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금융이 초기형 투자에만 집중돼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의 근원적 경쟁력, 강소기업의 DNA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날 강연에서 신 원장은 "2003년 7천개 벤처기업을 포함해 5만8천여개 중소기업 중 5년 후 단 0.9%만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성장 정체의 원인이 전체 벤처 투자에서 후속 투자의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 원장은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이 낮은 점 등 중소기업이 우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종업원 300명 이상 500명 이하 중소기업의 경우 퇴직연금 도입률이 69%에 달하지만, 종업원 100명 이하 중소기업은 도입률이 44.8%로 직원 중 절반밖에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다.
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대기업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이 2004년 57.2에서 2012년 53.2로 최근 8년 사이에 오히려 더 벌어졌다.
신 원장은 이러한 중소기업 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로써 독일의 중소기업을 예로 들었다.
독일의 경우, 산업별 단체협약의 전통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가 크지 않고, 기술력의 원천인 직업훈련생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이 수용하며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인근 동유럽 6개국에서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인력을 대거 유입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 강화 요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