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의 밤, 역사는 어느 방향으로 흐를까?

  • 등록 2026.03.03 17: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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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그리고 이란의 보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오래된 기억 하나가 되살아난다. 이란 혁명 10주년 행사에 이란 정부 초청으로 수도 테헤란을 비롯하여 군 수송기를 타고 이란의 유전과 남쪽 도시를 방문했었다.

 

당시 거리에는 호메이니의 초상, 혁명수비대의 행진, 그리고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뒤섞여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은 단선적이지 않았다. 혁명의 자부심과 피로감, 종교적 열정과 세속적 욕망이 한 도시의 공기 속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 자 뉴욕타임스에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고한 관련 칼럼은 복합적인 이란을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유용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고 했다. 종교, 석유, 부족 정치, 강대국 정치가 모든 주요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흑백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차라리 체스나 두는 게 나을 거라고까지 했다. 또 테헤란의 성직자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이번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테헤란 신정정권은 자국민을 학살하고,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위대한 문명을 파괴해 왔기 때문이다.

 

테헤란의 이슬람 정권이 이란 국민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진정한 목소리를 내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전념하는 지도부로 교체되는 것만큼 중동 전체를 더욱 건전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둘째, 이 작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란 정권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공습만으로는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2년 넘게 무자비한 공습과 지상전을 벌였지만,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지 못했다. 게다가 하마스는 바로 이웃 나라인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한 이란 국민의 봉기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란 국민과 주변국에 대한 위협이 훨씬 덜한 '이슬람 공화국 2.0'-기존의 것을 개선하거나 시대에 맞게 변형한 새로운 나라를 의미-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주도적인 정권 개혁파가 나설 수 있을 것으로도 보았다. 반대로 이란이라는 국가가 분열되는 등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고도 했다.

 

셋째, 이 전쟁의 종결 시기는 이란 내부의 군사적 상황뿐만 아니라 석유 시장과 금융 시장에 의해서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화폐 가치가 벽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 이후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액화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트럼프 지지층을 자극할 것이며,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중동 전쟁에 다시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많은 사람이 이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것이며, 이는 트럼프와 테헤란의 협상 방식과 시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넷째, 그는 이란에 민주주의와 법치를 가져오기 위한 이 전쟁에 매몰되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민주주의와 법치에 가하는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의 이상을 고취하고자 하지만,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은 미네소타 주에서 두 달 동안 법적 제약을 거의 무시하며 활동했고, 다음 선거에서 투표권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란과의 전쟁이 네타냐후 총리가 올해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는 서안 지구 합병, 이스라엘 대법원의 기능 마비, 그리고 이스라엘을 인종차별 국가로 만들려는 그의 노력에 큰 추진력을 제공할 것이며, 이는 이란을 넘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가 혁명 10주년 행사 때 보았던 혁명은 완결된 과거가 아니었다. 그것은 진행형이었다. 혁명은 체제를 세웠지만, 그 체제를 영원히 고정하지는 못했다. 지금 이란의 앞날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포성이 울려도 장기적으로는 시민의 삶의 질, 경제의 활력, 세계와의 연결성이 국가의 향방을 결정하니까 말이다.

 

이란은 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강경한 요새 국가로 남을 것인가? 제한적 타협을 통해 숨을 고를 것인가? 아니면 내부 변화의 압력을 제도 안으로 흡수할 것인가? 외부의 폭격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란 국민이 어떤 미래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혁명 10주년의 깃발 아래에서 느꼈던 그 복합적인 표정들—자부심과 피로, 열정과 회의—가 지금도 테헤란의 밤거리에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는 포성으로 기록되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방향이 잡힐 것이다.

 

윤영무 본부장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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