을 대비하기 위한 효율적인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 운영에 중요한 것은 매출보다 ‘현금 흐름’이다. 장부상 이익이 나더라도 현금이 부족하면 기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반드시 현금 흐름표를 다시 점검 해야 한다.
2) 조직시스템 점검
불필요한 자산은 매각하고, 고정비를 줄이며 차입 구조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 조직은 기업의 혈관처럼 중요한 시스템이다. 성과가 나오지 않는 조직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하지만, 단순히 ‘인력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조직의 재배치가 중요하다. 또한 직원의 동기 부여를 유지하기 위한 보상 체계 검토도 병행되어야 한다.
3) 프로세스 점검 업무
프로세스의 비효율은 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복되는 승인 절차, 불필요한 보고 체계는 AI 도입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체질 개선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대응 전략
오늘날의 소비자는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이른바 ‘나우 컨슈머(Now Consumer)’라 불리는 새로운 소비층은 즉각 적인 편의와 실용성, 그리고 차별화된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금 바로”라는 속도와 편리함을 요구하는 즉각성은 오늘날의 경영 환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이다.
소비자는 더 이 상 기다리지 않는다. “지금 바로”라는 요구는 단순한 편의 차원을 넘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핵심 조건이 되었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신속한 서비스만 제공해도 충분하였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고객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즉시 경험하고자 한다.
클릭 한 번, 메시지 한 줄, 음성 명령 하나로 즉각적인 응답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즉각성 의 시대에서는 속도가 곧 가치이다. 빠른 대응은 단순한 경쟁 우위가 아니라, 고객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동시에 즉각성은 ‘편리함’과 맞닿아 있다. 고객은 단순히 빨리 받는 것만 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 는 이러한 기대가 단순히 B2C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B2B 시장에서도 발주, 견적, 납기, 기술 지원까지 모두 즉각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간 거래에서도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실행’은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에 경영자는 스스로 질문 해야 한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즉각성을 제공하고 있는가?” “내부 프로세스는 속도와 편리함 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가?”
따라서, 기업은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변화하는 소비자 트 렌드를 반영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존을 넘어 성장을 설계하는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사업화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