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안현수 러시아行이 가져다 준 파장

  • 등록 2014.02.20 16: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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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아니 빅토르안(Victor An)2014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이름이다. 이름은 한국인인데 국적이 분명 러시아로 나타나 있다. 반면에 빅토르안은 198511월 서울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출생의 운동선수라는 것도 분명하다.  

지금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되고 있는 2014 동계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과 함께 빅토르안(한국명 안현수)이 어쩌다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됐는가 하는 과거사가 적지않은 화제로 떠올랐다. 안현수가 러시아 국적을 가진 것이 2011년이었으니 그가 귀화한 배경과 이유는 이미 3년 전에 회자되었던 사건이었다. 

안현수의 역대 성적이 잘 말해주고 있듯이 쇼트트랙 세계 최대 메달보유자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대단한 선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단순하게 귀화한 선수여서가 아니라, 과거에 함께 고생하며 흔련했던 대한민국 선수들과 경쟁하여 얼마나 많은 메달을 가져갈 것인가가 화제로 떠올랐다. 그러던 차에 스포츠 관전 차원의 관심을 넘어서는 일이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안 선수의 경기 전날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안현수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선수 활동을 하고 있는데 혹시 파벌주의, 줄 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어찌보면 박 대통령은 이미 빙상계의 부조리한 행태로 안 선수가 한국을 떠났다고 보고받았는지도 모른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국정업무보고 자리에서 언급할 수 없다고 본다면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의 배경을 정부는 빙상계 나아가 체육계의 부조리한 관행 탓으로 단정지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2011년 귀화 당시에는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가 대통령의 지적 한마디에 귀화의 배경과 이유로 관심이 모아졌다.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사자인 안 선수가 귀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떠나는 바람에 언론과 시민들이 어림짐작으로 배경을 추측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추측은 크게 둘로 요약해 나타났다. “빙상계의 파벌 싸움 탓이다” “소속된 성남시청팀이 해체되어 갈곳이 없어져 떠났다

그러자 발단지로 거론된 대한빙상연맹은 묵묵부답인 반면 성남시는 21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안 선수의 러시아 귀화는 성남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성남시청 빙상팀이 해체되기 전 이미 러시아행이 확정된 점으로 볼 때 팀이 해체되지 않았어도 귀화를 결정한 것이며 당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상태여서 12개 스포츠팀을 해체하였으나 3년 반만에 이를 극복한 노력을 폄훼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성남시 탓으로 돌리는것이라고 주장했다. 

혹자는 20011년 귀화 당시의 언론 기사를 들춰내 누가 이렇게 말했고 누구는 저렇게 밝혔으니 내 말이 사실이고 네 말은 틀렸다고 특정하여 비판했다. 진실은 있을텐데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싸움은 구경꺼리로도 그리 재미있을리 없다.

안 선수의 귀화가 주변의 종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안현수 선수나 부친인 안기원씨의 증언만큼 정확한 내막이 없을것이라는데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17일 오전 CBS ‘김현정 뉴스쇼는 안기원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CBS 노컷뉴스에 실린 내용 중 귀화 관련부분의 대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질문> 지금 한국에서는 안현수 같은 선수가 왜 귀화를 하게 됐느냐, 귀화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던 분들까지,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 이유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때 파벌 문제 때문인가?

대답> 2006년 토리노올림픽 때 파벌 문제 때문에 현수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고, 여자팀에서 운동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세계수선수권에 나가 한국선수가 한국선수를 방해하니까 그런 걸 보다보다 못해서 파벌의 문제점을 수면에 떠올리게 했다. 현수도 그때부터 미운털이 박혔고, 저도 국민들한테 욕을 먹었는데 알고 보니까 연맹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질문> 일각에서는 안현수 선수가 소속돼 있던 성남시청팀이 재정위기 때문에 해체가 됐고. 그러면서 안현수 선수가 소속팀을 찾지 못했고, 결국 귀화를 택한 거 아니냐 즉 성남시가 안현수를 쫓아낸 거다, 이러면서 성남시가 비난을 받고 있는데 그것도 사실인가?

대답> 그건 아니다. 성남시청팀 해체되기 전에 현수는 러시아 가는 것이 확정이 돼 있었고, 성남시청팀이 해체가 안 됐어도 현수는 러시아 가기로 벌써 결정이 다 돼 있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성남시청팀 해체가 현수의 러시아 가게 된 동기는 아니다. 그건 잘못 알고 있는거다. 

한국갤럽이 17, 18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11명에게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의 금메달 획득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안현수 선수 메달획득이 기쁜 일인가?라는 질문에 ''나에게 기쁜 일'' 70%였으며,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어느 나라 국민의 영예인지?에는 ''한국인의 영예'' 39%, ''러시아인의 영예'' 42%로 양분됐다. 러시아 귀화에 대해서 69%''이해할 수 있는 일'', 26%''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해 안현수의 귀화를 우호적으로 보는 국민이 더 많았다. 올림픽 이후 안현수의 거취에 대해서 49%''안현수가 러시아에 남는 것이 좋다'', 31%''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로 떠나 우리와 경쟁하는 스포츠 선수의 문제를 마치 당사자만큼 잘 아는 양 얘기를 벌리는 일은 무의미하다. 게다가 부정확한 사실을 오랫동안 유포시키는 일은 소모적인 논쟁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현수 문제는 더 이상 파장이 일어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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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헌 기자 meconomy@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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