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3대 AI 강국을 향한 도전

  • 등록 2025.11.04 09: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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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AI 에이전트’에 주목하는가?

 

“AI는 이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감지하고 학습하며, 판단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동반자”라는 이 말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2025년 현재, 글로벌 AI 업계는 ‘AI 에이전트(AI Agent)’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을 맞고 있다. 이는 단순히 더 똑똑한 챗봇이나 빠른 자동화 기술이 아니다. 인간처럼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고,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의미한다.

 

국민주권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고, 산업부·과기부·중기부를 중심으로 `26년 R&D 및 AI 산업 육성 예산을 대폭 확대하였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이 ‘AI 에이전트’ 기술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반도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함께 AI 에이전트 OS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조산업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 왜 이런 전환이 필요할까?

 

전 세계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는 15억 대에 달하고 이들이 생성하는 영상은 연간 7조 시간에 이른다. 하지만 사람이 실제로 모니터링하는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서 AI 에이전트가 실시간 판단과 대응을 수행한다면, 지금까지의 감시 시스템은 전혀 다른 차원의 능동적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는 단순 데이터 분석이나 정보 검색을 넘어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로, 이는 단지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과 AI 간 협업 구조를 새롭게 정의하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산업 전반과 사회구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AI 에이전트를 기존 챗봇이나 자동화 프로그램(RPA)과 혼동하곤 한다. 하지만 챗봇이나 RPA와 다른, 진화된 지능형 존재로 본질적 차이가 있다.

 

기존 챗봇은 질문에 대한 정해진 답변을 제공하거나 조금 진화한 형태는 생성형 AI(GPT 등)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답변을 제공한다. 그러나 여전히 사용자의 명령 없이는 행동하지 않는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행동하는 능동형 존재다.

 

예를 들어, 단순 챗봇은 “회의실 예약해 줘”라는 요청에 “몇 시에 몇 명인가요?”라는 질문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진화된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과거 일정을 기억하고, 최적의 시간과 장소를 추천하며 자동으로 예약까지 완료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MCP를 적용해 AI가 다양한 금융정보를 종합 분석하는 ‘AI 애널리스트’를 구현했고, Intercom은 AI 상담원 ‘Fin’을 통해 고객 응대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들은 모두 단일 AI가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멀티 AI 생태계의 사례다. AI 에이전트는 센서를 통해 환경을 감지하고(Perception),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며(Reasoning), 실제 행동(Action)을 수행하는 통합된 시스템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OpenAI 등은 이러한 기능을 실현한 업무용 또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를 실서비스로 구현하고 있다.

 

에이전트 AI가 대중화되면 우리의 일상과 산업, 사회구조는 크게 달라진다. AI 에이전트가 산업의 현장에서 ‘작업’을 넘어서 ‘목표’를 수행하게 된다. 이제 개인이 디지털 페르소나를 가지게 된다. AI가 나를 기억하고 내 스타일을 파악해 대리로 이메일을 보내고, 회의도 조율하는 AI 비서가 일상화된다.

 

기업은 브랜드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세운다. 고객은 홈페이지나 앱 대신 AI와 대화하며 모든 서비스를 누릴 것이다. 산업은 AI 중심의 자동화와 창의의 공존으로 재편된다. 이미 구글 코드의 30%는 AI가 작성하고 있으며, 소매금융·로봇개발·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실질적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AI는 대부분 ‘콘텐츠’를 생성하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작성해 주거나, 이미지, 코드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작업이 아니라 ‘목표’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며 여러 도구를 조합해 행동한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타트업 ‘Harvey’는 법률문서 검토 업무를 위해 AI 에이전트를 활용한다. 과거엔 단순 문장 요약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과거 판례를 기반으로 계약서 문항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자동 수정 제안을 하며, 최종 PDF 문서를 생성해 보내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Intercom의 ‘Fin’이라는 AI 상담원은 Stripe, Shopify 등 여러 시스템과 연동해 고객 문의 접수부터 환불, 재고확인, 배송 변경까지 완전 자동으로 처리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자동화다.

 

더 흥미로운 점은 AI들이 ‘팀’을 이루어 협업한다는 것이다. 일명 ‘에이전틱 AI(Agentic AI)’라 불리는 이 구조는 여러 에이전트가 전문 분야별로 역할을 나누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공유 메모리를 통해 정보를 나누고, 메타에이전트가 전체 흐름을 조율한다. 마치 인간 조직처럼 말이다.

 

이제 정부는 단순히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AI 에이전트의 생태계 전환을 위한 정책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는 단지 기술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와 산업, 정책 전반에서 ‘에이전트 친화적 인프라’와 ‘신뢰 가능한 제도’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부처별로 제안을 정리해 보면 산업부는 "AI 제조혁신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제조업, 유통, 물류 등 산업별로 AI에이전트 실증 지원 사업이 필요하며, 오픈소스 기반의 국산 에이전트 SDK와 API 개발·배포와 민간 주도의 ‘AI Agent 실증 클러스터’ 조성하고 제조 현장에 에이전틱 AI 도입을 위한 산업별 표준화된 워크플로우 AI 모델 개발과 AI 에이전트가 실제 산업 로직에 연결될 수 있도록 오픈 API 생태계와 테스트베드 지원 확대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예) 기계, 반도체, 조선, 전기전자 분야에 AI 에이전트 기반 품질관리/설계 도우미 구축.

 

과기부는 "디지털 주권 확보와 AI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대규모 AI 모델 고도화뿐 아니라 에이전틱 시스템(에이전트 OS, Agent Protocols)의 표준화 추진하여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에 대응해 한국형 에이전틱 프로토콜(MCP, A2A) 확보가 필요하며 AI 신뢰성 인증체계 도입, ‘AI 에이전트 윤리 가이드라인’ 제정, 대학·연구기관 중심의 AI 에이전트 개발 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등을 고민하여야 한다.

 

중기부는 "스타트업 중심 AI 에이전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타트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PaaS) 플랫폼 구축, 중소기업 대상 업무자동화 AI Agent 바우처 지원, ‘AI 에이전트 실험실’을 통한 초기 테스트 환경 제공 등에 대한 정책수립과 준비를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예: 고객상담, 업무자동화, 회계 등 SaaS형 AI 도입 중소기업 지원 확대 등)

 

인간과 AI가 미래를 향해 함께하기 위해 AI 에이전트는 도구를 넘어서 인간의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과의 ‘신뢰 가능한 계약’을 통해,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실행능력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설계해야 한다. AI 에이전트는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다시 디자인하게 될 것이다. 검색엔진을 넘어서고, 웹사이트와 앱도 대체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곁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동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 ‘신뢰’다. AI가 인간의 조력자이자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보안, 투명성, 권한관리, 규범이라는 제도적 울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AI 에이전트는 기술의 종착점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다. 정부, 산업계, 학계 모두가 거대한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이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우뚝 서는 길, 그 시작점은 바로 ‘AI 에이전트’다.

 

 

편집국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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