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외식업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라!

  • 등록 2015.04.20 20: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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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한지 1년 안에 문 닫을 확률 80%라지만 오늘도 많은 이들이 자영업이라는 카드를 손에 쥔다. 우리나라 는 자영업비율이 이미 적정선을 넘어서 포화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도 치열하다. 한 때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외식업들 역시 변신을 시도하면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올해 역시 생계형창업자들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베이비부머 세대(1946~65년생)의 은퇴가 이어지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생계형창업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해 재취업 일자리가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행정통계(13년)를 보면 신생기업 수는 74만9천개로 지난해보다 2만1천개가 감소했으며 소멸기업 수는 74만1천개(12년)로 지난해보다 5만8천개가 증가했다. 대표자 연령이 50대 이상인 기업의 소멸률(12년)은 신생률(13년)보다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부동산 및 임대업의 신생기업이 많았다.


사업별 신생률(13년)은 교육서비스업, 사업서비스업에서, 소멸률(12년)은 예술, 스포츠, 여가, 숙박, 외식업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생률(13년)은 5천만원 미만이 18.2%로 5천만원~1억원 미만(11.5%)보다 높았다. 1인 기업의 소멸률(12년)은 15.5%로 2인 이상 기업 5.5%보다 높았고 1인 기업 신생률(13년)은 15.1%로 2인 이상기업 8.4%보다 높았다. 창업을 한 뒤에 살아남을 확률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으며 숙박을 제외한 순수 외식업의 경우 3년 이내 폐업할 확률이 50%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100개의 파이로 구성된 공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10의 신규 진입자가 들어가면 기존의 10은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석은 인구피라미드를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피라미드를 분석해 본 결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구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퇴출의 문제를 넘어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사람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불경기와 포화시장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시장에 진입하고자 준비하는 예비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이 맞물리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경제 여건의 악화는 가정 생계와 사회적 지위 유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리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를 통해 본 해답


외식업의 잉태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이뤄진 ‘삼백식품(쌀, 밀가루, 설탕)’의 대중화에서 비롯됐다.  밀가루, 설탕의 원활한 시장 공급은 집이 아닌 밖에서도 ‘식사를 하는’ 외식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불러왔다. 이는 가계 소득 증대와 4인가구의 보편화 등 사회 변혁과도 맞물리면서 시장 자체의 파이가 급격히 커지는데 일조했다. 이후 80년대 ‘프랜차이즈시대’가 열리고 90년대 ‘패밀리레스토랑’, 2000년대 ‘웰빙 바람’ 등이 불며 외피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성장하는 시장을 언급할 때 외식업은 늘 첫 손에 꼽혔다. ‘잘 안 풀리면 식당 하나 차리지 뭐’라는 월급쟁이들의 농담이 자주 회자될 때다.


초기 외식업 종사자들의 사업초점은 ‘식사’였다. 외식을 소비하는 대중의 1차 욕구인 ‘식(食)’에 모든 운영지침을 집중했다. 변화는 40여년에 걸쳐 다양하게 일어났다. 현대 외식업은 빠르게 소비자중심으로 옮겨가며 업계 패러다임이 바뀌는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연령별로 살펴본다면 20대 젊은 층은 학교 주변과 학원가 등에서 ‘식사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을 소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당과 스터디룸을 병합한 ‘공간더하기’, ‘토즈’ 등이 빠른 속도로 지점 확장에 성공한 이유다. 이러한 추세는 종로3가, 노량진, 대치동 등 학생들이 붐비는 학원가에서 파스타나 피자 등을 먹으면서 사용시간에 제한을 두는 스터디룸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러한 공간은 현재도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이 각종 회의 주재 장소로 이용하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실제 종로 3가에 위치하고 있는 스터디카페 ‘컬컴’은 저렴한 가격으로 파스타와 피자를 판매하고 학생증이나 사원증을 제시할 경우 추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이곳에선 각종 취업 정보와 산업 자료, 해당 스터디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평일 낮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업무와 스터디를 하기 위해 모여 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다양한 콘셉트 식당의 등장


중년층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웰빙 열기가 여전히 유효한 콘셉트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한식’ 위주로 소비하려는 경향도 눈에 띈다. 이러한 현상을 연령층으로 세분화해서 공략하는 점포도 점점 늘고 있다. 신당동에 위치한 한 점포는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는 커피숍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스시를 팔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커피숍처럼 꾸미되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시스템과 스시, 롤, 각종 찌개 등 식사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데 주류는 판매하지 않았다. ‘커피숍의 외양을 한 횟집’이란 테마는 여타 가게와 확실히 구별됐는데 가게에는 점심·저녁 시간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꽉 차 있었다. 이 점포는 시스템과 인테리어ㆍ메뉴 구성의 이질적 조합을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프라닭’은 ‘치킨의 고급화’에 착안했다. 포장에서부터 명품브랜드를 연상시키는 것이 특징인데 초기 고객에게 단숨에 각인되는 효과를 낳아 매출 신장에 톡톡히 기여했다. 2014년 캠핑산업이 인기를 끌면서 도심 내 캠핑장을 연상시키는 식당도 등장했다. 메뉴뿐만 아니라 인테리어ㆍ소품까지 캠핑장처럼 꾸며 마치 캠핑하는 느낌이 들게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 캠핑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한 손님은 “캠핑장의 분위기를 도시에서도 공유하며 식사를 즐기는 것이 이채로워서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복고 트랜드를 차용해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식당도 생겨났는데 내부에는 당대의 소품, 음악, 주전부리, 사진 등을 소비한다는 게 큰 특징이었다. 이러한 식당은 음식이 아닌 외부 요소에 중점을 두어 고객을 유도하는 것으로 소비트랜드 변화에 따라 합리적인 외식이 가능한 1~2인용 요리를 내놓고 있다. 한국창업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창업시장 전망에 따르면 40~50대`` 여성의 소비성향에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결정권을 가진 4050 여성들이 가족 또는 지인과 여러 명씩 몰려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한 후 커피 및 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한 번에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주목한 것이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은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2015년에 유망할 외식창업아이템으로 ‘편의식품’ 관련 창업을 꼽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도시락과 삼각김밥의 중간 형태인 ‘컵밥’이 대표적이다. 일회용 컵 속에 밥과 간단한 찬을 함께 넣어 먹는 이 식품 ‘밀크밥버거플러스’, ‘오컵’등 전국 단위의 프랜차이즈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2천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도 강점이다. 간편하고 든든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과 햄, 김치, 카레, 국밥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춘 컵 밥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신만의 콘셉트로 소비자 공략


외식업 종사자들은 근래 들어 자신만의 콘셉트, 다양한 외적 요소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체 외식시장에 비하면 이러한 노력을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젊은 예비창업자 혹은 고학력자 등 트렌드에 민감하고 정보력이 빠른 사람만이 이러한 노력을 할 뿐 대부분은 현실에 발만 동동 구를 뿐이라는 것이다. 비즈아이컨설팅 최창문 대표는 외식업 종사자들 중 상당수가 컨설팅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컨설팅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컨설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외부 전문가의 시선과 정보를 바르게 활용함으로써 사업을 좀 더 생산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인구 구조와 연령층을 잘 파악해서 외식업의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도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보니 외식업 컨설팅의 상황은 좋지 않다. 자영업종사자 중 컨설팅을 받으려는 사람도 없고 컨설팅에 대한 개념이 미약하다. 생계형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컨설팅 업체를 찾는 경향이 짙다. 하루 2~3테이블밖에 손님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컨설팅 받으려고 하면 창피해 하는 게 생계형 창업자들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생계형 창업자의 산업 내 연착륙을 이끌어 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인데 앞으로 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다.


외식업은 싱글족의 증가로 앞으로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1인좌석 제도를 갖추고 있어야 함은 물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배려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바쁜 요즘 현대인들을 위해서 각 좌석마다 스마트폰 충전을 위한 플러그 설치 등 사소한 것이라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10년 후 50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향후 ‘50대를 공략하는’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내게 맞는 지원 목록 없는지 꼼꼼히 체크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늘어나는 폐업률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각 시ㆍ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자금 대출과 같은 경제적 지원과 교육을 비롯한 실무적 지원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한국창업보육협회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네트워크 시스템 ‘Bi.go.kr’을 통한 사무실 지원 프로그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다양한 사업설명회 소식부터 창업아이디어까지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창업을 할 예비창업자나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자신이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 목록에 있는지 꼼꼼히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5

김세희 기자 sehi1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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