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1조 원 이상 민간 그룹 중 24개 그룹이 케이맨 제도,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마셜 제도, 말레이시아 라부안, 버뮤다, 사모아, 모리셔스, 키프로스 등 9개 지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4개 그룹이 보유한 해외법인은 총 125개로 자산 총액은 5조 6천903억 원에 이른다.
125개 역외 법인 중 1990년대에 설립된 곳은 단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2003년 이후에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올해 신규 설립된 곳도 13개였다. 조사 대상 법인 중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이 전혀 없거나 매출 실적이 없는 법인이 전체 중 57%인 71개 사에 달했다.
조세피난처 법인 개수는 파나마에 52개 등 총 63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SK그룹이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많았다. 롯데그룹은 2009년 지분을 인수한 버진아일랜드 소재 법인 9개를 포함해 총 12개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그룹은 총 6개 지주회사와 해운업회사 등을 두고 있었고 동국제강그룹은 총 6개 물류회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TX그룹은 선박임대회사 등 5개, 한화그룹은 태양광투자 관련 지주회사 4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세 회피지역은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세율이 매우 낮으면서 금융 규제를 쉽게 피할 수 있어 탈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곳들이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다고 해서 모두 범법 행위로 볼 수는 없다. 조세피난처는 외국기업에 대해 감세나 면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회사를 설립하는 데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조세피난처 법인 수가 63개로 가장 많게 나온 SK그룹은 “50개 이상 법인이 SK해운의 선박금융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고 설명했다.
송현아 기자 / sha72@mbc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