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슈퍼 엔저’ 탈출?... "장담 못해"

  • 등록 2024.07.26 11:31:03
크게보기

“달러가 너무 강하다” 발언 이후 엔화 910원까지 상승 효과
전문가 "日 정부 개입불구 실물경제 침체로 반전 쉽지 않아"

 

이달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엔화 약세’ 지적으로 엔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미일간 금리 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더해지면서 엔화가치가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12분 기준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06% 오른 154.02엔으로 움직였다. 전날 장중 한때 환율은 1% 가까이 떨어져 달러당 152엔 초반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해 올랐다. 엔화 가치에 다시 하방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 최근 2주 사이 엔/달러 환율이 10엔가량 하락했다.

 

달러화에 대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한 결정적 계기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엔화약세 비판’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통화 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달러가 너무 강하다”며 엔화와 중국 위안화 약세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발언이 공개된 뒤 엔/달러 환율은 2엔 가까이 하락하며 156엔대까지 떨어졌다.

 

또 일본 유력 정치인들이 연일 엔화 약세를 견제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 포함된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지난 22일 강연에서 “단계적인 금리 인상 검토를 포함해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방침을 더욱 명확히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또 한 명의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환율은 일본에 문제이고,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엔화 반등에 대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며 저평가된 엔화 상승에 베팅할 수 있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을 1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에도 59억원에 달하는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화 상승 금융상품과 관련 섣부른 개인 투자를 경고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달러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올해 일본 정부의 가계 이자 문제와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데 많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엔화의 일시적인 상승 현상은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후퇴하면 엔화가 다시 공격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삭소캐피털의 차루 차나나 통화 전략 책임자는 "연준이 9월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지 않고 미국 지표가 다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달러당 엔화 환율은 다시 160엔을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승수 기자 sss23@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3 한국금융IT빌딩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