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원자력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초대형 전력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9일 비스트라(Vistra), 오클로(Oklo), 테라파워(TerraPower)와의 합의를 통해 2035년까지 최대 6.6GW 규모의 원전 전력을 공급받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1GW는 원전 1기의 발전량으로,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 규모다. 6.6GW는 대형 원전 6기 이상에 해당하는 용량으로, 단일 기업이 민간 차원에서 확보한 원자력 전력 패키지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메타가 원자력 전력을 사들이는 이유는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건설 중인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때문이다. 메타는 이곳을 “미국의 AI 혁신을 뒷받침할 슈퍼클러스터”로 규정하며, 향후 자사 AI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AI 모델 고도화와 ‘개인용 슈퍼인텔리전스’ 비전을 내세우는 메타에게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은 필수다. 조엘 캐플란 메타 최고글로벌이슈책임자(CGAO)는 “최첨단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는 미국이 AI 분야 글로벌 지배자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필수”라며 “원자력은 우리의 AI 미래를 구동하고 국가 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는 특히 ‘데이터센터 때문에 일반 소비자 전기요금이 오르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대용량 AI 수요가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그 비용이 일반 가정·기업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발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메타가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흔히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르는 경쟁사들을 제치고 가장 큰 규모의 원전 전력 구매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메타는 이번 계약의 재정적 규모 등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메타는 이번 원전 전력 계약이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에게 전기요금이 전가되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메타는 동시에 이번 프로젝트가 수천 개의 건설 일자리와 수백 개의 장기 운영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메타가 손잡은 세 기업 중 두 곳은 AI 업계의 핵심 인물들이 깊이 관여한 회사다.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오클로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이사회 의장을 지낸 회사이며,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직접 설립한 원전 기업이다. AI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들이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에너지와 AI 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탄소 배출이 없고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MS는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손잡고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에 나섰고, 아마존과 구글 역시 SMR 기업 투자와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원전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시대의 경쟁은 이제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싸움을 넘어, 누가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력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메타의 이번 행보는 그 전선에서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강력한 선언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