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국회 포럼서 AI 확산이 불러올 산업 구조 변화와 인재 양성 방향 집중 논의
-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보안, 공공 SW 구조 등 한국 SW 산업의 구조적 문제 부각
- 참석자들 “AI 내재화·정책 혁신·도메인 융합이 한국 SW 산업의 돌파구” 한목소리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인공지능(AI) 대전환의 시대로 부상하며 SW 기업과 대학, 정부가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오늘(13일) 국회에서 열린 ‘AI 파고를 기회로, SW 산업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 포럼에서는 AI 확산이 가져올 산업 구조 변화와 인재 양성 방향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AI와 SW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영역”이라며 “AI 확산이 우리 SW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분석하고 새로운 산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준 전자신문사 대표는 “AI 경쟁력이 곧 SW 경쟁력”이라며 “지금이 SW 산업이 AI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라고 했고, 양승욱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은 “AI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주체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능수 한국정보처리학회장은 “SW 산업이 생존을 넘어 재도약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AI 시대의 소프트웨어 산업 변화와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한국 기업은 SW를 구매하기보다 인력을 채용해 자체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올해만 해도 기업의 80% 이상이 자체 인프라 대신 생성형 AI API(Application Protoccol Interface,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폐쇄적 보안 정책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망분리와 개인정보보호법 등 과도한 규제가 산업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막는 보안이 아니라 관리하는 보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확산은 대학 교육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학준 대표는 “AI 시대에는 안목, 문제 정의력, AI 협업 능력, 비판적 사고를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의 발주·수행 방식 현대화, 규제 프레임 전환, 인턴십 확대, 산학협력 강화 등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임유진 숙명여대 인공지능공학부 교수는 ‘AI 시대의 SW 교육과 인재 양성’ 주제 발표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며 “AI가 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질문과 문제 정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특히 SW 개발 패러다임이 ‘코딩 중심’에서 ‘문제 해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여러 AI 에이전트를 조정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임 교수는 앞으로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문제 정의형 △시스템 설계형 △AI 활용형 △융합형으로 제시했다. 그는 “AI와 다양한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재가 핵심”이라며 “대학은 AI 교육 격차를 줄이고, 문제 중심·프로젝트 기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 캠퍼스를 산업 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바꾸고,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교수는 마지막으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산업과 사회를 재구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이제는 AI 네이티브 전략을 갖춘 교육·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태경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해 백종호 서울여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이승현 포티투마루 부사장,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 강철하 미래융합정책연구소장, 권오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산업과장이 참여했다.
AI 기술의 급격한 진화 속에서 한국 SW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짚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백종호 서울여대 교수는 “SW 산업의 진짜 경쟁 상대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같은 글로벌 키플레이어”라며, 한국이 자체 SW만으로 수익을 내려는 구조에서 벗어나 임베디드 SW·펌웨어 등 하드웨어 결합형 영역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통념도 “인력 재배치 과정이 과장된 것일 뿐”이라며, "핵심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포티투마루 부사장은 AI 기술의 진화 속도가 “싱글 에이전트 단계를 넘어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활용 확대에 앞서 사회적 합의와 도메인 전문성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하며, 특히 공공부문의 SaaS 전환과 망분리 완화 논의가 “AI 활용을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고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SW·보안·데이터 전반에 대한 특례조항과 패스트트랙 도입이 필요하며, 연 단위 예산 집행 방식도 기술 변화 속도에 맞게 단주기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호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박사는 “한국의 주력 산업이 제조업인 만큼, SW 산업도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하는 ‘피지컬 AI’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향후 성장의 열쇠는 “AI 모델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도메인 융합을 통해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SI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이를 AX(Agent eXperience) 시대의 경쟁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철하 미래융합정책연구소 소장은 AI 시대에도 SW 산업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픈소스 활용은 이미 오래된 흐름이며, AI는 SW 개발·보안·가격·사업모델 전반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SW 기업은 AI 역량 강화와 비즈니스 모델 재편,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조직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정부는 AI 시대에 맞는 SW 법·제도 개편, 새로운 대가체계 도입, AI 기반 SW 인재 양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은 정부가 현재 가장 집중하는 분야로 ‘AI 내재화’를 꼽았다. 권 과장은 “AI 에이전트의 부상으로 SW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며, "인력구조 측면에서 취약한 부분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삼는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 한국이 AI 시대에 선진국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파악한 기업의 AI 내재화 장애 요인은 토큰 비용, 보안, 신뢰성, 인력 재배치 문제 등이다. 권 과장은 공공 SW 사업이 AI 내재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대가체계 개편, 인력투입 방식 혁신, 망분리 완화 등 폐쇄적 환경 개선을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경 좌장은 맺음말에서 "AI 확산으로 기존 프로그래밍 교육 방식이 무력화되고 있다"며, "현재 학생 과제의 상당수가 AI 코드의 오류 분석과 도메인 지식의 코드 반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AI·딥러닝을 배웠음에도 "이제 어디에 취업할지"를 고민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공 SW 프로젝트 중심의 산업 구조가 AI 시대의 개발 자산·역량 요구와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토큰 비용 등 새로운 비용 구조가 등장한 만큼 기업 지원 체계와 인건비 산정 방식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좌장은 “SW 자주권 확보를 위해 산업 조망권과 정책적 보호장치가 필수”라며 AI 전환기의 체계적 대응을 촉구했다.






