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무관중 올림픽을 강행할까?

  • 등록 2021.07.16 11: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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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다. 이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었고, 일본에서는 4번째 긴급사태 선언으로 여전히 불안과 기대가 공존한 가운데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게 된다. 지난 7월 10일에는 ‘무관중 올림픽’을 결정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대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 이유

 

노무라 종합연구소(일본 싱크탱크 겸 경영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중지될 경우 경제적 손실은 1조 8천억 엔(한화 약 18조 7,322억 원)이며, 무관중일 경우의 손실은 147억 엔(한화 약 1,529억 원)으로 예측하였다. 이미 해외 관중의 입국 금지로 인해 1,500억 엔(한화 약 1조 5,610억 원)의 경제손실이 일어난 것으로 보았다.

위의 (표1)은 2020년 12월 공표한 도쿄 올림픽의 경제효과이다. 대회 운영비와 기타 비용 및 코로나 19 대책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해외 관객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국내 관객만 입장하였을 경우, 경제적 효과는 1조 8천억 엔(한화 약 18조 7,322억 원)으로 보고 있다.

 

 

위의 (표2)는 국내 관중이 모두 입장 하였을 경우와 무관중의 경우를 비교한 자료이다. 무관중으로 강행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티켓 판매 요금 등 1,468억 엔의 손실이 있지만 대회를 중지하였을 때의 손실보다는 적으므로 무관중을 하더라도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였을 것이다.

 

IOC와의 계약

 

국제 올림픽 위원회인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와 개최도시인 도쿄도는 올림픽 개최 계약을 맺었다. 2013년 9월 7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2020 제 32회 올림픽 경기대회 개최 도시 계약’이 이루어 졌는데, IOC와 도쿄도,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83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의 계약이었다.

이 계약서 내용 가운데 ‘개최 계약을 취소 할 수 있는 권리’, 즉 개최 중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IOC가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올림픽대회가 IOC의 ‘독점적 재산’이기 때문이다. 영국 방송사 BBC 기사(2021.05.15.)에 의하면 국제 스포츠 법에 올림픽의 소유권을 가진 IOC만이 개최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일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 할 경우 모든 손실은 도쿄도가 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IOC는 2032년까지 하계 올림픽 6개 대회의 미국 내 방송권을 NBC와 76억 5천만 달러(한화 약 8조 7천억 원)에 계약하였다. IOC 예산 수입의 70%가 TV 방송료를 통해 얻고 있다. 그러므로 무관중으로 진행하더라도 대회를 개최하면 방송료 수익은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얻은 IOC의 예산 가운데 90%가 세계 각국의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경기단체, 마이너 경기 단체 등에 분배된다. 바꾸어 말하면 올림픽이 중지될 경우 TV 중계권 수입이 없어지므로 각국의 경기 단체가 받을 수 있는 분배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외 정치적 이유

 

도쿄올림픽의 강행은 단순히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야후 재팬 저널리스트 마키코 이즈카(2021.06.24.)의 기사에 의하면 스가 총리를 비롯한 일본내각은 “물론 국내 여론도 중요하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라고 본다. 오히려 스가 총리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국가의 위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말에 주목한다.

 

 

지금까지의 올림픽은 개최국이 국제사회에 “국가의 위신”을 보여주는 정치적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은 전쟁 후 독립국가로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복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8년 북경올림픽을 통해 중국의 커진 국력과 위신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은 북한과 첫 통일기를 들고 입장하여 남과 북의 평화적 진행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이 중지될 경우 그 다음 열리는 올림픽인 2022년 2월 북경올림픽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북경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유일한 도시가 된다. 스가 총리 및 일본 내각의 도쿄올림픽 개최 실패는 국가의 위신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아시아에서 세력적인 경쟁구도에 있는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과 견줄 때 일본정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한 개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의 부흥과 재건, 상징적 이유

 

이번 일본에서 열리는 하계 도쿄 올림픽은 1964년 이후 두 번째이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부흥과 재건을 표명한 매우 상징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평가한다. 이번 도쿄올림픽도 그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BBC 뉴스(2021.05.15.)는 보도하고 있다.

 

 

“일본은 오랜 기간 경제적 침체가 있었고, 쓰나미와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도 있었다. 그러므로, 도쿄 올림픽은 일본의 부흥을 위한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올림픽이다.”

 

특히 1년 연기된 올해 2021년은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은 일본 국민들에게 부흥과 재건이라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올림픽 개최도시가 결정되던 2012년 IOC가 3개의 개최 후보도시 여론조사의 올림픽 개최 지지율을 보면 스페인의 마드리드는 78%, 터키 이스탄불은 73%였으나 도쿄는 47%로 매우 낮았다. 즉, 처음부터 2020도쿄 올림픽은 국민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개최지 선정의 결정적 요소가 되었던 “대지진 이후 부흥을 위한 상징적 올림픽”이라는 슬로건 이후 국내 여론 및 세계 각국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게 되었다. 그러므로 도쿄 올림픽의 출발이 되었던 상징적 의미에 대한 재고찰이 필요하다.

 

올림픽 정신 되돌아보기

 

근대 올림픽 중에 대회가 중지된 경우가 과거에 3번 있었다. 1916년, 1940년, 1944년 중지는 모두 1차, 2차 세계대전 때문이었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대전 만큼의 위협과 혼란을 갖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1894년 근대 올림픽이 피에르 쿠베르탱(Pierre Coubertin)에 의해 제기된 이후 올림픽은 정치적 격변과 종교적, 인종적 차별 속에서 세계 평화라는 이상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강령에서 그 정신을 볼 수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개최가 경제적 이유든, 정치적 이유 또는 일본의 부흥과 재건을 위한 상징적 이유 등 목적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닫히고 전 세계가 힘들어 하고 있는 이 시기에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를 통한 힘과 용기를 불어 넣는 긍정적 기대를 해본다.

현재균 통신원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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