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막을 올렸다.
1983년 시작돼 올해 44회를 맞은 이 행사는 글로벌 기업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 이전 등 외부 협력을 모색하는 장이다. 매년 빅파마와의 '빅딜'이 터지는 현장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JPM은 21개 기업, 총 합산 시총 40억 달러(약 5조8880억원)으로 시작했다. 올해에는 1500여개 기업, 합산 시총 약 10조 달러(약 1경4720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에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약 1500곳, 참가자 8000명 이상이 방문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녹십자,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삼진제약 등 굴지의 기업들이 참가헸다.
이 외에도 디앤디파마텍, 알테오젠, 휴젤, 삼성바이오에피스, 리가켐바이오, 온코닉테라퓨틱스, 메드팩토, 에이비엘바이오, 알지노믹스, 에스티큐브,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유노비아, 아이디언스, LG화학, 올릭스, 지놈앤컴퍼니, 신라젠, 아리바이오 등 유망 바이오 기업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AI’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화두는 AI다.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글로벌 공동 총괄 제러미 멜먼은 개막 연설에서 "AI는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헬스테크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산하며 관련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멜먼 공동 총괄은 분석했다.
메인 트랙 첫 발표자로 나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뵈너는 "작년 한 해 비용을 절감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AI를 확대 적용했다"며 "올해도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기 위해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바티스 CEO 바스 나라시만도 "AI는 이제 타깃 최적화 등을 위한 필수 도구의 일부"라며 여러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는 구글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 등과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AI 관련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일라이 릴리는 이날 AI 신약 발국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를 공동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JPM에서는 9000명 이상의 참석자가 1만2000건이 넘는 투자자 미팅이 예정돼 있다. 제약·바이오텍, 헬스케어, 메드테크, 진단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어지며 자본력이 탄탄한 기업들이 M&A(기업 인수합병)를 성장 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 메인트랙에 서는 국내 ‘CMO·CDMO·바이오시밀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부터 10년 연속 공식 초청을 받아 메인 행사장인 그랜드 볼룸에서 기업 발표를 진행한다. 주최 측은 업계 선도 기업 500여 곳만 공식 초청하며, 이 중에서도 메인트랙에는 25개 기업만이 설 수 있다.
존 림 대표는 새롭게 론칭한 위탁생산(CMO)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장을 3대 축으로 CDMO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적분할을 통한 순수 CDMO 전환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공장 인수 등도 주요 성장 전략이다. 회사는 행사 기간 투자자 및 잠재 고객사와의 미팅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할 계획이다.
셀트리온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메인트랙 발표 기업으로 선정됐다. 서진석 대표는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와 함께 아직 공개되지 않은 후보물질을 포함한 중장기 신약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는 제품 출시 일정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설명한다. 셀트리온은 ADC, 다중항체 등 항체 기반 신약 개발과 미국 생산시설을 활용한 공급 안정성 강화 전략을 강조한다.
◇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 도약의 장...전통제약사, 파트너링 미팅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주제 발표에서 나서거나 글로벌 동향 파악에 나섰다. 알테오젠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 로드맵을 공유할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임상 2상 투약 중인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DD01'의 12주 및 24주 투약 관련 중간 연구 데이터를 발표한다.
알테오젠은 자체 개발한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의 글로벌 확장을 모색한다. 지난해 ALT-B4를 적용한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KEYTRUDA QLEXTM)’가 FD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주요 파이프라인을 통해 투자자 또는 기술수출 대상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MASH 치료제 'DD01'의 임상 연구 중간발표를 비롯해 섬유화증 치료제 'TLY012',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 'ORALINK(오랄링크)'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관련 후보물질의 임상 진전 상황은 빅파마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논의의 핵심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은 관련 부서 직원들이 행사에 참여해 비공식 파트너링 미팅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기술을 살펴보고 협력을 공동개발의 기회를 탐색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JPM은 유망 바이오텍들이 투자자들을 만나고 빅파마와 공동개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면서 “이번에도 국내 바이오텍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JPM 종료 이후 성과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